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읍성, 물 없는 해자 흔적 찾았다…원형 복원 속도

서산 해미읍성 진남문 앞 해자 발굴 현장. 서산시 제공

서산 해미읍성은 해자를 갖췄으나 물 없는 방어시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산시·충남역사문화원은 19일 시청에서 이완섭 시장, 이경복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연구실장, 시의원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산해미읍성 진남문 해자 구간 발굴 조사’ 최종보고회를 열어 조사 성과를 발표하고 원형복원 방안을 논의했다고 20일 밝혔다.

발굴을 맡은 충남역사문화원은 이날 보고회에서 “해미읍성 정문인 진남문 일원의 해자는 내·외벽 단면이 수직에 가깝고 성벽에서 약 9~15m의 간격을 두고 너비 3.7~4m, 깊이는 1.8~2.5m로 조성됐다”고 공개했다.

충남역사문화원은 “해자는 구간별로 벽체를 구성하는 돌이 차이가 있어 구간별 축조 방법이 다르게 건설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기반층 바닥이 고르게 다져진 흔적이 발견돼 물이 차 있는 일반적인 습식 해자가 아니라 물이 없는 건해자(마른 해자)로 판단한다”며 “다만 지형상 해자 바닥 땅밑으로는 물이 흘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호 충남역사문화원 조사연구부장은 “해자를 조성한 시기는 성벽을 쌓은 뒤로 확인된다. 해자를 언제 메꿨는지 등은 근현대 시설물이 들어서면서 지형 훼손이 심각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발굴조사는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지난해 10월부터 진남문 앞 해자 구간 2400㎡를 발굴했으며, 2015년 서산해미읍성 해자 복원 정비계획에 따라 추진한 2016년 시굴 조사에서 진남문 1, 2차 축조 해자가 발견돼 복원을 위한 정확한 현황 파악을 위해 진행됐다. 앞서 서산시는 2005년 북쪽 구릉 지역과 진남문 앞 해자를 조사했으며 2013년 북쪽 일부 구간의 해자를 복원했다. 이완섭 시장은 “이번 발굴조사로 해미읍성 원형 복원의 디딤돌이 마련된 것 같다. 조선시대 충청권 군사, 행정의 중심지이자 내포문화를 대표하는 해미읍성의 온전한 역사경관 회복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