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피해자 수여하려던 훈장‥막아선 외교부

양소연 2024. 9. 21. 07: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투데이]

◀ 앵커 ▶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에 대해서, 국가인권위원회는 2년 전에, 피해자들의 권리 회복에 힘쓴 공적을 들어 국민훈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훈장을 받기 직전 외교부가 이견을 내면서 이는 없던 일이 됐습니다.

양소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일제 전범 기업 미쓰비시중공업 항공기 제작소에 동원돼 강제 노동에 시달렸던 양금덕 할머니.

[양금덕/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다 하나도 안 잊어버려. 우리가 자발적으로 가? 길을 알아서 자발적으로 가?"

2022년 12월 9일 인권의 날에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을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무산됐습니다.

외교부 반대로 안건이 국무회의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훈장이 무산된 시점은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배상금을 일제 전범 기업이 아닌 국내 재단이 주도록 하자는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이 공개되기 한 달 전.

당시 외교부는 일본을 고려한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조현동/당시 외교부 1차관 (2023년 1월 17일)] "외교적 고려는 있지 않습니다."

서훈을 추진한 인권위와 외교부 간 사전 협의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해명이었습니다.

[박진/당시 외교부 장관 (2023년 2월 15일)] "서훈 수여 문제는 관계부처의 사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명과 달리 외교부는 협의하자는 제안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훈장과 관련해 협의하자는 인권위의 네 차례 요청도 무시하다시피 했습니다.

모란장 수여가 무산된 사실을 알게 된 2022년 12월 5일, 인권위는 무엇을 협의해야 하냐고 공문을 보냈습니다.

11일 뒤, 외교부는 향후 다시 모란장 수여가 추진되면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동문서답을 내놨습니다.

해가 바뀐 2023년 1월 초, 재차 협조 공문을 보냈지만, 이번에 아예 답하지도 않았습니다.

그해 5월 2일 관계부처 회의와 10월 24일, 인권위 사무총장과 외교부 담당자 면담 때도 외교부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재정/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의원] "강제 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만이 아니라, 모든 피해자들 그리고 국민마저도 상처를 입은 사안입니다. 재빨리 수훈 절차 재개해야 합니다."

외교부는 내부 검토 중이므로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양소연 기자(say@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today/article/6638741_36523.html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