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는 왜 이제서야 '선재'를 만났을까
저가커피 마케팅 성공하자 전략 선회
중간 가격대 애매한 위치 고민 깊어지면서
새 돌파구 찾으려는 시도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이디야커피가 홍보 모델로 배우 변우석을 발탁했다. 이디야가 모델을 기용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전국 매장 수 1위', '소비자 만족도 1위' 등을 기록할 때도 사용하지 않던 전략이다. 최근 초저가를 내세운 커피 브랜드들이 홍보모델 팬덤을 앞세워 영향력을 키우자 이디야도 새로운 전략 카드를 내민 덕으로 보인다.
◆ "본사가 더 노력하겠다"
이디야커피는 최근 배우 변우석을 홍보모델로 발탁했다. 변우석은 지난 5월 정영한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서 주인공 선재 역을 맡은 뒤 젊은층의 인지도가 높아진 인물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변우석의 선한 이미지가 우리와 맞아 모델로 발탁했다"며 "창사 23년 이래 최초의 브랜드 모델이다. 새롭고 신선한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변우석은 이달 말부터 이디야커피의 TV 광고에 등장한다. 이후 신메뉴 홍보 등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모델을 활용한 스틱커피는 점포 내에서만 판매해 가맹 수익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디야커피는 가맹점과의 상생을 첫 번째 기업 철학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은 변우석 발탁과 동시에 점주들에게 "새롭고 신선한 이미지로 도약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한다"라며 "그 첫번째 시도로 그간 많은 점주와 고객들이 바라던 이디야커피 모델을 발탁하고, 더 매력적인 브랜드로 다가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디야커피는 마케팅 비용 전액을 이디야 본사가 부담한다고 발표하며 '타사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가맹점 매출 향상과 브랜드 가치 상승을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문 회장은 "제품과 공간 등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새로운 트렌드에 앞서가는 이디야커피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라며 "다시 빛나는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 좁아진 입지, 악화한 수익성
창사 첫 모델 발탁은 저가 브랜드들의 마케팅 확대에 대한 대응 등에 따른 결정으로 분석된다.
현재 이디야커피 성장세는 주춤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디야의 매출은 2756억원으로, 전년(2778억원) 대비 0.8% 감소한 수치다.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12년 이디야가 실적을 공개한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 역시 8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8.1% 줄었으며, 당기순이익은 34억원에 그쳤다. 소비심리가 둔화하면서 신규 점포 출점도 쉽지 않으며, 폐업 점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전국 매장 수 1위' 타이틀도 내줬다. 이디야커피는 2019년 프랜차이즈 커피 업계 최초로 가맹점 3000개를 달성했다. 2001년 중앙대 1호점을 연 이후 18년 만이었다. 세계적으로도 한 국가에서 3000개 이상 매장을 지닌 커피 브랜드가 탄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매년 300개 이상의 매장을 신규 유치해오던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서는 신규 출점이 둔화했다. 공정위 가맹사업정보에 따르면 이디야커피의 실제 점포 수는 2021년 3018개에서 2022년 1개 증가했다. 현재 이디야의 전국 매장 수는 2000개 후반이다. 약 3000개 점포를 보유한 메가커피에 밀렸다.
동시에 경쟁사들의 모델 기용이 영향을 미쳤다. 메가MGC커피는 2022년 8월 축구선수 손흥민을 처음 브랜드 모델로 선정했다. 당시 회사 측은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손 선수의 건강하고 밝은 이미지와 다양한 취향을 즐길 수 있는 메가커피의 ‘즐거움’ 이미지를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메가MGC커피의 가맹점은 2022년 2173개에서 올해 3000개를 돌파했다. 지난 5월 경기 시흥시에 3000번째 가맹점인 오이도점을 열었다.
컴포즈커피는 지난해 12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뷔’를 새로운 모델로 발탁했다. 컴포즈커피는 ‘21세기 팝 아이콘’ 방탄소년단 뷔와의 시너지를 통해 컴포즈커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컴포즈커피의 자체 앱 가입자 수는 2021년 300만명에서 올해 9월 1500만명으로 증가했다.
이디야커피도 결국 전략을 선회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시장이 양극화하면서 중간 가격대 브랜드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라며 "이번 이디야커피의 결정은 그 고민을 보여주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Copyright © 한경비즈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입사 나흘된 신입사원 턱 만지며 추행한 팀장 벌금형
- “중국산 못믿겠네” 알리익스프레스 화장품에서 ‘독극물’ 비소 다량 검출
- 루치펠로, 프리미엄 구강케어 신제품 치약 2종 출시
- "어머니 유산 일부 달라" 동생들 상대로 소송 건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 승소
- 삼성전자, 브랜드가치 첫 1000억달러 돌파…"글로벌 5위"
- 더현대 서울, 올해는 '서커스'…인증샷 맛집의 크리스마스는[현장]
- 트럼프 트레이드와 경기 호조로 급등하는 美 국채금리[글로벌 현장]
- “전동킥보드 타고 12대 중대 의무 위반 시” 건보 적용 안 된다
- “우리 회사 주식 안사요”...백종원 ‘더본코리아’, 직원들에게 외면
- "변화 없이 혁신 없다" 이재용 불참한 삼성전자 55주년 창립기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