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SK하닉 나스닥行에 마이크론 독주 끝"…AI칩 투자 새판짜기

신기림 기자 2026. 6. 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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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현지 ETF 편입시 패시브 자금 유입…유동성·밸류 개선
생산 확대는 경쟁 심화 변수…마이크론과 정면 승부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494.35포인트(p)(5.84%) 오른 8965.37을 나타내고 있다. 2026.6.25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다음 달 미국 나스닥 상장을 통해 290억 달러를 조달하기로 하면서 월가에서 글로벌 인공지능(AI) 메모리 산업의 투자 지형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의 자본이 이제 AI메모리 최강자 SK하이닉스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AI 메모리 투자 저변이 한층 넓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사상 최대 ADR 도전…월가 AI 자금 끌어온다

SK하이닉스는 24일(현지시간) 미국예탁주식(ADR)을 나스닥 글로벌셀렉트마켓에 상장해 45조4500억 원(약 290억 달러)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장 예정일은 다음 달 10일이다.

조달 자금은 반도체 생산시설과 장비 투자 등에 투입된다.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나스닥에는 엔비디아, 마이크론,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AI 생태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상장돼 있어 글로벌 AI 투자자들의 자금이 집중되는 시장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이들과 같은 투자 무대에서 평가받겠다는 전략이다.

로이터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 목적을 '투자자 기반 확대(broaden investor base)'와 'AI 관련 종목에 대한 강한 투자 수요를 활용(capitalise on investor appetite for AI-linked stocks)'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상장이 성공하면 2014년 중국 알리바바의 뉴욕 ADR 상장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ADR 공모가 될 전망이다.

이번 상장은 한국 기업의 해외 자금조달을 넘어 글로벌 AI 메모리 산업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뉴욕 증시에서 AI 메모리 투자의 대표 종목은 미국 마이크론이었지만, 세계 HBM 시장 선두인 SK하이닉스가 뉴욕 증시에 직접 입성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크게 넓어진다.

"AI 메모리 투자 선택지 확대"…ETF 편입 기대도

미국 투자자들의 AI 메모리 투자방식도 달라질 전망이다.

월가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지금까지 미국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에 투자하려면 한국 증시나 한국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ETF(EWY)를 거쳐야 했지만, ADR 상장 이후에는 나스닥에서 SK하이닉스를 직접 매매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증시에 상장되면 향후 반도체 ETF인 반에크 반도체 ETF(SMH)나 아이셰어 반도체ETF(SOXX) 등 주요 반도체 ETF 편입 가능성도 커진다. 이 경우 패시브 자금 유입이 늘어나면서 유동성과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론과 정면승부…AI 메모리 경쟁 격화

다만 대규모 자금 조달은 향후 메모리 시장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배런스는 SK하이닉스가 조달 자금 전액을 생산설비 확대에 투입할 경우 생산량 증가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메모리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론에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이크론은 이날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과 전망을 발표하며 AI 메모리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회사는 AI용 HBM 공급 부족이 최소 2027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공급 확대 경쟁이 본격화하면 현재의 높은 메모리 가격과 수익성이 장기적으로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되는 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모두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자본 유치 경쟁과 생산능력 확대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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