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인어공주는 과연 원작 파괴일까?

D23 엑스포를 통해 티저 예고편이 공개 된 디즈니의 새 라이브액션 시리즈 '인어공주' 때문에 세계가 난리인 와중 예고편의 조회수는 공식 채널에서만 1천만회, 총 1억회를 넘어섰다.

사실 인어공주 '애리얼' 역에 흑인 가수이자 배우인 '할리 베일리'가 캐스팅 되어 초반부터 애니메이션 속 '애리얼'과 다른 외모라며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인어공주는 북유럽 기반 동화인데 흑인이 등장 하는 것이 원작 파괴라는 이야기가 가장 많은 상황.

오늘은 동화 '인어공주' 원작을 따라가 보는 한 편,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속 배경을 가지고 과연 정말 원작파괴인지 아닌지 알아보기로 하자.


인어공주의 원작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인어공주(The Little Mermaid, 1989년작)'는 누구나 알고 있듯이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그 기반으로 한다. 

인어공주
감독
론 클레멘츠
출연
평점
8.7

다만 여기서는 '인어공주' 이야기의 설정과 플롯을 빌려왔을 뿐이지 결정적인 결말과 이로 인한 주제의식의 차이 등 차이가 상당하다.

안데르센 인어공주 삽화

안데르센의 '인어공주'에서 인어는 왕자의 사랑을 얻는데 실패하고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다소 비극적인 결말로 기억된다. 하지만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것은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바람의 정령이 되어 스스로 불멸의 영혼을 얻는 것으로 그려졌다.

안데르센 인어공주 삽화

이는 안데르센이 실연을 겪은 후 사랑의 덧없음을 이야기 하며, 사랑이 없이도 인간은 스스로 완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푸케 '운디네' 삽화

안데르센은 '인어공주'의 원작이라고 할 만한 푸케의 동화 '운디네'에서 물의 정령 운디네가 인간에게 버림받아 영혼을 얻는데 실패하여 비극적 결말을 맞이 하는 것이 마음에 안들었다고 한다.

인어공주(1989)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는 인간이 된 애리얼이 왕자와 결혼하여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하는 결말로 끝을 맺는다. 원작 동화와 달리 결국 사랑을 통해 완전해지는 캐릭터가 된 것이다.


디즈니 '인어공주'의 배경은 어디?

그럼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장소적 배경은 어디일까? 많은 사람들이 안데르센의 고향인 덴마크나 북유럽 어딘가의 바다 정도로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인어공주(1989)

이는 완전히 틀린 추측이라고 봐야 한다. 증거는 매우 많은데, 일단 우리가 흔히 가재라고 기억하고 있는 이 캐릭터를 떠올려보자. 새빨간 색깔을 가진 트라이튼 왕의 고문이자 궁중음악가인 '세바스찬'은 가재가 아닌 게다. 그리고 갑각의 색이 붉은건 익어서 그런게 아니라 자연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색상이라고 봐야 한다.(잔혹동화가 아니고서야)

Red Jameica Crab

영화에서 세바스찬은 자메이칸 악센트를 사용한다. 그리고 자메이카, 트리니다드 인근 카리브해 지역에는 그를 꼭 닮은 붉은색 게가 산다. 아카데미 주제가 상에 빛나는 음악 'Under the sea(저 바다 밑)'은 트리니다드 토바고 민속 음악인 '칼립소'의 요소를 곳곳에 빌려왔다.

인어공주

그 뿐이 아니다. 귀여운 친구 플라운더(로얄 엔젤피쉬)는 명백하게 열대지역에 사는 어종이다. 또한 바다 곳곳에 있는 산호들은 이 바다가 열대 지방에 위치해 있다는 걸 알려준다.

theantilove.com

이러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봤을 때 '애리얼'의 고향은 카리브해 어딘가로 보는게 합당하다. 한 미국 아티스트는 디즈니 주인공들의 고향을 정리하면서 애리얼의 고향을 덴마크의 식민지였던 '미국령 버진아일랜드'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인어공주 촬영 현장

이 지역의 인구는 국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흑인과 흑인혼혈, 인도계가 차지하고 있고, 백인은 매우 소수이다. 그리고 마침 실사판 '인어공주'의 배경 또한 카리브해라서 오히려 '흑인 인어공주'가 더 현실성 있는 캐스팅이라는 이야기 또한 존재한다.


인어공주의 흑인 캐스팅은 진저(붉은머리) 차별이다?
빨간머리앤

주류 백인 사회에서 주로 아일랜드계의 머리 색이었던 빨간머리에 대한 차별이 있어 왔던 것은 사실이다. 물론 아직까지도 아일랜드와 사이가 좋지 않은 영국 등에서는 이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

인어공주(2023)

이에 따라 애니메이션에서 빨간 머리인 애리얼의 캐릭터를 흑인을 캐스팅하는건 또다른 사회적 약자인 '진저'를 차별하는게 아니냐는 지적 또한 있어왔다. 하지만 공개 된 티저 트레일러에 따르면 애리얼의 헤어는 분명 '진저'다.

가디언 기고문

이에 대해 한 칼럼니스트는 영국 가디언지의 기고문을 통해 '진저 차별이 있었던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많이 상황이 좋아졌다.'며 '어린 시절 진저 아이들이 애리얼을 보며 용기를 얻었던 것 처럼 이젠 흑인 여자아이들이 검은 피부의 애리얼을 보며 용기를 얻게 되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어의 피부색을 가지고 화 난 사람이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아 - 제임스 건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캐스팅에 대해 난리가 난 상황. 이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감독 제임스 건은 '난 사람들이 인어의 피부색에 화가 났다는게 믿어지지 않아'라며 일침을 날렸다.

사실 추억 속 캐릭터가 달라지는 모습에 실망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디즈니의 이 실사 '라이브 액션' 시리즈는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 만들어 지는 것이지 우리의 추억을 위해 만드는 게 아니다.

할리 베일리

다가오는 시대의 인어공주 '애리얼'은 마녀가 탐 낼 아름다운 목소리와 환상적인 노래 실력 그리고 어두운 색의 피부를 지녔다는 사실은 이제 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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