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양강 구도 속 진보진영 '완전 단일화' 실패
보수, 10년 전 단일화 실패 '악몽' 설욕 노려…진보는 '막판 담판' 주목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10월 16일 재·보궐선거 후보 등록이 27일 마감하는 가운데, 진보진영은 서울시교육감 투표용지에 적어도 2명의 후보가 이름을 올린다.
진보진영 단일화 기구에서 정근식 후보를 단독으로 추대했지만, 단일화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던 후보가 독자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보수진영은 전날 조전혁 후보가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던 김영배 예비후보와 정책협약식을 갖고 12년 만에 하나의 후보를 내기로 해 일단 단일화에서는 한발 앞서게 됐다.
보수, '완전한 단일화'로 10년전 패배 설욕 노려
27일 낮 12시 현재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서울시교육감 후보자 명부에 조전혁 후보만 있다. 조 후보는 전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찌감치 후보 등록을 마쳤다.
조 후보는 직업으로 서울시 미래교육연구원 원장, 경력으로 2022년 서울 중도보수교육감 후보,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을 기재했다. 재산은 -6억8천811만4천원을 신고했다.
조 후보는 지난 25일 보수 단일화 기구인 서울시교육감중도우파후보단일화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 후보로 추대됐다.
여론조사에서 경쟁했던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과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결과에 승복했고, 경선에 불참했던 김영배 예비후보도 전날 정책협약식을 통해 조 후보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앞서 독자출마를 선언한 윤호상 전 서울미술고 교장도 있으나, 통대위 측은 '보수로 분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보수진영이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단일화에 성공한 것은 2012년 재·보궐선거 당시 문용린 후보 이후 12년 만이다.
2012년 당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자 재·보궐선거를 치렀고, 보수진영 단일후보로 나온 문 후보는 54.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2014년에도 보수진영은 문 당시 교육감을 단독 후보로 추대했으나, 고승덕 후보가 불복하고 선거에 나서면서 진보진영 단일 후보였던 조희연 후보에게 패했다.
진보진영 후보 최소 2명…막판 담판 가능할까
정근식 후보는 27일 오전 서울선관위에서 후보 등록을 했다. 다만 선관위는 후보 등록 당일 오후 6시께 심의 후 명부를 홈페이지에 게재하기 때문에 아직 정 후보의 프로필은 올라오지 않았다.
진보진영 단일화 기구인 '2024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는 지난 25일 정 후보를 최종 단일 후보로 추대했다.
단일화 경선에 참여했던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 홍제남 전 교장,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은 이날 한자리에 모여 연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던 진보 성향의 인사 중 방재석(필명 방현석)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전날 불출마와 함께 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정 후보 측은 다른 후보와도 물밑 접촉 중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최보선 전 서울시 교육위원이 후보 등록을 하면서 '완전한 단일화'는 사실상 무산됐다.
최 교육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인위적인 단일화에 반대한다. 서울시민의 선택권을 침해한다고 본다"고 경선에 불참한 이유를 밝히며 완주할 뜻을 밝혔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독자 출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미 보수진영이 단일화에 성공한 상황에서 진보진영 후보가 여러 명 나오면 표가 갈릴 수 있어서 단일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은 전국비상시국회의 상임고문 명의로 성명을 내고 "보수진영 후보와 일대일 대결을 기대했지만, 일부 민주·진보 진영의 후보들이 그대로 본선 후보들로 남아 있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단일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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