야생동물의 천국 호주에서 분홍색 오리너구리가 포착됐다. 현지 낚시꾼이 촬영한 영상 속 오리너구리는 희한한 체색으로 단번에 주목을 받았다.
가디언 등 외신들이 최근 앞다퉈 보도한 분홍색 오리너구리는 호주 낚시꾼 코디 스틸리아노 씨가 퀸즐랜드주 남동부 깁슬랜드 모처의 강에서 이달 촬영했다. 영상이 SNS에 공개되자 사람들은 오리너구리에 핑키(Pinky)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영상을 분석한 호주 오리너구리 보호센터 제프 윌리엄스 박사는 "분홍색은 백변증(루시즘) 또는 백색증(알비니즘 또는 알비노) 같은 색소 결핍이 아닌 타고난 체색 같다"며 "의외로 오리너구리의 체색은 개체 차이가 크다. 이번 개체는 색이 극단적으로 옅은 그룹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박사는 "이는 여러 동물에서 확인되는 색채변이의 결과로 생각된다"며 "인간도 같은 인종이라도 머리카락이나 피부의 색깔 차이가 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분홍색 체색은 오리너구리 입장에서는 하나의 개성"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유전적 편향으로 인해 때로 극단적인 특징을 가진 개체가 태어날 수 있다. 더구나 오리너구리는 강의 생태계에서는 천적이 거의 없는 최상위 포식자이다 보니 분홍색으로 눈에 띄더라도 습격당할 걱정이 없다고 학자들은 분석했다.
오리너구리과 동물인 오리너구리는 원래 특이한 동물로 유명하다. 오리와 같은 부리, 비버와 같은 꼬리 등 서로 다른 동물의 부위를 이어 붙인 듯 기묘한 외형이 특징이다. 포유류이면서도 알을 낳는 난생동물이며, 넙데데한 부리의 가장자리에는 전기를 감지하는 센서가 숨어 있다. 체색은 대개 진한 갈색으로, 분홍색 개체는 상당히 드물다. 2020년 연구에서는 오리너구리의 체내 형광물질의 작용으로 흡수한 빛(자외선 등)을 초록, 빨강, 파랑 등 다른 색상의 빛으로 재방출하는 생물발광이 가능한 사실도 밝혀졌다.

제프 윌리엄스 박사는 "오리너구리는 먹잇감이 움직일 때 발하는 미약한 전기를 부리의 센서로 감지해 탁한 물에서도 시각 없이 사냥이 가능하다"며 "성체가 되면 이빨이 완전히 사라지고 딱딱한 각질로 된 널빤지 같은 부리로 먹이를 으깨 먹는다"고 전했다.
이어 "발에 물갈퀴가 있어 헤엄을 잘 치는 오리너구리는 수컷의 경우 뒷다리에 길이 15㎜ 정도의 날카로운 발톱이 나 있다"며 "여기서 나오는 독은 주로 번식기 수컷끼리 세력권을 다툴 때 사용되는데, 인간이 쏘이면 수개월 동안 극심한 통증이 지속될 정도로 강력하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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