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층, '이렇게'만 했을 뿐인데.. '사생활 보호'가 된다고?!


안녕하세요 :) 결혼 9년 차에 8세와 6세 에너자이저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아들 둘의 에너지가 넘치고 또 넘쳐 전에 살던 집에서는 온 집안에 매트를 깔아놨어요. 그래도 아이들에게 사뿐사뿐 걸어야 한다고, 살짝만 뛰어도 자꾸 잔소리를 하게 되더라구요. 아이들도 스트레스고, 저희 부부도 계속 신경이 쓰여 1층으로 이사를 결심하게 되었어요.

전에 살던 곳은 신도시의 아파트라 단지도 쾌적하고, 신축이라 모든 것이 새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복직과 첫째의 학교 입학이 겹쳐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지역을 옮기기로 했어요. 지금 살고 있는 집은 경기도의 25년 차 구축 아파트입니다. 집을 보러 다닐 때부터 어딜 어떻게 고칠지 계속 보았어요. 어떻게 하면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하나하나 고민해서 리모델링을 진행했답니다 :) 아이들을 위해 온 1층이기에, 아이들에게 맞추어 집을 꾸미게 되었어요.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세요. :-)

도면

저희 집은 37평 구축 아파트 3bay의 방 4개, 화장실 2개 구조입니다. 요즘 신축 아파트는 거의 4bay로 널찍하게 구조가 잘 빠져있는데요. 구축은 베란다도 많고, 평수가 정말 많이 커야 4bay더라고요. 이 집은 방이 4개인 건 좋지만 방 크기도 별로 크지 않고, 거실에 비해 안방이 너무 크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그리고 베란다 확장이 하나도 안 되어 있었어요. 1층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거실 베란다는 확장하지 않고 폴딩도어를 설치해서 낮에는 활짝 열어둘까 고민했는데요. 그러기엔 너무 거실이 작아서 인테리어 업체에서 확장을 추천하셨어요. 1층은 빛이 잘 안 드는 걸 고려해서 1층임에도 해가 잘 들어오는 남서향 집을 선택했어요. 아침엔 북동향인 아이들 방에 햇빛이 은은하게 들어오고, 오후부터는 거실에 해가 길게 들어온답니다.

현관 Before

리모델링을 할 때, 현관과 주방이 정말 좁다는 게 가장 고민이었어요. 주방은 구조 변경을 할 수 있지만, 현관은 정해진 크기가 있어 어떻게 할 수 없었지요.

현관 After

우선 현관 바닥은 아이보리 계열의 타일을 사용했어요. 밝으면 아무래도 공간이 좀 더 확장된 느낌을 줄 수 있어서요. 깔끔하게 화이트 신발장과 너무 크지 않은 크기의 거울을 벽에 달았습니다. 신발장은 아랫부분을 띄워, 신었던 신발은 아래로 다 넣어버려요. 현관이 좁으니 한 사람당 신발 하나만 꺼내놓을 수 있다는 규칙도 생겼어요. ^^;;

아무래도 1층이라 현관을 열 때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이웃, 지나다니는 분들의 시선이 한 번씩 집안을 향하더라고요. 그래서 중문 유리를 모루 유리로 부탁드렸어요. 현관과 중문은 올 화이트라서 화사한 느낌도 들고 생각보다 좁지 않은 기분이 들어요.

거실 Before

거실과 안방의 크기가 거의 비슷한 구축 아파트라서 거실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거실 베란다를 확장했고,  아이들 방 앞쪽 베란다는 벽을 세워 완전히 막아버렸어요. 안방 베란다는 터닝도어를 달아 터닝도어 앞쪽에 붙박이 가구처럼 느껴지도록 화이트 도어를 시공했답니다.

거실 After

확장한 베란다에는 식탁을 두었어요. 주방이 정말 협소해서 수납공간이 부족하고, 기존의 주방 구조를 유지한다면 식탁 들어갈 자리가 너무 작더라구요. 그래서 주방은 구조 변경을 하고, 베란다에 식탁을 두었어요. 1층이라 밖에 지나가는 사람과 눈 마주치며 밥을 먹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ㅎㅎㅎ 차르르 커튼 중 차단율이 가장 높은 커튼으로 설치해서 커튼을 치면 밖에서 안이 전혀 보이지 않아요.

안방 베란다로 나가는 문 앞쪽에는 화이트 도어를 추가로 제작해서 벽과 이질감이 들지 않게 했어요.

반대쪽엔 날개벽이 있어서, 그 부분에 조립식 선반을 두었어요. 그 위에는 커피머신을 놓아 홈카페를 만들었답니다. 아이들 영어 CD도 자주 들려주려고 홈카페 선반에 스피커도 놓았어요.

저희 집은 소품들이 많지 않아요. 아이들 책이나 장난감이 워낙 알록달록해서 아이들 물건이 거실로 나오면 이렇게 매우 화려해진답니다. :-)

대신 꽃들을 한 단씩 사서 화병에 꽂는 걸 좋아해요. 마켓컬리에서 주문할 때도 많고, 주 1회 아파트 단지에서 열리는 시장에서 사 오기도 해요. ^^

여름이 되니, 집 앞 나무들이 무성해져서 초록초록함을 볼 수 있어 정말 좋아요. 고층에 살았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요. 층간 소음에 대한 스트레스도 전보다는 해방이구요~

TV는 65인치 벽걸이형이에요. 업체에서 TV를 매립할 공간을 만들어주셨어요. 사고뭉치 아들들이 TV 근처에서 놀다가 모서리에 찍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럴 일이 없어졌어요. TV가 액자처럼 보인답니다.

나무들이 파릇해지니 낮에는 커튼을 젖히고 지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소파 배치를 바꾸어 보았어요. 소파는 까사미아 캄포 소파로 모듈 소파처럼 조립, 분해가 어렵지 않아 남편과 둘이 옮기는 게 가능했어요. 베란다 아래쪽을 소파로 가리니 커튼도 활짝 열어 1층만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게 되었어요. :-)

소파 배치를 바꾼 뒤 최대의 단점은, 아이들이 소파와 소파를 점프해서 날아다닌다는 점이에요.^^;;;;; 에너자이저 형제에게는 바뀐 소파 배치만으로 재미있는 놀이터가 생긴 것 같나 봐요.

주방 Before

주방 After

리모델링하면서 가장!!! 공을 많이 들인 공간이에요. 기존 주방은 ㄱ자 구조에 냉장고, 싱크대, 조리공간까지 모두 들어가서 주방 살림이 많이 없는데도 수납이 너무 부족했었어요. 업체에서 많이 연구하시고, 다양한 도안들을 제시해 주셨어요. 도면을 보자마자 "이거예요!"한 주방 구조랍니다.

냉장고 옆쪽은 모두 수납공간이고, 상당히 깊어서 수납을 많이 할 수 있게 됐어요. 아일랜드 상판과 벽의 절반 정도는 세라믹으로 오염에도 강하고 너무너무 예뻐요. 주방은 볼 때마다 정말 기분이 좋아요~

아일랜드 안쪽엔 식기세척기, 싱크대 아래쪽에는 정수기 통이 들어 있어요. 아일랜드 바깥쪽(거실 방향)은 모두 수납장이에요.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팬트리에 두던 물건들이 베란다 창고와 아일랜드 수납장에 모두 들어갔어요!

주방 구조를 바꾸면서 아일랜드에 인덕션을 설치하려고 하니 후드가 천장에서 내려오는 게 싫더라구요. 그래서 후드 일체형 인덕션을 설치했는데, 정말 잘 빨아들여서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어요. 최대한 아일랜드 위에 뭘 안 올려놓아야 깔끔함을 유지하는데, 자꾸 아이들이 장난감이나 학교에서 받아온 물건들을 올려놓네요...^^ 아이들은 올려놓고, 저는 치우고 무한 반복입니다~~

주방 아일랜드에도 화병에 꽃을 꽂아 놓아요. 아주 작은 변화인데도 기분전환도 되고, 집이 더 예쁘게 느껴져요.

주방에 두꺼비집이 있어서 하얀 벽에 볼록 튀어나온 게 보기 싫더라구요. 그래서 액자 레일을 설치해서 작은 액자를 걸어놓았어요. 저희 둘째는 자기가 엄마랑 걸어가는 공룡 인형 가진 아이를 할 거라고 찜하더라고요. ^^ 정수기는 삼성 비스포크 정수기를 설치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정말 볼 때마다 예쁜 주방이에요. 식탁 위치가 꼭 주방이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하니, 주방을 더욱 넓고 예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마치며

오래된 동네에 오래된 아파트지만, 오래된 만큼 나무들도 울창하고 안정된 느낌이 너무 좋아요. 리모델링을 하며 예상치 못했던 문제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예쁘고 편안한 공간에서 아이들이 밝게 자라고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최대한 미니멀하게 지내려 노력하지만, 아이들 물건이 자꾸 하나둘 늘어가네요. ^^;; 수납장에 잘 정리하기만 해도 깔끔함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 정리하는 연습도 하는 중이에요.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우리 집만의 분위기로 예쁘게 가꾸어보려고 해요.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