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면세점 구매액 내리막길...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는 매출 급증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이들이 국내에서 사용한 카드 금액이 5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면세점 업계와 이른바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로 대표되는 로드숍 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면세점들이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구조적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생존 기로에 서 있는 반면, 로드샵들은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것.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상반기 외래관광객은 882만5967명을 기록, 작년 같은 기간(770만1407명)보다 14.6% 늘었다. 역대 가장 많은 외국인이 방문했던 2019년 상반기(843만9214명)와 비교해도 4.6% 높다. 또 최근 한국은행 집계를 보면, 2분기 중 비거주자 카드 국내 사용 금액은 약 5조26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8.2% 급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일 한국면세점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면세점 매출액은 9199억4652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면세점 구매 인원은 9.2% 늘었지만 1인당 면세 구매액이 작년 7월보다 16.4% 감소한 35만6000원에 그치면서 전체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1인당 면세 구매액은 '다이궁'(보따리상) 매출 비중이 높았던 2021년만 해도 263만4000원에 달했지만 이후 계속 줄어들면서 지난해 50만원대로 급감했다. 올해 1∼7월 1인당 면세 구매액은 43만4000원 수준이다.
2019년 25조원에 육박했던 면세점 업계 매출은 지난해 14조원으로 반토막 나면서 면세점 주요 4개사의 작년 영업손실 합계는 3000억원에 육박했다. 이는 연간 영업손실 규모가 가장 컸던 2022년(1395억원)을 대폭 상회하는 수치다.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최근 신라·신세계면세점은 높은 인천공항 임대료에 '철수'라는 극단적 선택까지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문화산업에서 한국의 위상이 많이 올라가고 있지만 쇼핑 행태가 변하면서 면세업종은 과거보다 어려워져 '생존의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 등 생활·뷰티·패션 로드숍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방한 외국인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 명동 플래그십 매장의 매출 4분의 1은 외국인 카드 결제가 차지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2분기 매출은 1조461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나 뛰었다.

다이소 역시 해외 카드 결제액이 1년 사이 50% 이상 급증했으며 생활용품과 캐릭터 상품이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무신사의 경우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에서는 지난 2분기 중국인 거래액이 직전 분기 대비 257% 폭등했고, 무신사 홍대점의 상반기 중국인 고객 거래액도 전년보다 180% 급증했다. 무신사 스탠다드가 운영하는 외국인 특화 매장 5곳(강남·명동·성수·한남·홍대)에서만 합산 거래액이 120%나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면세점 위주였던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트렌드가 이제는 로드숍에 맞춰져 있다"며 "올리브영·무신사 같은 K-브랜드 매장은 관광지 못지않은 필수 방문 코스가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