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불과 한 달 전까지 반도체 종목을 대거 사들이던 외국인이 5월 들어서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4조원 넘게 팔아치우는 동시에, 로봇 관련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순매수 1~3위, 모두 로봇주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4일부터 11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현대차(3,215억원)였습니다.
두산로보틱스가 3,077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레인보우로보틱스도 2,27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상위 3개 종목 합산 순매수 금액만 9,000억원을 훌쩍 넘습니다.
외국인 매수 상위권이 로봇 테마로 꽉 채워진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삼성전자우를 대거 순매도했습니다.
우선주까지 합산하면 4조원을 넘는 규모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개인 투자자들이 이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다는 겁니다. 개인은 SK하이닉스를 집중 매수하며 외국인과 정반대의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외국인은 왜 반도체를 팔고 로봇을 사나

4월만 해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3,230억원, SK하이닉스를 8,070억원어치 사들이며 반도체 업종에 강한 베팅을 이어갔습니다.
그랬던 외국인이 한 달 만에 태도를 바꾼 배경에는 '차익실현'이 자리합니다.
AI 반도체 수요 기대감으로 주가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르자, 외국인 입장에선 추가 상승 여력보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더 크게 느껴졌을 겁니다.
그리고 그 자금이 향한 곳이 로보틱스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생성형 AI가 소프트웨어 혁신의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AI가 실제 산업 현장과 일상에 직접 구현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로봇은 그 중심에 서 있는 산업입니다.
현대차, 완성차가 아닌 '로봇 기업'으로 재평가

혹시 현대차가 외국인 순매수 1위라는 게 의외로 느껴지셨나요?
시장에서는 현대차를 이미 단순한 자동차 회사로 보지 않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앞세워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KB증권 강선진 연구원은 "현대차는 로보틱스 선도 기업으로서 성장주 프리미엄을 받아야 한다"며 "12개월 선행 PER 15.9배는 지나치게 저평가된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증권 임은영 연구원도 "현대차가 여전히 로봇의 대장주"라며 2027년에는 현대차·기아 합산 시가총액이 토요타를 역전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목표주가 80만원에 매수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지금 로봇주, 어떻게 봐야 할까

외국인 자금의 흐름은 시장이 주목하는 다음 성장 동력을 먼저 알려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반도체가 AI 인프라의 1라운드였다면, 로보틱스는 AI가 현실 세계로 확장되는 2라운드라는 시각이 점점 힘을 얻고 있습니다.
다만 로봇주는 여전히 기대감이 선반영된 구간이 있는 만큼, 단기 급등보다는 산업의 실제 성장 속도를 함께 확인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외국인이 어디에 돈을 넣는지 주시하면서, 본인의 투자 원칙 안에서 냉정하게 판단해보시길 권합니다.
로봇이 공장 바닥을 넘어 증시 중심에 서는 날이 생각보다 빠르게 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 본 기사는 투자 권유가 아닌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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