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글로벌 is]① 알짜계열 합병 '건설 리스크' 분산 나선다

경기 과천시 별양동에 있는 코오롱글로벌 본사 /사진=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벌이 지주사 코오롱으로부터 알짜 계열사를 넘겨받아 건설 리스크 완화를 꾀한다. 회사는 연간 매출의 80% 이상이 발생하는 건설부문 원가율이 2022년 이후 급격히 상승하면서 실적부진에 빠진 상태다. 이에 안정적인 운영수익을 올리는 골프장·호텔 법인을 합병해 수익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우량자산을 편입해 재무개선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배구조 재편 건설경기 변동성 극복

11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코오롱LSI와 MOD를 흡수합병한다. 현재 코오롱LSI의 최대주주는 코오롱으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MOD는 코오롱과 이웅열 명예회장이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LSI는 호텔 운영과 자산관리, 식음료 서비스업 등으로 지난해 매출 1489억원, 영업이익 8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MOD는 골프장과 콘도미니엄을 운영하며 같은 기간 매출 305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달성했다. 두 법인 모두 안정적인 흑자기조가 이어져 코오롱글로벌의 실적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우량자산 편입으로 재무구조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코오롱글로벌의 부채비율은 356.4%였지만 합병 이후 295.2%로 61.2%p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편입자산에는 기존에 보유했던 라비에벨관광단지(4573억원)에 마우나오션관광단지(2738억원), 해안가 부지(147억원), 호텔 카푸치노 등이 더해진다.

/자료=공시 가공

이번 합병은 건설경기 변동성을 극복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오롱글로벌은 2023년 인적분할로 자동차부문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떼어낸 후 매출 대부분이 건설부문에서 발생한다. 연간 매출의 80%가 건설부문에서 창출되지만 2022년 이후 원가율이 급등하면서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설부문 원가율은 2022년 86.3%에서 2023년 94.1%로 7.8%p 악화했으며 지난해에는 96.1%까지 치솟았다. 원가율 상승과 맞물려 영업이익도 급감했다. 2022년 1667억원에서 2023년 76억원으로 95.44%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적자전환해 영업손실 567억원을 기록했다. 건설부문 매출이 2022~2023년 2조2000억원대에서 지난해 2조5000억원으로 성장했음에도 수익성은 원가율에 발목을 잡혔다.

합병신주 발행해도 지배구조는 그대로

코오롱글로벌은 합병신주를 발행해 코오롱LSI, MOD의 기존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흡수합병한다. 합병비율은 코오롱글로벌 보통주, 코오롱LSI 보통주, MOD 보통주가 각각 1.0000000대0.9949361대1.5004580 등이다.

합병신주로 보통주 649만1246주를 발행함에 따라 총주식 수가 1893만2713주에서 2542만3959주로 늘어나지만 지배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주주의 지배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코오롱글로벌의 최대주주는 지주사 코오롱이며 지분율은 합병 이전 75.23%에서 합병 이후 72.70%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친다.

/자료=코오롱글로벌 IR

합병일정의 경우 이달 1일 이사회 결의를 시작으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기 위한 주주확정 기준일을 16일로 설정했다. 7월28일부터 8월11일까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의사를 접수하며, 12일 코오롱글로벌의 임시 주총과 코오롱LSI·MOD의 이사회가 열린다.

합병 반대주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는 8월12일~9월1일로 예정됐다. 주식매수청구권 기준가는 보통주 9627원, 우선주 1만5919원이다. 최종적으로 10월에 합병이 완료되며 1일은 합병기일, 2일은 합병등기일, 22일은 합병신주 상장 예정일 등으로 정해졌다.

합병 이후 자산총액은 3조1200억원으로 예상되며 그중 자본은 7900억원, 부채는 2조3300억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안정적인 운영사업을 통해 건설경기 변동성을 극복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개발에서 운영까지 부동산 자산의 생애주기를 총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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