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여름 트레킹은 덥고 힘들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하지만 단 30분이면 그 편견을 완전히 깨뜨릴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새별오름이다.
가을 억새로 유명하지만, 여름의 새별오름은 생명력 넘치는 초록 능선과 시원한 바람으로 또 다른 매력을 뽐낸다.
짧은 오름길 끝에서 만나는 제주의 풍경은, 바다보다 시원하고, 도시의 바람보다 훨씬 자유롭다.
새별오름

여름의 새별오름은 파란 하늘과 맞닿은 거대한 초록 융단처럼 펼쳐진다. 가을의 억새가 주는 서정적인 매력과 달리, 이 계절에는 짙은 녹색이 주는 에너지가 여행자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정상에 오르면 사방이 탁 트여, 오름을 스치는 바람이 온몸을 감싸며 더위를 단숨에 잊게 만든다.
인공적인 냉방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이 시원함을 만나기 위해, 많은 여행자들이 한여름에도 이곳을 찾는다.

새별오름은 주차장을 기준으로 두 개의 탐방로를 제공한다. 왼편 서쪽 탐방로는 경사가 가파른 계단길로, 빠른 시간 안에 정상을 정복하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하다.
약 20분이면 숨이 차오르는 동시에 성취감이 밀려온다. 반대로 오른편 동쪽 탐방로는 완만한 흙길과 능선이 이어져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어느 길을 택하든 정상에서 만나는 풍경은 같다. 발아래로 펼쳐진 중산간 지대와 멀리 협재·금능 해변, 그리고 에메랄드빛 바다 위의 비양도가 한 폭의 풍경화처럼 자리한다.

여름철 새별오름은 시간대 선택이 관건이다. 햇볕이 강한 정오에서 오후 3시 사이는 피하고, 이른 아침이나 일몰 무렵을 노리면 한결 시원하게 오를 수 있다.
특히 해 질 무렵 정상에 서면 붉게 물드는 하늘과 초록 능선, 멀리 반짝이는 바다가 어우러진 장관을 만날 수 있다.
또, 일부 오름은 주차장이 없거나 주소 검색이 어려운 경우가 있으니, 출발 전 제주 관광정보센터(064-740-6000)에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새별오름은 짧지만 강렬한 트레킹으로 제주의 여름을 가장 제주답게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온통 초록으로 물든 능선,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바람, 그리고 사방으로 펼쳐진 풍경은 더위마저 여행의 일부로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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