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를 가장 조용히 즐기며 포르쉐 타이칸 GTS가 살짝 보여준 미래[시승기]

조회수 2023. 4. 24. 10: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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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M투데이 이정근기자] 정말 뽑기운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는 아침이었다.

바로 제주에서 열린 포르쉐 75주년 기념 행사 '포르쉐겟어웨이' 행사 당일 10대의 다양한 포르쉐 중 오늘 시승하게 될 포르쉐를 선택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2인 1조로 탑승하며 오전에 1대, 오후에 1대를 번갈아가며 타는 방식이다.

오전 세션은 와인딩 위주로 포르쉐의 짜릿한 능력과 강렬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고, 오후 세션은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달리며 포르쉐의 여유로운 마음을 즐겨 보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같이 시승하기로 한 기자의 능력과 운 덕분에 오전에는 전 세계 750대만 생산한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911 타르가 GTS를 탑승했다.

그리고 오후 세션에는 포르쉐의 미래를 보여주는 스포츠 세단 타이칸을 시승했다.

오전 세션이 끝나고 오후 세션에 타게 될 포르쉐 최초의 전기차 타이칸이 들어오고 있다. 컬러도 스포츠 세단 다운 레드 컬러라 더욱 즐겁게 탈 수 있을듯 하다.

타이칸은 라인업도 화려하고 다양하다. 전기차지만,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있고, 각자 원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포르쉐는 촘촘하게 라인업을 구축해 두었다.

기본형 모델인 타이칸에서 부터, 약간의 오프로드와 아웃도어를 위한 크로스 투리스모, 퍼포먼스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4S, GTS, TURBO, TURBO S까지 다양하다.

가격도 기본형 모델이 1억 3천만원부터 시작하고 모델과 옵션에 따라 가격은 계속 올라간다.

오후 세션에 시승할 타이칸은 그란투리스모 스포츠라는 이니셜이 붙은 '타이칸 GTS'다.

GTS답게 성능은 오버부스트시 최대 598PS의 출력을 내고, 0-100km/h는 불과 3.7초면 충분하다. 최고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되며 국내 인증 기준으로 주행가능거리는 317km다.

충전은 급속 충전으로 단 5분이면 최대 100km까지 주행할 수 있을만큼 충전이 되며, 270kW 급속 충전기로 22.5분이면 최대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포르쉐 타이칸 GTS는 듀얼 모터가 앞, 뒤 액슬에 하나씩 위치하고 있어 사륜 구동의 구동방식이 가능하게 만든다.

타이칸 GTS는 대부분 타이칸 TURBO와 비슷하지만 GTS에 맞도록 최적화한 부분들이 많다. 듀얼 모터, 리어 디퓨저 등이 대표적이며, GTS 고유의 디자인 포인트들도 가득하다.

타이칸과 함께 다시 오후 세션을 시작했다. 도열한 10대 중 1대는 타이칸, 1대는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였는데, 동시에 시동을 켜니 으르렁 거리는 사운드로 잠시 귀가 먹먹해졌는데, 포르쉐 타이칸은 그 어떤 소리도 내지 않고 조용했다.

마치 오전에 지나온 제주 비자림의 한 가운데 있는듯한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며 출발 준비를 마쳤다는 신호를 시각적인 사인으로 보내준다.

전기차이지만 포르쉐의 DNA는 그대로 가지고 있다. 어떤 모델을 타더라도 포르쉐라는것을 알 수 있는 5개의 서클이 있는 계기반의 형태를 디지털로 재현해냈는데, 아날로그 감성은 없지만, 필요한 정보들은 직관적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포르쉐 타이칸은 일반적인 포르쉐에서는 보거나 듣기 힘든 것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라이트 컨트롤 기능이 적용된 파노라마 루프와 일렉트릭 사운드다.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데, 전자식 액정 필름을 통해 완전히 투명하게 또는 중간 중간 불투명하게, 완전히 불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데 시승 중에는 확인해보지 못해 아쉬웠다. 왜냐하면 제주의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하늘을 가리는 것 자체가 미안했기 때문이다.

실제 보면 이런 느낌이다. 타이칸은 첨단 기술을 미래지향적인 모습으로 보이게 하는 특별한 재주가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은 맞는것 같다.

오픈 톱이 아니더라도 포르쉐 타이칸 GTS는 충분히 높고 푸르른 하늘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스포츠카다. 하늘을 가리는 파노라마 루프는 방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타이칸 GTS에는 포르쉐의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심장을 뛰게하는 사운드를 전기차에 맞게 재해석한 'E-스포츠 사운드'가 있다. 사운드를 활성화하면 엔진에서 나오는 날것 그대로의 사운드는 아니지만 마치 우주선을 타고 있다면 이런 사운드가 나겠구나 싶은 기분 좋은 전자음이 들린다. 외계인을 고문하며 차를 만든 덕분일까? 듣고 있으면 왠지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오른발에 힘이 들어가고 스티어링 휠을 잡은 양손에 힘이 들어간다.

짜릿한 흥분을 가라앉히고 포르쉐의 전기차는 무엇이 다를까 생각해 본다. 타이칸 GTS는 기본적으로 전기차다. 전기차 그대로의 모습으로 달리며 느껴 보기로 한다. 'E-스포츠 사운드'를 잠시 끄면 한없이 조용한 실내에 적막이 흐르고 노면에서 올라오는 자잘한 소리만이 귀를 간지럽힌다.

이내 제주 서남쪽 산방산이 보인다. 오전이었다면 보기 어려웠을 절경이 펼쳐진다. 여유로운 출력으로 오르막, 내리막 어디든 부드럽게 달려 나가며 산을 타고 흐르는 바람의 소리와 새소리 그리고 바다의 소리를 그대로 차 안으로 가져온다.

모슬포를 지나면서 애월로 올라가는 해안 도로를 지나는데 이곳은 돌고래가 헤엄치는 것을 볼 수 있는 구간이다. 눈으로는 돌고래를 직접 목격했지만, 아쉽게도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다. 다만, 돌고래가 바다 위로 뛰어오를 때 조용한 타이칸 실내로 그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잠시 휴식을 위해 멈춘 곳에서 먼저 달려 나가는 2도어 스포츠카들이 눈에 들어왔다. 제주의 푸르른 자연과 컬러풀한 포르쉐가 너무도 잘 어울린다.

해안도로를 달리며 제주의 바다와 산을 즐기다 보니 어느덧 시승 종료 지점이 다가온다. 여기서 전기차인 타이칸의 배터리는 이런 가혹한 주행과 여유로운 주행을 하루 종일 견디며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타이칸 GTS의 공인 인증 주행거리는 317km고, 표시된 것을 보니 배터리가 절반 정도 남아 있고 주행 가능 거리는 197km가 찍여 있다.

오전에는 한라산 주변 도로를 약 110km 정도 달리고, 오후에는 해안 도로를 따라 약 70km 정도를 달린다고 하면 일상적인 주행을 했을 때 절반 정도 남아있어야 하고 오늘 같은 가혹한 환경이라면 더 많은 배터리가 소모되었어야 했을 텐데.

함께 주행한 인스트럭터는 포르쉐 타이칸의 회생제동 시스템의 능력은 최대 80%까지 운동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고 한다. 덕분에 제동이 많은 구간에서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다시 회수해 달릴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각각의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지. 먼저 레인지(RANGE) 모드 기준으로 195km를 더 달릴 수 있다고 보여준다. 레인지모드는 가능하면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동승석 디스플레이까지도 강제로 끄는 등 최대한의 노려을 한다.

다음으로 노멀(Normal) 모드는 주행가능거리가 조금 줄어든 189km다. 레인지 모드와는 6km 정도 차이가 난다.

스포츠(SPort)모드로 바꾸면 주행거리는 180km로 뚝 떨어진다. 레인지 모드 대비 15km나 더 짧아진다.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주행가능 거리는 176km로 줄어든다. 레인지모드 대비 거의 20km 정도 줄어든다.

하루 종일 한라산 주변과 해안도로 200km 정도를 주행하고서도 190km 정도를 더 달릴 수 있다면 일상 생활에서는 일주일에 1번 정도 충전하면 충분히 타이칸의 모든것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포르쉐의 첫번째 전기차 타이칸 GTS를 타고 제주 해안을 즐겼다. 포르쉐는 미래 전동화 시대에 이미 많은 준비를 했고, 가장 먼저 타이칸을 내놓아 어떻게 포르쉐 DNA를 유지하며 포르쉐를 고객과 함께 즐길 수 있을지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그래서 앞으로 나오게 될 911 전기차, 카이엔 전기차, 마칸 전기차 등 모든 라인업에 추가될 전기차이 심심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 보다는 디지털화 된 진화한 포르쉐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더 커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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