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초 승리팀, 최초 서울우승팀”…‘엘팬알백’ 전설 속으로

조회 51,7522025. 3. 28. 수정

[이재국의 엘팬알백] ①프롤로그…‘LG트윈스 팬이라면 알아야 할 100가지 이야기’의 책장을 열며

LG 트윈스는 1990년 MBC 청룡 구단을 인수한 첫해 곧바로 서울팀 최초 우승을 달성했다. 쌍둥이 형제가 트윈스 마스코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LG트윈스

보석처럼 선명하게 남아 있는 추억들, 암전처럼 깜깜하게 잊혀진 기억들, 미처 알지 못했던 희미한 전설들….

오늘부터 [엘팬알백]이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그날의 이야기들을 찾아 나서려 합니다. [엘팬알백]은 ‘LG 트윈스 팬이라면 알아야 할 100가지 이야기’입니다.

럭키금성 그룹은 1990년 3월 15일 LG 트윈스 창단식을 열면서 프로야구에 뛰어들었다. 초대 조광식 단장(앞줄 왼쪽)과 백인천 감독이 선수단 앞에서 구단기를 펼쳐 들고 새 출발을 알렸다. ⓒLG트윈스

LG 트윈스는 1990년 원년 구단 MBC 청룡을 인수해 올해로 44년 프로야구 역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초의 서울팀으로 출발해 KBO 최초 승리팀이라는 불변의 기록을 썼고, 최초 서울 우승팀이라는 찬란한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KBO 최초 통산 3000만 홈관중 돌파,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 등 최고 인기구단, 흥행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며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 긴긴 세월 속에 우리의 인생과 희로애락이 묻어 있습니다.

승천하지 못해 애틋했던 1980년대 청룡의 낭만 시대도 있었고, ‘신바람 야구’로 대표되는 1990년대 트윈스의 영광의 시대도 있었습니다. 2000년대 느닷없이 찾아온 암흑의 시대를 지나 2010년대 후반부터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엘팬알백]은 LG 트윈스, 나아가 MBC 청룡이 걸어 온 굴곡 많은 역사의 순간들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보겠습니다. 돌이켜 보면 한 땀 한 땀, 한 올 한 올, 귀하지 않은 시간이 없습니다. 빛 바랜 사진첩을 꺼내 보듯 그날의 환호와 눈물, 뜨거웠던 스토리와 추억, 뒷얘기의 보석함들을 팬들과 함께 하나씩 열어보고자 합니다.

그립고, 그리운 추억의 스타들을 찾아가고 그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갈 것입니다.

1982년 원년 개막전에서 MBC 청룡의 이종도가 연장 10회말 끝내기 만루홈런을 날리면서 KBO 최초 승리팀이 됐다. ⓒ중계화면 갈무리

KBO 유일한 4할타자 백인천, 원년 개막전 만루홈런의 사나이 이종도, 606경기연속출장의 ‘악바리’ 김인식, 5툴 플레이어 ‘온달’ 이광은, 먼저 세상을 떠난 ‘원조 에이스’ 하기룡 등등 청룡의 원년 멤버들이 써내려 온 기록과 전설들은 우리가 승계해야 할 소중한 자산입니다.

MBC 청룡에서 LG 트윈스의 역사를 잇는 초창기 스타들 이종도(왼쪽)와 김인식. ⓒ스포츠서울
배재고 친구 사이로 MBC와 LG 트윈스 시대를 함께한 스타 이광은(왼쪽)과 하기룡. ⓒ스포츠서울
1983년부터 최강 도루 콤비로 명성을 떨친 '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과 '쌕쌕이' 이해창. ⓒ스포츠서울

‘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 ‘쌕쌕이’ 이해창, ‘미스터 청룡’에서 ‘미스터 LG’가 되는 김상훈, 구단 최초 영구결번 ‘면도날’ 김용수, 구단 1호 100승과 100패의 역사를 쓴 ‘부엉이’ 정삼흠, 구단 최초 신인왕이자 ‘비운의 에이스’로 사라진 김건우, 구단 유일의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김태원, 날카로운 타격이 빛났던 ‘검객’ 노찬엽, 데뷔전 신인 완투승의 주인공 김기범 등 초창기 MBC 청룡과 LG 트윈스 야구 역사의 뿌리를 이루는 인물들도 [엘팬알백] 속으로 소환될 것입니다.

1990년 럭키금성 그룹이 MBC 청룡을 인수한 직후 노찬엽(오른쪽)과 김기범이 임시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1990년 LG 트윈스 최초 유니폼을 입은 간판 스타 김용수, 김상훈, 이광은(왼쪽부터). ⓒ스포츠서울

LG 트윈스 시대 최초 신인왕 ‘오리’ 김동수, 훗날 단장이 되는 ‘로보캅’ 송구홍과 차명석, 이름만 들어도 심장이 뛰는 ‘야생마’ 이상훈, 1994년 신바람을 일으킨 류지현 서용빈 김재현 신인 삼총사, ‘적토마’ 이병규 등은 1990년대 우리의 가슴을 울린 영웅들입니다.

1990년 김동수, 1991년 송구홍, 1992년 차명석, 1993년 이상훈이 차례로 입단하면서 LG의 전성 시대가 열렸다. ⓒLG트윈스
1994년 신바람 야구를 일으킨 '신인 삼총사' 류지현, 서용빈, 김재현. ⓒ스포츠서울
1997년 신인왕을 수상한 '적토마' 이병규. ⓒLG트윈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앞이 안 보이는 어둠의 시간이 찾아왔지만, 그래도 그 사이사이 트윈스 역사의 씨줄과 날줄을 이어주는 스타들이 등장했습니다.

KBO 최초 2500안타의 신화를 쓴 박용택, LG에 팔꿈치 인대를 바친 이동현, KBO 대도의 역사를 쓴 이대형, 해외파 특별지명으로 입단한 ‘봉의사’ 봉중근, 유격수 계보를 잇는 오지환, ‘엘린이’에서 ‘당찬규’로, '낭만찬규'로 진화하고 있는 임찬규 등은 암울했던 시대에 우리에게 한줄기 빛처럼 위안을 건넸습니다.

박용택은 젊은 시절부터 예쁜 타격폼으로 안타를 생산했다. ⓒLG트윈스

10년간의 칠흑 같았던 암흑기를 뚫고 2013년 손가락 세리머니를 하며 쌍둥이 군단은 마침내 잃어버렸던 가을야구를 찾았습니다.

한때 유망주의 무덤이라는 달갑지 않은 평가도 있었지만, 2014년 경기도 이천에 국내 최고 수준의 첨단 시설을 갖춘 ‘LG 챔피언스파크’를 개장하면서 트윈스만의 ‘화수분 야구’가 만들어졌습니다.

그 결과 쌍둥이 군단은 2019년 이후 6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서며 이제는 가을잔치 단골손님이 됐습니다.

1990년 최초 LG 사령탑 백인천 감독이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선수단의 헹가래를 받고 있다. ⓒLG트윈스
LG 트윈스의 전성시대를 이끈 선수들이 1994년 구단 역사상 두 번째 우승을 확정한 뒤 그라운드로 몰려나가 뜨겁게 포옹하고 있다. ⓒLG트윈스
2023년 LG 트윈스는 29년의 한을 털어내고 감격적인 V3를 달성했다. 구광모 구단주(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와 김인석 대표이사(앞줄 왼쪽)를 비롯해 LG 트윈스 선수단이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오지환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LG트윈스

백인천식 ‘혼의 야구’로 만든 1990년 창단 최초 우승과 이광환식 ‘신바람 야구’로 이룬 1994년 두 번째 우승에 이어 2023년에는 염경엽식 ‘매뉴얼 야구’로 29년의 한을 풀어내고 V3를 달성했습니다.

"우승하면 축배를 들자"며 20세기에 봉인됐던 아와모리 소주 항아리의 뚜껑이 마침내 열리고, 금고에서 잠자던 롤렉스 시계가 주인을 찾아간 날, 한 맺힌 세월 가슴을 치며 숨죽이며 살아왔던 LG 팬들은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면서 감동의 시간을 만끽했습니다.

홍창기와 문보경 등이 새로운 간판스타로 떠오르면서 LG 트윈스는 신구조화의 힘으로 지속적인 강팀으로 진화하고 있다. ⓒLG트윈스

‘출루머신’ 홍창기, 팀 마운드의 주축으로 성장하는 고우석, 손주영, 이정용, ‘신인왕의 산실’이라는 명성을 22년 만에 부활시킨 정우영과 4번타자로 자리매김하는 문보경을 비롯해 전설의 신인드래프트 역사를 쓴 2019년 멤버들, 여기에 유영찬, 박명근, 김영우 등 영건들이 가세하면서 LG는 신구 조화는 물론 뎁스가 가장 두꺼운 팀으로 거듭났습니다.

한때 슬픔의 상징과도 같았던 유광점퍼는 이제 자부심의 상징으로 반짝이기 시작했습니다. 줄무늬 유니폼도 다시 영광의 시간을 맞이했습니다.

[엘팬알백]은 도도히 흘러온 LG 트윈스의 역사를 하나하나 짚어 나가는 여정을 시작하려 합니다.

누군가에겐 10대 어린이와 20대 청년 시절의 추억일 테고, 누군가에겐 아빠 엄마 세대에서 지켜봤던 전설일 수 있습니다. 그 뿌리를 찾고 복원하는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

‘서울의 찬가’부터 시작해 ‘포에버 LG’까지, 응원가도 세월 따라 변모해 왔습니다. [엘팬알백]은 시대와 시대, 세대와 세대를 아우르고 이어가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각자 가슴 속 별이 되어 빛나고 있을 그날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꺼내 캐치볼을 하듯 서로 추억을 주고받고 공유하는 장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2025시즌 KBO리그의 개막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엘팬알백]은 매주 금요일 다음(Daum)스포츠를 통해 찾아뵙겠습니다.
팬들이 푸른 하늘과 녹색 그라운드를 배경 삼아 LG 트윈스 야구를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다. ⓒLG트윈스

이재국

야구 하나만을 바라보고 사는 ‘야구덕후’ 출신의 야구전문기자. 인생이 야구여행이라고 말하는 야구운명론자.

현 스포팅제국(스포츠콘텐츠연구소) 대표 / SPOTV 고교야구 해설위원 / 유튜브 '이재국의 와일드피치' 운영

전 스포츠서울~스포츠동아~스포티비뉴스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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