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40년 악연 끝내려 ‘강수’…국제사회 전면전 차단 안간힘

김희국 기자 2024. 9. 2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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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은 당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 설치된 테러 관련 시설을 파괴할 예정이다. 당신들을 해치고 싶지 않으니 당장 집을 떠나라.'

헤즈볼라 공격으로 사상자 10여 명이 나오고 병사 2명이 납치되자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을 침공해 2006년 7월 12일부터 8월 14일까지 34일 동안 전면전을 치렀다.

이같은 분석과 별개로 국제사회는 전면전을 막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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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레바논 융단폭격

- 주민에 ‘대피하라’ 무작위 아랍어 메시지
- 남부 11만명 피란길…잔류 민간인 패닉
- 압도적 무력·정보력·공작 역량 내보여
- 헤즈볼라의 항전 의지 무력화 노린 듯
- 프랑스 등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요청

‘이스라엘군은 당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 설치된 테러 관련 시설을 파괴할 예정이다. 당신들을 해치고 싶지 않으니 당장 집을 떠나라.’

23일(현지시간) 레바논 도시에서 이스라엘 폭격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 연합뉴스


최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인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와 일반전화에 무작위로 보내는 아랍어 메시지다.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융단 폭격으로 레바논에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레바논 현지는 전쟁을 방불케 하는 혼란 상태다.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남부 국경 지역에선 수만 명의 시민이 북쪽을 향해 피란에 나섰다. 레바논 남부 국경의 피란민은 11만 명에 달한다. 아직 피란을 떠나지 않은 시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40년 악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자 40여 년간 양측이 이어온 질긴 악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헤즈볼라는 1980년대 초반 레바논 전쟁 당시 이스라엘에 대항하기 위해 창설됐다. 초기에 자살폭탄 테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1982년 11월 이스라엘 국내정보기관 신베트 본부 테러(91명 사망), 1983년 10월 베이루트 미 해병대 막사 테러(350명 사망) 등으로 악명을 떨쳤다. 헤즈볼라는 1990년 레바논 내전이 끝난 뒤 국내 정치에 참여해 세력을 크게 키웠다.

이스라엘은 1992년 2월 레바논 남부를 공습해 헤즈볼라 수장이던 아바스 알무사위를 사살하는 등 본격적인 토벌에 나섰다. 이후 헤즈볼라 조직이 커지고 이를 차단하려는 이스라엘의 작전망도 함께 넓어지면서 양측의 전쟁은 전 세계를 무대로 확대됐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2006년 7월 전면전으로 충돌하기도 했다. 헤즈볼라 공격으로 사상자 10여 명이 나오고 병사 2명이 납치되자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을 침공해 2006년 7월 12일부터 8월 14일까지 34일 동안 전면전을 치렀다. 유엔 중재로 전쟁은 끝났고 이스라엘에서 160여 명, 레바논에서 1191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양측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자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지원하면서 충돌이 격화됐다.

▮긴박한 국제사회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자 일부에서는 이스라엘이 압도적 무력과 정보력, 공작 역량을 내보임으로써 헤즈볼라가 더는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려는 일종의 ‘도박’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같은 분석과 별개로 국제사회는 전면전을 막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데 우려를 표명했다. 주요 7개국(G7)은 중동지역에서 확전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프랑스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를 요청했다.

미국은 현재 중동에 4만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데 확전을 차단한다는 의미에서 소규모 병력을 추가한다. 중국은 이스라엘 대규모 공습을 규탄하면서 아랍 형제들 편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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