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끊겨 경찰차 부른 10대들…부모는 “왜 안 데려다줘” 항의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may@mk.co.kr) 2023. 1. 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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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자료 사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미성년자들이 밤 11시가 넘어 ”집에 데려다 달라“며 경찰을 부른 사연이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이 이를 거부하자 심지어 학부모가 전화를 걸어와 “민원을 넣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고 한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어젯밤부터 화가 나는 K-고딩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커뮤니티는 회사 이메일로 직장을 증명해야만 가입할 수 있다. 글쓴이의 직장은 경찰청이었다.

글쓴이 A씨는 “어젯밤 11시 반에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저는 미성년자다’라는 신고가 들어왔다”며 “가보니 18살에 머리는 노랗게 물들이고 왼쪽 팔에는 문신이 있는 고등학생 2명이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A씨는 “결국은 막차가 끊겼다며 집에 데려다 달라는 말이었다. 조금 화가 났지만 차근차근 잘 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중요한 신고가 접수될 수도 있고, 40분이나 소요되는 거리를 이동해 택시처럼 데려다줄 수 없었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학생들의 부모님에게 연락하기 위해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학생들은 이를 거부하며 “저희 미성년자인데 사고 나면 어떡할 거냐. 책임질 거냐”라며 막무가내로 굴었다고 A씨는 전했다.

화가 났지만 꾹 참았다는 A씨는 학생들에게 “길이 무서우면 지구대에 있다가 부모님께 연락해서 데리러 와달라고 부탁해라”라고 설득했다.

그러자 학생들은 A씨를 비웃으며 “근데 아저씨 이름 뭐예요?”라고 물었고 A씨는 더 이상 대화가 안 된다고 판단, 이름을 알려준 후 “알아서 가라”고 한 뒤 지구대로 돌아왔다.

학생들의 부모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건 그로부터 1시간 뒤였다. A씨에 따르면 이들의 부모는 “아이들이 이 시간에 길거리에 돌아다니면 집에 데려다 줘야지 무엇하는 거냐. 장난하는 거냐. 민원을 넣겠다”고 항의했다.

A씨가 학부모에게 “택시비를 보내든 데리러 오라”며 재차 거절하자 학부모는 욕을 하며 “민원을 넣고 인터넷에도 올리겠다”고 윽박질렀다고 A씨는 덧붙였다.

A씨는 “경찰관이 길바닥에 미성년자를 내버려 두고 간다며 각색한 민원을 넣을 것 같다”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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