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지금도 특자도 추진?"…김동연 "답 안줘, 윤석열 정부와 다른 독자 길 가"(종합)
문 전 대통령, 경기도청 깜짝 방문 김 지사와 회동
김 지사, ‘평화의 차, 평화의 벼, 평화의 씨앗’ 등 평화 염원 3종세트 선물
[더팩트ㅣ수원=진현권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기도청을 깜짝 방문해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만났다.
4일 ‘10.4 남북정상선언 17주년 기념식’ 참석차 수원을 찾은 문 전 대통령은 행사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4시쯤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경기도 청사를 전격적으로 찾았다. 전직 대통령의 경기도청 예방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민선도지사 이전(1994년 이전)에는 현직 대통령이 초도 순시 형태로 방문한 일이 드물게 있었다.
김동연 지사는 도청 1층 정문 앞 문 전 대통령 하차 지점까지 나와 전직 대통령 부부를 영접하면서 "경기도청을 찾아 주셔서 큰 영광"이라고 정중하게 인사했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의 경기도청 방문은 대한민국 최대인 1410만 명 경기도민을 위해 일하는 도청 공직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경기도 직원 400여 명은 문 전 대통령 부부가 로비로 들어서자 탄성을 터뜨리면서 큰 박수로 뜨겁게 맞았다. 상당수 직원들은 '이니♡수기 환영해요'라고 적힌 피켓 등을 들고 문 전 대통령 부부를 환영했으며, 곳곳에서 "멋있어요" "건강하세요" 같은 응원의 목소리가 나왔다.
문 전 대통령은 환하게 웃음을 지으며 도청 직원들이 내민 손을 일일이 잡아주고, 셀카 요청에도 응했다.
한 직원은 "신청사 입주 후 이렇게 로비에 자발적으로 많은 직원들이 나온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날 직원 대표 2명은 문 전 대통령 부부에게 평화-화합의 의미를 담은 라벤더, 올리브가지, 카모마일 꽃다발을 전하며 전직 대통령 부부의 경기도청 방문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1층 로비, 엘리베이터, 민원실 등에 설치된 TV화면에는 '사람을 잇다, 문재인과 경기도!'라는 자막이 흘렀다.
문 전 대통령의 전격적인 경기도청 방문 일정은 이번 주에 결정됐지만, 경기도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호 목적상 보안을 유지하면서 조용히 환영행사를 준비해 왔다.
김동연 지사는 문 전 대통령 부부를 5층 집무실로 안내한 뒤 환담을 했다. 문 전 대통령 부부와 김 지사의 집무실 환담에는 경기도 3부지사(행정 1·2 및 경제), 정무수석, 비서실장,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문 전 대통령과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등을 시작으로 대화를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은 "지금도 특자도를 추진하느냐?"고 물었고, 김 지사는 "그렇다. 저희가 할 건 다 준비했지만 중앙정부가 주민투표에 답을 주지 않고 있다. 경기도는 지금 윤석열 정부와 다르게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다"고 답했다.
김 지사는 윤석열 정부와 다르게 가는 ‘독자적인 길’로 확대 재정 추진, 기후변화 대응 정책 및 RE100 선언, 사회적 경제 추진 등을 예로 제시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경기도가 비중이 가장 크니까, 경기도가 방향을 바로 잡으면 대한민국을 선도(先導)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중앙정부가 다른 방향으로 갈 때 경기도가 가야 할 방향으로 선도하면 바람을 일으키고 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지사는 문 전 대통령에게 주 4.5일제 같은 경기도 간판 일자리 정책 등을 설명했고, 문 전 대통령은 경청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광역단체장 평가에서) 1등을 하다가 우리 지사님한테 뺏겼다고 하던데"라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지사님께서 물론 열심히 하셨지만 도청 공무원들이 함께 해주셔서 가능했을 것"이라며 "(김 지사가 1위를 하는데 도움을 준 경기도 공무원들이) 참 고맙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과 김 지사는 참여정부 시절 김 지사가 주도해 작성한 ‘비전2030’ 등을 소재로 대화를 이어갔다. 이로 인해 당초 20분간 예정했던 환담시간은 40분으로 2배 늘어났다.
이날 김 지사는 문 전 대통령 부부에게 감사의 뜻을 담아 3가지 기념품(‘DMZ꽃차’ ‘대성마을 햅쌀’ ‘장단 백목(콩) 종자’)을 선물했다.
꽃차는 DMZ 청정지역에서 자라는, 백목련 꽃봉오리(꽃말 ‘숭고한 정신’)를 채취한 ‘평화의 차’다. 햅쌀은 비무장지대 대성동마을에서 올해 첫 수확한 것으로, 국내 최초의 남북교배종인 ‘평원(平願-평화를 바라는)벼’이다.
장단 백목(白目)은 해당 지역 일대가 민통선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재배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토종콩이다. 문 전 대통령이 평산마을에 심어주시길 희망하며 경기도가 마련한 '평화의 씨앗'이다.
김 지사가 경기도청을 찾은 문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평화의 차, 평화의 벼, 평화의 씨앗'은 일종의 ‘평화 염원 3종 세트’라 할 수 있다.
문 전 대통령은 김 지사가 하나씩 선물의 의미를 설명하자 "오, 오"하면서 감탄사를 연발했고, "콩 종자는 제가 재배해보겠다"고 했다.
이날 환담을 마친 문 전 대통령은 청사를 나서면서 방명록에 '행복한 경기도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듭니다, 경기도 파이팅'이라고 적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이 향한 곳은 광교호수공원이었다. 김 지사도 문 전 대통령과 동행했다.
문 전 대통령 부부와 김 지사 및 부인 정우영 여사는 약 1시간 정도 국내 최대 호수공원 주변을 거닐며 자연스럽게 산책 나온 국민과도 인사를 나눴다. 이어 문 전 대통령과 김 지사는 도보로 기념식장인 수원컨벤션센터로 이동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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