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원조야"…대박 난 '익산 농협 찹쌀떡' 두고 진실공방
소부당 측 "2019년 식약처에 제출한 우리 찹쌀떡"
익산 농협 측 "흥행 찬물에 참담한 심정" 분통
법적 장치 미비…레시피 저작권 인정 어려워
익산 농협의 '생크림 치즈 찹쌀떡'을 두고 원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른바 '떡게팅'(떡+티켓팅)이라는 신조어가 붙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이 제품을 두고 소상공인과 익산 농협의 주장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전주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소부당은 자사의 공장장이 익산 농협으로 이직한 후 레시피 표절이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익산 농협 측은 소부당보다 2년 전부터 메뉴 개발을 진행했다고 맞서고 있다.
"2017년부터 만든 우리 떡" VS "품목제조 보고서가 증명"
22일 CBS노컷뉴스 취재에 따르면 소부당은 2019년 6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해당 찹쌀떡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익산 농협 측은 "소부당보다 2년 앞선 2017년부터 직원을 파견해 제품 기술을 배워왔다"며 "기술이전 계약서까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기술이전 계약서'에 따르면 익산 농협은 해당 찹쌀떡에 대한 기술 계약을 2017년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이전 내용에는 떡 제조‧포장 등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이 담겨있다.
반면, 소부당은 입장을 내고 "익산 농협이 출시한 찹쌀떡은 소부당에서 2019년 최초로 만들어낸 카스텔라 생크림 치즈 찹쌀떡이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하는 품목제조 보고서에 2019년 6월로 보고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앞서 소부당은 '카스테라 생크림 치즈찰떡'이라는 이름으로 2019년 6월 식품안전나라에 품목제조 보고서를 제출했다. 반면 익산 농협은 2022년 6월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소부당 "전 공장장이 기술 빼돌려" vs "해당 직원은 기술 개발팀 아니야"
소부당 측은 근로계약서 조항에 따라 "회사에 모든 정보나 기술은 타인에게 기밀 유지해야 한다"며 " 퇴직 후에도 사업 관련 자료를 유출한 경우 민‧형사상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조항 또한 명시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익산 농협 측은 지목된 직원의 경우 "기술 개발팀에서 근무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을 배워온 직원은 따로 있다"며 "2017년 기술 이전 과정에서 이미 조합원에게 해당 떡에 대한 광고도 진행된 상황으로 몹시 억울하고 참담한 심정이다"고 덧붙였다.
익산 농협 측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현재 파트 타임으로 일하면서 제빵 제조 업무를 수행한다. 최근 흥행한 찹쌀떡은 기술 개발팀에서 전담한다.
법적 장치 미비…최초 레시피 저작권 인정 어려워
저작권법상 저작물은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규정된다. 연극, 미술 저작물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레시피는 음식을 만들기 위한 기능적 설명 또는 아이디어에 해당한다. 현행 저작권법은 음식 조리법을 창작물의 결과가 아니라 창작 전 단계인 '아이디어'로 본다.
조리법을 계량화해 특허받을 수는 있지만, 심사 과정 자체가 까다롭다. 특허 출원 비용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과정도 복잡하다.
특히 특허 출원하면 조리법을 공개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영업 비밀을 세상에 공개하는 셈이다.
앞서 논란이 된 떡볶이 프랜차이즈 '배떡'이 로제떡볶이 레시피를 도용했다는 의혹도 이와 마찬가지다.
음식물과 관련해서는 제조공법 특허출원이나, 상표 출원 등 허가가 쉽지도 않고 보호받지도 못하는 현실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레시피에 대한 저작권은 굉장히 허술하게 보호되고 있는 실정이다"며 "끊임없이 문제가 불거지는 만큼 해당 부처에서부터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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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CBS 김대한 기자 kimabou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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