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Universe] 강릉영동대학교 전다민

결실의 계절

뙤약볕이 내리쬐는 계절, 여름이 찾아왔다. 이렇게 더운 여름에도 야구팬들이 매해 이 시기를 기다리는 이유가 있다면, 바로 10개 구단이 하나가 되는 별들의 축제 ‘올스타전’ 때문이다. 그리고 올해에는 특별한 축제가 또 하나 있었다. 훗날 프로 무대를 빛낼 유망주들을 한자리에 모은 대회. 아직 잘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반짝이고 있는 고교·대학야구 별들의 축제 ‘아마야구 올스타전’이 새롭게 개최됐고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흔히 여름은 수확할 때가 아닌 여물기를 기다릴 때라고 한다. 태양만큼이나 뜨거운 열정으로 꿈이라는 열매를 키워나간다면, 언젠가 반드시 그 결실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수확의 계절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Photographer Inbi Na Editor Yeonsu Kim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전다민

출생 2001년 8월 21일 신체조건 176cm 75kg 출신교 청원중-청원고-설악고-강릉영동대 포지션 외야수 투타 우투좌타 2023년 성적 12경기 타율 0.532 25안타 1홈런 10타점 21도루 OPS 1.256

#처음으로

<더그아웃 매거진>과는 첫 만남이네요! 독자분들께 인사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해요. (7월 16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강릉영동대학교 외야수 전다민입니다. (섭외 연락을 받고 기분은 어땠어요?) 예전부터 <더그아웃 매거진>을 알고 있었거든요. 유명 야구 잡지에서 연락이 왔다는 소식에 정말 기뻤습니다.

출전하는 경기마다 멀티 히트 이상을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어요. 현재 타격감은 어떤가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요. 특히 최근에는 시즌 초반보다 감각이 많이 떨어져서, 7월 말에 있는 대통령기에 맞춰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따로 중점에 두고 있는 부분도 있나요?) 이전처럼 출루에 초점을 맞춰 도루까지 성공하면서 팀이 점수를 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팀이 우승하는 데 제 빠른 발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우승하고 도루왕 타이틀을 획득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거 같습니다.

타격감이 떨어진 이유는 뭐라고 생각해요?
시즌 초반에 워낙 잘 맞다 보니깐 저도 모르게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장타를 치고 싶은 마음에 스윙이 점점 커지면서 타이밍이 어긋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별들의 축제에 혜성의 등장이라

최근 컨디션이 아쉽다고 말했지만, 이번 ‘제1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 vs 대학 올스타전’에서 MVP까지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어요.
올해 들어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였어요. 아마야구 활성화를 위한 뜻깊은 대회에서 좋은 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어서 제겐 잊지 못할 경험이에요. (MVP까지 수상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전혀요. 애초에 경기에 참여할 때부터 상에 대한 기대보다, 제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수상 소감으로 ‘오랜만에 많은 사람 앞에서 경기하니 너무 떨렸다’라고 했는데, 경기 전에 긴장을 좀 했나 봐요?
많이 긴장됐어요. 축제라고는 하지만, 경기장에 구단 관계자분들과 스카우트분이 많이 있었고 중계로도 지켜보고 있을 거잖아요. 즐기자고 마음먹긴 했지만, 잘하고 싶은 욕심이 더 컸던 거 같아요.

팀이 지고 있는 9회 말 2아웃 상황에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어요. 1타점 3루타를 쳐냈던 당시를 다시 떠올려 볼까요?
이전 네 타석에서 안타를 못 쳤기 때문에 마지막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투수가 인천고의 김택연 선수로 워낙 좋은 투수여서 빠른 공을 노리고 타석에 들어섰죠. 근데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는 걸 본 순간, 저도 모르게 몸이 반응했습니다.

클러치 상황에서 떨리지는 않았어요?
어느 상황에서든 타석에 들어서면 떨리고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오히려 그럴 때면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치면 안타지’라는 생각으로 주저하지 않는 플레이를 보여주려고 합니다.

평소 해결사 역할을 맡는 편인가요?
오히려 반대예요. 해결사보다는 뒤에 나올 타자에게 찬스를 만들어 주는 편이죠. 평소 출루율이 높고, 도루를 자주 하다 보니 타점보다는 득점이 높습니다.

이번 올스타전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장타력이 좋은 편이에요. 강한 타구의 비결은 뭔가요?
역시나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요. 타격 기술 면에서는 강한 타구를 만들기 위해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가져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평소 도루를 자주 하면서 투수의 습관을 지켜보는 게 버릇이 됐는데 타석에서도 작용하고 있어요. 스윙 타이밍이 늦었다고 생각되면, 투수 습관을 생각하면서 타이밍을 맞춰 나갑니다.

#궤도에 오르기까지

평소에 데이터 분석을 많이 하나 봐요?
대학리그는 기록이나 영상이 별로 없기 때문에 시합 이전에는 자세히 분석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공수 교대 이후에도 벤치에서 쉬기보다는 상대 투수를 파악하는 편이에요.

대학리그 도루 1위예요. 도루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비법 좀 알려주세요!
우리 학교 주루 코치님이 과거 KBO리그 도루 1위였던 전 NC 다이노스 김종호 코치님이에요. 코치님께서 시합할 때 상대 투수의 습관을 빠르게 캐치해서 알려주시고, 저 또한 허점이 보이면 망설이지 않고 뛰고 있어요. 작은 찬스도 놓치지 않는 집중력이 비결이라 생각합니다.

잦은 도루로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 적은 없나요?
없어요. 도루를 많이 할수록 부상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지만, 그런 마음을 갖게 되는 순간 오히려 다친다고 생각해요. 그라운드 위에서는 망설이지 않고 과감하게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현재 팀에서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하고 있어요. 힘들다고 느껴지지는 않나요?
매번 경기할 때마다 많이 뛰는 편이라 더 힘든 거 같아요. 최근에 살도 많이 빠지고 체력적으로 어려움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먹는 양도 늘리고 잘 자면서 컨디션 관리에 신경 쓰고 있어요.

체력과 더불어 체격 얘기를 빼놓을 수 없어요. 야구선수치고는 작은 체격을 갖고 있어서 힘든 순간도 많았을 거 같아요.
지금도 체격이 작은 편인데, 중학교 때는 한참 작았어요. 하지만 당장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을 단점으로 여기기보다는, 오히려 저만의 장점으로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체격이 큰 선수보다 몸이 가볍고 민첩해서 도루에 강점이 있고요. 타격 메커니즘도 간결해서 콘택트 능력도 좋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예전보다 몸집이 많이 컸기 때문에 체격에 대한 단점은 전혀 느끼고 있지 않아요.

올해부터 외야수로 전향했어요. 포지션 변경을 결심한 계기가 있다면?
군대 전역 이후 팀에 합류했는데 적응에 어려움이 많았어요. 기존에 있던 선수들과 한창 2루 경쟁을 하는 와중에, 감독님께서 외야를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하셨습니다. 2루에 있기에는 빠른 발과 강한 어깨의 장점이 묻히기도 하고, 내야수로서 정확한 송구는 불안감이 있었거든요.

원래 내야 멀티 포지션을 소화했지만, 내야에서 외야로 바꾸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잖아요. 처음 맡게 된 외야 수비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많았죠. 시합 때는 물론이고 연습할 때도 실수가 잦았어요. 제가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연습을 많이 하고, 실전 경험도 쌓이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극복했습니다.

내야수 출신 외야수로서 본인만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해요?
2루 수비를 하는 동안 스텝 훈련을 많이 해서, 기존 외야수보다 스텝이 빠른 편입니다. 그리고 평소 장점인 빠른 발 덕분에 수비 범위도 넓고, 어깨가 강한 편이라 주자 2루, 3루 상황에서도 점수를 허용하는 경우가 적은 것이 외야수로서 특색있는 장점이라 생각해요.

갑작스럽게 입대를 결심한 이유가 있다면?
1학년 중순부터 감독님께서 입대를 계속 권유했는데, 전 극구 반대했어요. 뭔가 군대에 가면 야구를 그만두게 될 거 같은 느낌? 그래서 계속 버티고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지금으로서는 프로에 갈 확률이 낮다. 군대에서 힘을 키워오면 가능성이 있을 거 같다’라고 솔직하게 조언해 주셔서 고민 끝에 입대를 결정했습니다.

감독님의 조언이 적중했어요. 전역 이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도대체 2년 사이 무슨 일이 있었나요?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러닝도 많이 하면서 꾸준히 몸을 키우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야구를 대하는 자세도 바꿨어요. 군대에 있는 동안 지난날을 돌아보는데, 아쉬웠던 점만 계속 생각나는 거예요. 좀 더 과감했다면 경기에 후회도 안 남았을 거고 원하는 결과도 얻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전역 이후로는 주저하지 않고 과감하게 대결해서, 이전과는 다른 결과를 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역 입대라 훈련에 어려움은 많았을 텐데 어땠어요?
부대 내에서 방망이 반입이 불가능해서 스윙 연습을 전혀 못 했어요. 대신 글러브랑 야구공은 갖고 들어갈 수 있어서 캐치볼을 자주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코로나19가 한창 심했을 때라 휴가를 나중에 몰아서 써야 했는데, 그럴 때마다 항상 운동하면서 지냈어요.

전역 이후 복학하니 대부분 후배일 텐데,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편이에요?
아뇨. 평소에 상대가 누구든 먼저 말을 못 거는 편이에요. 근데 친해지고 나면 농담도 많이 하고 잘 어울려 지내요. (장난도 많이 치고요?) 네. 근데 제가 장난을 걸기보다, 오히려 애들이 저를 놀려요. 늙었다고. (웃음)

평소 성격이랑 야구 할 때랑 성향이 달라 보이는데, 야구 MBTI 한번 해볼까요? 타석에 들어섰을 때 배트를 힘껏 휘두르는 E 타입 vs 신중하게 공을 보는 I 타입?
힘껏 휘두르는 E요. (그럼, 당장 눈앞의 현실에 집중하는 S 타입 vs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N 타입?) 현실적인 S요. (나에 대해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T 타입 vs 나에 대한 믿음과 응원을 아끼지 않는 F 타입?) 이건 정말 반반인데요…49 대 51로 F요! (훈련할 때 정확한 루틴이 있는 J 타입 vs 변화를 자주 갖는 P 타입?) 확실히 J요. 그럼, ESFJ인가요? 원래 MBTI는 ISFJ인데 적극적인 것만 빼면 비슷하네요. (신기)

그럼, 휴식일에는 어떻게 지내요?
학교 훈련 일정이 타이트한 편이라 길게 휴가를 주지 않는 이상 멀리 못 가요. 토요일 오전 운동하고 일요일 야간 운동이 있어서, 본가에 간 지도 오래됐습니다. 그래도 학교 근처에 바다가 있어서 구경하면서 머리도 식히고, 맛있는 거 먹고 피시방도 가면서 쉬는 편이에요. (피시방에 가면 어떤 게임을 해요?) 피파온라인요. 평소에 축구를 좋아해서 시간 될 때면 경기도 종종 찾아봐요.

축구를 좋아하는데 야구를 하게 된 계기는?
제가 다녔던 초등학교가 축구부로 되게 유명한 학교예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축구를 많이 하기도 했고, 그런 제 모습을 본 축구부 코치님이 스카우트할 정도였죠. 그래서 실제로 축구부에 들어갔는데 너무 힘든 거예요. 처음 시합에 나갔을 때 한 10분 뛰었나? 그날 집에 오자마자 바로 뻗고 그만뒀습니다. (야구는 안 힘들어요?) 만만치 않네요. (웃음)

그럼, 언제부터 야구에 관심이 생겼어요?
부모님께서 KIA 타이거즈 팬이라 어릴 때부터 야구장에 자주 다녔어요. 한번은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보러 갔는데, 김선빈 선수가 점프 캐치를 하고 환호하는데 너무 멋있는 거예요. 작은 체구에도 멋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거 고등학교 시절 전다민은 어떤 선수였어요?
항상 자신감이 넘쳤어요. 하지만 그런 제 마음과 달리 결과로는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저 자신에 대한 확신으로 밀어붙였어야 했는데, 그때는 그걸 몰랐죠. 안 좋은 결과가 부정적인 생각으로 이어지고,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악순환의 반복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한 번의 드래프트 실패를 겪고도 지금까지 야구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뭐예요?
어린 시절에 많은 관중 속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 저 그라운드 위에 서고 싶다는 생각으로 꿈을 키웠잖아요. 팬분들이 지켜보는 경기장에서 뛰고 싶은 꿈이 제게 여전합니다. 그리고 그 꿈을10년 넘게 응원해 주시는 부모님께도 꼭 보답하고 싶어요. 그동안 야구를 해 오면서 한 번도 안 좋은 얘기를 하신 적 없이, 언제나 저를 믿고 지지해 주셨거든요. 가족과 이미 프로에 있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하게 하는 원동력을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신인드래프트가 어느덧 두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떨리지는 않나요?
많이 떨려요. ‘될 거 같다’, ‘될 수 있다’라고 마음을 다잡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안 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한 번도 겉으로 표현해 본 적은 없는데,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이번 시즌 각오 한 마디!
올해 2가지 목표가 있는데요. 하나는 프로에 지명되는 거고, 다른 하나는 U-23 국가대표에 뽑히는 것입니다. 모두 이룰 수 있도록 남은 경기에도 최선을 다해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다민을 응원하는 팬분들께 한마디 전하며 인터뷰 마무리할게요.
아직 ‘팬’이라는 단어가 제겐 어색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많은 분께 제 플레이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항상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끊임없이 노력해서 발전된 모습,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 앞으로 많은 분이 저를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더그아웃 매거진 148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3년 148호 (8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페이스북 www.facebook.com/DUGOUTMAGAZINE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dugout_mz
유튜브 www.youtube.com/DUGOUTMZ
네이버TV www.tv.naver.com/dugoutmz


<더그아웃 매거진>은 대단한미디어가 제작, 제공하는 콘텐츠입니다.
포스트 내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대단한미디어와 표기된 각 출처에 있습니다.
잡지 기사 전문을 무단 전재, 복사, 배포하는 행위를 금하며,
적발 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