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인 줄 알았는데 유령단체?"…금감원, 전세사기 악용 ‘삼행시 통장’ 철퇴

주형연 2026. 5. 2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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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이름을 교묘하게 딴 임의단체 명의의 '삼행시 통장'이 전세사기에 악용되자 금융당국이 칼을 빼들었다. 앞으로 금융권에서 단체 계좌를 개설할 때는 예금주명에 의무적으로 '(단체)'를 표기하도록 해 송금자가 개인과 단체를 직관적으로 구별하고 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금융감독원은 개인 이름처럼 보이는 삼행시로 임의단체명을 지어 개설한 '삼행시 단체통장'에 대해 소비자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고 28일 밝혔다.

현행 금융실명법에 따라 개인은 신분증 상의 성명으로 세무서에서 고유번호증을 발급받은 임의단체는 해당 단체명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사기범들은 이 점을 악용했다. 개인의 이름 석 자와 동일한 삼행시 형태로 임의단체명을 짓고 이 단체 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마치 개인 계좌인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인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한 부동산 중개사가 임대인의 이름과 동일하게 단체명을 지어 삼행시 단체 계좌를 만든 뒤 임차인들에게 이 계좌로 전세보증금을 입금하게 하여 거액을 편취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 같은 신종 사기 수법이 일반적인 주의망으로는 걸러내기 어렵다고 판단, 금융회사의 계좌관리 방식을 원천적으로 뜯어고치기로 했다.

개인 성명으로 오인할 여지가 있는 단체가 계좌 개설을 신청할 경우 금융회사가 사기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행정 지도를 내렸다.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을 바탕으로 앞으로 임의단체 계좌 발급 시 단체명 옆에 '(단체)'라는 문구를 의무적으로 부기하도록 시스템도 개편한다. 이 제도는 다음달 은행권부터 우선 시행된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중소금융권은 전산 개발을 거쳐 순차적으로 도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송금하려는 상대방이 개인임에도 불구하고 계좌명 옆에 '(단체)'라는 문구가 붙어있다면 정당한 수취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으므로 즉시 송금을 중단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일상적인 금융거래 속에 숨은 범죄 위험 요소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선제적으로 차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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