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까지 랩"…'암 투병' 할매 래퍼 서무석 할머니 별세

지난 1월 혈액암 3기 판정, 최근 건강 악화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평균 연령 85세인 경북 칠곡군 할매 래퍼 그룹 ‘수니와칠공주’ 멤버 서무석 할머니가 87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5일 칠곡군에 따르면 림프종 혈액암 3기를 앓고 있던 서 할머니는 이날 오전 대구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서 할머니는 작년 8월 칠곡군 지천면에 사는 할머니들과 함께 평균연령 85세의 8인조 래퍼 그룹을 결성했다.

그룹 결성 당시 리더 박점순(86) 할머니는 “우리는 마지막 숨을 내쉬는 순간까지 랩을 하기로 약속했다”며 “앞으로도 랩을 때리면서 치매도 예방하고 용돈도 벌며 건강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멤버 서 할머니의 몸에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올해 1월 대구의 한 병원을 찾은 서 할머니는 림프종 혈액암 3기와 시한부 3개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서 할머니의 랩을 향한 열정은 막을 수 없었다. 암 투병 사실이 알려지면 좋아하는 랩 공연을 하지 못한다는 걱정에 가족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서 할머니는 암 투병 중에도 매주 2번 진행하는 랩 연습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으며 각종 방송에 출연하거나 정부 정책 영상 제작 등에 참여하는 열정을 보였다.

실제로 의사가 예측한 시한부 3개월이란 시간을 훌쩍 넘겨 지난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글 주간 개막식’ 공연 무대에도 올랐다.

하지만 공연 이후 건강 상태가 갑자기 나빠졌고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암이 폐로 전이돼 의식이 혼미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채나연 (cha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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