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가 늑구보다 못하다니"···국힘 휩쓰는 '장동혁 손절' 내홍
수도권·영남권 후보들 독자 선대위 구성 선언
김진태 "중앙당 생각하면 열불" 면전 직격탄
지방선거 뒤 비대위 전환 불가피론 당내 확산

6·3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둔 국민의힘이 리더십 붕괴 사태에 직면했다. 당 지지율 하락세 속에 장동혁 대표의 '8박 10일 방미 논란'이 기폭제가 되면서, 전국의 주요 후보들이 중앙당과 절연하고 독자 생존을 모색하는 이른바 '절장(絶張)' 기류가 당 전체를 마비시키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보수 텃밭인 영남권 후보들까지 '독자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선언, 사실상 지도부 불신임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의 방미 행적을 둘러싼 당내 냉소는 최근 대전 오월드를 탈출했다가 열흘 만에 포획된 늑대 '늑구'에 비유될 정도로 격화하는 양상이다. 같은 10일이었지만, 한쪽은 '국민 늑대'이자 '승리 요정'으로 돌아왔고, 다른 한쪽은 '빈손 귀국'이란 평가를 받은 이유에서다.
장 대표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미국행을 선택했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상주가 상가를 비우고 해외로 나간 꼴"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김웅 전 의원은 전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대전에서 탈출한 늑구가 왜 가출했는지와 함께 장 대표가 도대체 왜 미국에 갔는지가 '2대 미스터리'로 등극했다"며 "늑구의 마음을 알 수 없듯 장 대표의 의중도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꼬집었다.
8박 10일 '빈손 방미' 논란···실무급 면담이 성과의 전부?
갈등의 기저에는 방미 성과에 대한 '격'과 '실효성'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5박 7일이었던 방미 일정이 8박 10일로 연장되는 과정에서 장 대표와 동행한 조정훈·김대식·김장겸 의원의 강한 반대가 있었음이 드러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구체적인 성과 역시 의문투성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핵심 지역 공천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던 상황에 지도부까지 자리를 비우며 '당무 공백' 비판이 제기됐다.
장 대표 측은 미 국무부 차관보 면담을 성과로 내세웠으나, 국무부 차관보는 우리나라 외교부의 국장급 실무자에 해당한다. 이에 당 대표가 직접 나선 외교 행보로서는 중량감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미 국무부에 차관보만 30명에 달하는 상황에, 장 대표가 만난 인사가 한반도 정책을 실질적으로 관장하는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인지조차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JD 밴스 미 부통령과의 면담을 시도하며 백악관을 방문했으나 이조차 끝내 무산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폴라 화이트 목사 등과의 만남도 성사되지 못했다. 또한 미 의회 의사당 앞에서의 사진 등 이미지 메이킹 위주의 행보는 당내로부터 "피 말리는 후보들을 뒤로하고 화보 촬영을 다녀왔다"는 거센 비난을 샀다.
수도권·영남권 '중앙당 패싱' 공식화···"대표가 후보의 짐"
이러한 리더십 공백은 후보들의 '중앙당 패싱'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 대표가 후보들에게 짐이 되고 있다"며 독자 선대위 구성을 공식화했고, 경기 지역 현역 의원 6명 역시 "우리가 직접 엔진을 돌리겠다"며 중앙당의 개입을 차단하는 별도 선대위 발족을 공식화했다.
영남권도 예외는 아니다. 대구시장 경선 후보인 추경호 의원은 'TK 통합 선대위' 구상을 밝히며 장 대표의 지원 유세를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고,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또한 전날 국회에서 '지역 특성에 맞는 독자 행보'를 예고했다. 중앙당 지도부의 얼굴로는 중도층 확장이 불가능하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진태 강원지사, 면전서 '돌직구'···"결자해지 필요"
지도부에 대한 불만은 현장에서 직접적인 '직격탄'으로 표출됐다. 22일 강원 양양 현장 공약 발표회에서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는 장 대표가 옆에 있음에도 "중앙당 뉴스가 뜰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중앙당만 생각하면 열불 나서 투표 안 하겠다는 분이 많다"며 수위 높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지사는 특히 "옛날의 멋진 장동혁으로 돌아오라"며 사실상 결자해지를 요구했다. 김 지사 바로 옆에 앉은 장 대표는 발언 내내 그를 바라보지 않은 채 종이에 발언 내용을 적기만 했다. 강원 지역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지도부는 이날 예정됐던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전격 취소하기도 했다.
지방선거 후 '비대위 전환' 불가피론 확산
정치권에서는 이번 '독자 선대위' 확산 사태를 장 대표에 대한 실질적인 '심리적 탄핵'으로 보고 있다. 당 지지율 정체 상황에서 대표의 불투명한 외교 행보가 오히려 악재가 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장 대표 체제로는 선거 완주가 어렵다는 공감대가 당내에 파다한 가운데,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터져 나온 '절장' 기류는 국민의힘이 처한 리더십 위기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절장(絶張)=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절연한다는 뜻으로 당내 후보들이 중앙당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지를 담은 신조어.
☞결자해지(結者解之)='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자기가 저지른 일은 자기가 해결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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