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특혜 단호히 배격…사업 스트레스 봉사로 풀어요”
광주일보가 만난 경제人
이미진 여성경제인협회 광주지회장
재산 늘리기보다 신뢰와 신용 쌓는 일에 최선 다하는 것에 자부심
여성 기업들 평가받을 기회라도 동등하게 얻는다면 더 성장할 것
분명히 세상에는 남성과 여성이 거의 절반씩 존재한다. 남여가 신체적 또는 생체적 이유로 인해 차이는 존재하지만 차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도 전근대 시대를 지나 현대에 이르러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다. 각각의 특징과 개성이 잘 조화되었을 때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도 누구나 알고 있다. 남성만이 독점하던 ‘금녀의 영역’이 서서히 그 빗장을 풀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여성이 접근하거나 넘어설 수 없는 벽들이 존재한다. 오랜 기간 남성 중심의 생각이 세상을 지배했고, 특히 신속한 성장과 강한 추진력이 요구되었던 우리나라의 압축 성장은 이러한 틀을 더 공고히 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그 속에서 어머니로 대표되는 여성의 희생과 교육열이 그 기저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선진국들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 남성 중심의 사고, 문화, 시스템 등은 존재하고 있다. 투표로 자신의 대표를 선출하는 권리, 참정권이 여성에게 처음으로 주어진 것은 1893년 뉴질랜드에서다. 이후 호주(1902년), 핀란드(1906년), 미국(1920년), 영국(1928년), 프랑스(1946년) 등이 뒤를 이었고 스위스(1971년)는 우리나라(1948년)보다도 늦었다. 유리천장이라는 말은 1970년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만들어낸 신조어다. 소수 민족, 다른 인종에 더해 여성이라는 이유로 충분한 능력을 갖췄음에도 고위직으로 올라서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실제로 광주시청, 전남도청 등 지방자치단체의 3급 이상 여성 고위직 비율은 절반은커녕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정부 장·차관, 국회의원, 대기업 CEO 등 정치·경제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소수의 선택 받은 여성만이 간신히 고위직에 올라서 있다. 동등한 출발점, 여건, 기회 등을 가질 수 없는 실정에 육아·가사의 부담이 여성에게만 집중, 결혼을 거부하고, 출산마저 회피하면서 국가는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해방 이후 70여 년만에, 다른 선진국들이 수 백년 걸렸던 그 과정을 엄청난 속도로 극복해 같은 대열에 들어선 우리나라가 이제 막 전성기에 접어들자마자 지속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급속한 경제 성장 과정에서 잠시 뒷전으로 미뤄왔던 문제들에 대한 성찰과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수도권으로의 과도한 집중과 국가불균형 발전, 부와 직업의 대물림과 고착화된 양극화, 그리고 여성에 대한 차별과 출산에 대한 지원 미흡 등을 들 수 있다. 지난 3월 6일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앞두고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지수’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9개국 중 29위를 차지했다. 2013년 이후 12년 연속 꼴찌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여성들이 일하기 힘들며, 이것이 개선될 여지도 거의 없다는 의미다.
아이슬란드가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27위), 튀르키예(28위)마저 우리나라의 앞에 있다. 성별 임금 격차, 관리직급의 여성 비율, 이사회 참여 여성 비율, 의회 진출 여성 등 10개의 지표에서 우리나라는 최하위 또는 하위권에 해당되었다. 이러한 참담한 여건에서도 누구의 도움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여성들이 있다.
자수성가한 여성으로 대표적인 인물은 미국의 다이엔 핸드릭스(77)다. 농장주의 딸로 태어나 자산 21조원을 일궜는데, 포브스 선정 미국의 가장 부유한 자수성가 여성 11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건축자재회사 ‘ABC서플라이’를 이끌며, 공장이 있는 지역에 기부와 공헌에 앞장선 것으로도 유명하다. 과감하게 경쟁사들을 인수하는 등 사업가 기질을 앞세워 성공적으로 기업을 이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있다. 지난해 호텔 신라 이부진 사장과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한 ‘2023년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명’ 명단에 올랐다. 1981년 광주에서 태어나 동신여고,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뒤 2005년 네이버의 전신인 NHN에 공채로 입사해 17년만인 2022년 3월 한국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의 첫 여성 CEO이자 최연소 CEO가 되었다.
광주의 여성 기업들을 대표하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광주지회 제10대 회장 이미진 미건설·미엘리베이터 대표이사는 ‘정성·정의·정직’를 자신의 모토로 하고 있다. 이익 추구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기업을 운영하기에 다소 거리가 있지만, 여성의 기업 운영 원칙은 남성의 그것과 달라야 한다는 그녀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었다. 한국여성경제인 광주지회는 지난 1999년 창립되었으며, 광주·전남 일부지역의 여성 기업인을 회원으로 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21년 12월 경선을 거쳐 당선되었다. 130명에 불과했던 가입 회원을 2년만에 270명까지 늘려 전국 19개 지회 가운데 두 번째 규모로 키우고, 대통령상 수상 기업도 전국 4개 가운데 2개를 휩쓰는 등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특혜·배려에 익숙한 것을 비판하고, 남성과 동등한 기회를 강조하는 그녀는 사업 시작과 동시에 봉사를 시작해 30년간 계속하고 있다. 봉사·기부·기여를 더 할 수 있는 ‘여유 있는 부자’가 기업 경영에 나선 이유라는 이 회장에게 여성 경제인으로서의 경영 방침, 성과, 바람 등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궁금하다.
▲어렸을 때 지금의 남편을 만나 너무 불같은 사랑을 했다.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는데,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지만 강행했다. 아들 둘을 낳았는데, 남편이 연이어 사업에 실패하고 정말 먹고 살기가 어려웠다. 친정에 손 벌릴 수도 없었고, 주변에 도움을 받을 곳도 물론 없었다. 아이들을 굶길 수는 없다는 생각에 지인 소개로 인테리어 업체에 경리로 취직하면서 1993년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가서 보니 너무 체계도 없었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었다. 정상적으로 회계 처리를 하고, 영업 계획을 세워 확장하다보니 어느 순간 기업으로 성장해 갔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 대표의 가족들이 회사 임직원으로 들어오면서 갈등이 생겼고 사표를 냈더니 대표가 커튼 한 품목만 맡아서 해볼 것을 제안했다. 양동 한 커튼 업체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수 개월을 배웠더니 디자인, 색채 등에서 나름 변화를 줄 수 있었다. 기성제품이 아니라 신선하고 독특한 샘플들을 내놨더니 장사가 너무 잘 됐다. 1년 수입을 한 달에 벌 정도였는데, 그러면서 사업에 눈을 떴다.
-지금은 건설, 엘리베이터 등 4개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커튼이 너무 잘 되니 대표와 그 가족들이 욕심을 부렸다. 독립을 한 것이 1997년이었는데, 당시 회사에 납품을 하던 창호업체 대표가 제안을 해와 인수를 하게 됐다. 그렇게 창호와 인테리어를 함께 하면서 10년 벌 돈을 3년만에 벌었다. 대명엘리베이터는 최대주주로, 기술자 출신인 대표가 동반성장을 위해 함께 하자고 제안해와 참여하고 있다. 장성에 공장을 두고 직접 엘리베이터를 생산하면서 수리·보수까지 맡고 있는데, 2014년 지원 요청을 받고 투자한 것이다. 현대·오티스 등 대기업과 현장에서 경쟁하면서 어렵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광주·전남 4000여 대, 서울 600여 대의 엘리베이커를 수리·보수하는데 미엘리베이터가 일부를 분담하고 있다. 4개의 사업체 매출이 400억 원 정도이며, 직원 수는 170여 명이다. 내년에 500억 원에 도전해보겠다.
-정말 짧게 이야기했지만, 엄청난 노력이 숨어 있을 것 같다.
▲3남매의 막내 여동생으로 태어나 사랑만 받고 살았다. 그러다가 결혼과 함께 모든 것이 사라지고, 혼자 일어서야 했다. 반대한 결혼을 한만큼 더 실망시켜드릴 수 없다는 각오로 더 열심히 살았다. 신혼 때는 20번 넘게 이사를 다녔고 그때마다 저 많은 집 중에 들어갈 곳이 없다며 한탄하기도 했다. 성공할 때까지 친정에 갈 수 없다는 생각에 정말 최선을 다해 하나하나 잘 하려고 했다. 나름 전달력이 있어 상대방을 잘 설득해냈고, 계약서를 잘 쓰는 장점도 발휘된 것 같다. 운이 좋았다.
-유리천장이 없을 수 없다.
▲사업을 하는데 애로사항은 말도 못할 정도다. 주로 남성들을 상대로 영업을 해야 하고, 여기저기서 시기와 질투에 시달려야 하며, 여성들은 안 된다는 낯선 시선과 차별 대우를 이겨내야 한다. 여성 기업인도 아줌마 소리 듣지 말고 CEO로 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혜택이나 배려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과거 이야기이긴 하지만 한 번은 기업인 모두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고령의 남성 기업인이 김치를 안 찢는다고 옆에 있는 여성 기업인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제가 조용히 옆에 가서 저희도 똑같이 회비내고 여행하는 입장이고, 할 수는 있지만 하라고 강요하고 지적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조용히 식당을 나가시더라. 여성 경영인이 남성 경영인처럼 영업하면서 술도 마시고 골프도 하는 등 친화력을 무기로 할 수 없다. 영업하면서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기가 정말 어려운데, 건설현장이든 어디든 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성공한 사람의 과거는 처절해야 아름답다고 한다. 후배 여성 기업인들이 실수나 후회를 덜 하게 하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해 자기 일에 몰두해야 하며, 평가받는 입장에서 매사 조심하고 단정해야 하며 클리어해야 한다고 자주 조언한다.
-남성 기업인들이 형이라고 부른다는데.
▲(이 회장은 한참을 웃었다.)사실이다. 잘 어울리는 편이다. 오늘도 남성 후배들과 골프를 함께 치려고 했는데 인터뷰 때문에 못갔다. 당장 현금 10억원은 없지만, 그만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적 인프라와 신용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회사도 채무 없이 운영하고 있으며, 신뢰와 신용으로 사업을 30년간 하면서 저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은 없었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 제 재산을 늘리기보다 신뢰와 신용을 쌓는 것에 최선을 다하며 그것이 저의 자부심이다. 열심히 살며 노력하지만, 질투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있다. 그 사람들은 꼭 과거 제가 어려웠던 시절을 이야기하며 저를 깎아내리려 하는데, 그 시절이 없었으면 지금의 저도 없다.
-정말 스케줄이 꽉 차 있다.
▲아직 여유 부릴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사실 대한전문건설협회 광주지회 여성위원장, 광주테크노파크 이사 등 20여 개에 달하는 기관·단체·협회에서 임원이나 감사를 맡고 있는 이유도 있다. 어느 날인가, 대기업 회장께서 갑자기 저를 불렀다. 도저히 갈 수 없는 형편이어서 다음에 찾아뵙겠다고 했는데, 그 회장께서 나중에 “다른 사람들은 만사를 다 제치고 찾아온다”며 제게 좀 불편하게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저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입장이고, 그 누구라도 바로 만날 수는 없다고 말씀드렸다. 여전히 조그만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작은 약속이라도 소중히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성·정의·정직’이라는 슬로건이 좀 위험하게 보인다.
▲여성 경영자와 남성 경영자는 다를 수밖에 없다. 한 번 맡은 일은 정성스럽게 임해야 하고, 정의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며, 정직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여성 기업을 선택하도록 하려면 그만큼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능력면에서도 여성이 당당하게 남성과 동등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저는 광주시나 교육청 등 공공기관에 여성 경제인이라는 이유로 특별히 대접하거나 지원해줄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신 지역 발전을 위해 여성기업에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줄 것을 요청하고, 관급공사를 여성 기업인이 더 맡게 해주면 그만큼 기부하겠다고 제안했다. 무엇인가를 요구할 때는 명분과 논리를 가져야 하며, 받는 것이 있으면 주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마인드로 사업을 한다.
-어려운 시기는 없었나.
▲왜 없었겠나. 20년 전쯤 한 지역대학에 창호 시공을 맡은 적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담당자가 여성이 대표인 기업에는 일을 못 맡기겠다고 대놓고 말했다. 여러 번 찾아가 한 번만 믿어보라고 신신당부한 끝에 간신히 공사를 하는데,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이미 시공한 창호까지 떼어내 모두 다른 곳으로 옮겨놔야 한다는 부탁을 받았다. 약속은 했지만 엄두가 안 났다. 고민 끝에 아들 2명에 지인들까지 불러 한겨울 새벽 5시까지 추위와 싸우며 일을 마쳤다. 그 다음부터 그 대학 일은 도맡아서 하고 있다. 신용을 최고로 삼아야 하며, 실수는 할 수 있지만 거짓으로 무엇인가를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도 얻었다.
-봉사와 헌신, 기부를 강조하는 이유가 있나.
▲제가 사업 시작과 동시에 30년째 봉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1억원 이상 기부했거나 5년내 납부를 약정한 고액 기부자)으로, 한 달에 기본으로 2~3차례 배식 봉사, 재단 기부, 장애인 봉사 등에 나선다. 서구 학교밖 아이들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고 싶다고 해 보내주고, 교도소 출소자들 중 면접을 통해 채용했다. 광산구 용진원에 카니발을 기부하거나 장애인 부부 합동 결혼을 후원했고, 고엽제 피해자 치료, 장애인 암투병 치료 등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기도 했다. 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제가 정치를 하려 한다고 수군거리지만, 절대 아니다. 저도 잘 기억이 안 나는데 25년 전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아동들에게 매달 기부금을 내겠다고 하고 실천했는데, 지난 2022년에는 사랑의 열매로부터 장기기부대상을 받기도 했다. 지역 기업인이 지역에서 번 돈으로 어렵고 소외된 분들을 돕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열심히 봉사하면 제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또 사랑의 열매 장기 기부 감사패, 법무부 기부 대상 등도 수상하니 기분도 좋아진다. 가끔 사업을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번아웃 현상도 겪는데 봉사가 그럴 때마다 제 마음을 잡아주었다. 워런 버핏이 “열정은 성공의 열쇠다. 희생과 봉사는 성공의 완성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문구를 항상 기억하려 애쓴다.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봉사단을 구성하면서 회원들도 함께 나서줘 감사하다.
-직원들과는 어떻게 지내나.
▲욕을 하거나 거친 단어를 사용한 적이 없다. 불경기라고 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한 적도 물론 없다. 항상 매출을 공개하고, 논리로 설득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최근에 대명엘리베이터 전직원이 중국 상해 엘리베이터 박람회를 4일간 다녀온 적이 있다. 처음에는 수억원의 비용을 사비로 보내겠다고 했다. 140명 가운데 단 2명이라도 기술 혁신 아이디어를 얻어온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만일 현대나 오티스가 아니라면 다음 자리는 당연히 대명이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며,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설득에 결국 모두 동의해 회사 예산을 다녀왔다. 박람회에 대한 소감문을 직원들에게 쓰도록 해 그 가운데 3명에게 아이디어 포상을 했으며, 이 아이디어들이 우수조달업체로 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오는 12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있는 엘리베이터박람회는 간부 사원만 다녀올 예정이다. 미래와 직원을 위해 투자하는 것은 아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 소신이다. 직원들이 회사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 저의 일이다.
-여성 기업들을 위해 지역사회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여성 기업이 남성 기업과 같은 선상에서 달려갈 수 있게만 해주셨으면 좋겠다. 수의계약, 일반계약 등에 있어 영업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며, 기관·단체·기업 등에 여성 기업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주셨으면 한다. 여성 기업들이 평가받을 기회라도 동등하게 얻는다면 여성 기업들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인맥관리는 어떻게 하나.
▲모임이 30개 정도 있는데, 느낌으로 참석하고, 가면 존재감을 드러낸다. 만난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끌어내는 것을 잘하는 것 같다. 사실 제가 사업할 체질은 아니다. 강한 사람에게 강하고 약한 사람에게 약한 성격이어서 어려운 점도 있다. 다만 전달력과 감각은 좀 타고난 것 같다. 제가 회장에 취임한 후 여성 기업인들도 한 달에 한 번 반드시 월례회의를 하게 하고 전문 강사를 초빙해 강연을 듣게 한다. 100여 명의 회원들이 지속적으로 참가하고 있는데, 이런 자리에서 인맥이 두터워진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가끔 진정한 봉사를 하고 있는 것인지 돌아볼 때가 있다. 퇴근하고 주차하면서 오늘은 무슨 좋은 일을 했는지 생각해본다. 제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어려움을 듣고 아무도 모르게 필요한 만큼 기부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부를 쌓아 보고 싶다. 회사 대표의 입장에서는 대명이 우리나라에서 삼성, 현대, LG와 같은 브랜드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관계로 공적인 일을 결정해서는 안 되며, 친한 사이라는 이유로 이익을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지역사회가 한 번 고민해볼 문제다. 사업을 하면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예의를 갖추면서 당당하게 대하고 싶다.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도 정의로워야 한다는 소신을 지키며, 지역사회에 따뜻함을 불어넣는 여성 기업인이 되고 싶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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