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기사 전화 한 통에... 907일 탈옥 생활 마침표 찍은 신창원 [그해 오늘]
1997년 1월 20일.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이 부산교도소에서 탈옥했다. 신창원은 탈옥 후 무려 907일 동안 4만㎞의 거리를 이동하며 도주를 지속했고, 100여건의 절도를 추가로 저질렀다. 당시 동원된 경찰 인력만 97만명에 달했고, 57명의 경찰이 파면, 해임, 전보 조치를 당했다. 그렇게 도피생활을 이어오던 1999년 7월16일, 전남 순천시 한 아파트에서 한 통의 신고 전화로 검거됐다.

탈옥 후 신창원은 1990년대 후반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뒤흔들고 다녔다. 그가 탈옥한 과정부터 ‘신출귀몰’한 행적들이 세간의 화제가 됐다.
그는 1989년 서울 성북구 돈암동 한 가정집에서 3000여만원의 금품을 빼앗다가 공범 중 한 명이 집주인을 흉기로 살해해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교도소에서 감옥 생활을 하던 그는 7년 만에 탈출을 감행한다.
신창원은 노역 작업 중 얻은 작은 실톱날 조각으로 하루에 20분씩 감방 화장실 쇠창살을 잘라냈다. 톱질 소리가 밖에 들릴 것을 우려해 음악방송이 나오는 저녁 시간대만 이용했다. 그는 2개월동안 1.1.5cm의 쇠창살 2개를 조금씩 갉아내 끊어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174cm 80kg의 건장한 체격이던 그가 환기통의 좁은 공간을 빠져나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그는 3개월 만에 60~65㎏까지 감량한다. 날렵해진 몸으로 환기통을 타고 1층으로 내려가 쇠창살로 교도소 내 교회 신축 공사장 철담장 밑의 언 땅을 파내고 공사장 부지로 진입, 공사장에서 주운 밧줄로 공사장 벽을 넘어 탈옥한다. 탈주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30분에 불과했다.
교도소를 나온 신창원은 인근 농가에서 양복과 구두, 자전거 등을 훔쳐 시내로 향했다. 이후 택시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고, 택시기사를 위협해 현금을 빼앗았다. 이후에도 도피에 필요한 돈과 차 등을 훔쳤고, 여성들과 사귀면서 은신하는 데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 신창원 검거에 경찰 97만명 동원…수배 전단만 463만장
탈옥 후 생활을 위해 100여건이 넘는 강도와 절도를 저질렀음에도 일부에서는 그를 ‘홍길동’이나 ‘일지매’ 같은 ‘의적’으로 칭송했다. 신창원을 추앙하는 팬카페에 개설되는가 하면, 검거 당시 그가 입었던 의류가 유행하기도 했다.
당시 신창원 검거에 동원된 경찰 인력만 97만명에 달한다. 계속된 검거 실패로 경찰 57명의 경찰이 파면, 해임, 전보 조치를 당했다. 경찰이 뿌린 수배 전단은 463만장, 탐문한 업소와 은신 용의처는 2100만여곳이다.
그러던 신창원은 한 통의 신고 전화로 검거됐다. 1999년 7월16일 전남 순천시 한 아파트에 수리하러 갔던 수리기사에 의해서다. 수리기사는 작업을 갔다가 우연히 신창원을 목격했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50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해 신창원을 체포했다.
◆ 2년 6개월 만에 검거된 신창원, 징역 22년 6개월 추가

신창원은 교도소에서 중졸, 고졸 검정고시에 연이어 합격하며 모범수로 지냈다. 하지만 그는 2011년 8월 경북북부교도소 독방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이후 중환자실에서 3일간 치료받은 신창원은 다시 대전교도소로 복귀해 복역 중이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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