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전 차종 통행’ 지하 81m 도로의 도전

“지하도로 위로 수영강이 지나갑니다.”
지난 4일 오후 대심도 도로(지하 40m 깊이에 터널을 뚫어 건설하는 지하도로)인 부산 만덕센텀고속화도로 공사를 감독한 조현석 ㈜유신 책임건설사업관리기술인은 개통 직전 사전점검에 나선 박형준 부산시장 등 시 간부들이 탑승한 버스에서 “현재 지하 60m를 지나가고 있는데 이 구간 공사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터널 안 공기정화시설 앞에 내렸더니 커다란 철문이 보였다. 철문은 높이 4.2m, 너비 4.5m다. 현장 관계자가 철문을 당겼더니 반대편 차로가 보였다. 현장 관계자는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철문을 열면 반대편 차로가 나온다. 그대로 빠져나가면 된다. 철문은 항상 닫혀 있는데 누구나 열 수 있다. 한번 열면 1분 뒤 자동으로 닫힌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일 개통하는 만덕센텀고속화도로는 국내 세번째이자 비수도권 최초 대심도 도로다. 부산 북구 만덕동~해운대구 재송동 왕복 4차로(9.62㎞)다. 최대 깊이가 지하 81m다. 2019년 11월 착공해 지난 1월 완공했다. 착공일을 기준으로 하면 6년3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연 2.5%를 반영한 사업비는 민간투자 5885억원(74.3%), 국비 898억원(11.3%), 부산시 예산 1118억원(14.1%) 등 7912억원이다.

국내 최초 대심도 도로는 2021년 4월 완공한 서울 양천구 신월동~영등포구 여의도동 왕복 4차로(7.53㎞) 신월여의지하도로(제물포터널)이다. 이어 서울 양평동~독산동 왕복 4차로(10.33㎞) 서부간선지하도로가 2021년 8월 완공됐다. 네번째 대심도 도로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강북구 석관동 왕복 4차로(10.4㎞) 동부간선지하도로로, 2029년 7월 완공 예정이다.

만덕센텀고속화도로가 주목받는 것은 모든 차량이 드나들 수 있는 국내 첫번째 대심도 도로이기 때문이다. 신월여의·서부간선·동부간선 지하도로는 소형차 전용이다.
부산시는 화재·침수 등 대형 사고에 대비해 안전 장치를 마련했다. 연기가 나면 자동으로 물이 뿌려지는 스프링클러와 분말소화기가 5m 간격으로 각각 4129개·868개 있다. 사람이 대피하는 공간(갱) 25개가 250m마다, 소형차가 대피하는 공간 12개가 750m마다, 대형차가 대피하는 공간이 3개 있다. 또 소방차와 사람이 피난하는 승강기와 비상계단 3개가 있다. 내진설계·방재시설 1등급이고 침수에 대비한 수중배수펌프 31대가 있다.

만덕센텀고속화도로는 제한속도가 80㎞이며 차량 막힘이 없으면 전 구간 11분 걸린다. 종전 42분에 견줘 31분이나 단축된다. 통행속도는 종전 시속 18.2㎞에서 61.7㎞로 3.4배 빨라진다. 부산시는 만덕대로·충렬대로·해운대로·중앙대로·고분로 통행 시간이 5~32% 감소한다고 예상한다. 또 통행요금·시간비용·유류비용을 더한 통행비용이 9774원에서 6000원으로 3774원 절감된다고 밝혔다.
만덕~센텀 구간 요금은 소형차 기준 1100원(0시부터 새벽 5시까지)~2500원(아침 7시부터 낮 12시까지)이다. 만덕~동래 구간 요금은 600원(0시부터 새벽 5시까지)~1400원(아침 7시부터 낮 12시까지)이다. 10일 0시께 개통하고, 설 연휴 마지막날인 18일까지 무료다. 민간투자회사가 40년 동안 운영하는데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부산시가 보조하지 않는 형식이어서 언제든지 요금이 올라갈 수 있다. 민순기 부산시 도시공간계획국장은 “요금 인상을 하려면 우리 시와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선임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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