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세계식량계획에 아이오닉 5 기증
전기차, 재생에너지 기반 구호 체계
비용 절감과 탄소 저감 동시 추진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지역은 이전보다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의 위협 속에서 삶의 기반이 흔들리는 지역들이 존재하고, 국제사회는 재난 대응과 생존을 위한 구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UN 산하 식량위기 대응 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 World Food Programme) 역시 이런 지역을 대상으로 구호 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 그 과정에서 한 전기차 모델이 현장 차량으로 선택되었다.
UN 구호 현장에 투입된 '아이오닉 5'

현대자동차는 세계식량계획(WFP)에 아이오닉 5 차량 8대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기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지난해 7월 양측이 체결한 업무협약에 따라 진행됐다.
아이오닉 5는 지난해 10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위치한 WFP 모빌리티 센터(Fleet Centre)로 전달된 뒤, 각 지역의 구호 활동 환경에 맞춰 개조 과정을 거쳤다. 이후 세계 각국의 WFP 지역 사무소로 보내져 실제 구호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
차량 지원과 함께 인프라 구축도 병행됐다. 현대차는 WFP 사무소가 위치한 12개국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지원했으며, 같은 국가들에 총 14개의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를 도왔다. 이를 통해 각국 사무소는 운영에 필요한 전력의 평균 84%를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게 됐고, 연간 약 52만 달러(약 7억 7천만 원)의 운영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정전이 잦은 지역에서는 그동안 디젤 발전기에 의존해 전력을 공급해 왔다. 태양광 발전 설비 도입은 연료 수급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보다 안정적인 전력 확보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설비를 함께 도입한 이번 지원은 구호 현장의 운영 효율을 높이는 구조로 설계됐다.
구호 현장에서 검증된 아이오닉 5의 쓰임새


현대차가 공개한 다큐멘터리 영상은 필리핀 지역 구호 현장을 중심으로 아이오닉 5의 활용 모습을 담고 있다. 영상에는 2024년 발생한 태풍 ‘크리스틴’ 이후 현장에서 활동한 재난 대응 공무원 ‘이안(Ian)’과, 기후 난민 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WFP 필리핀 사무소 직원 ‘앨리스(Alice)’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아이오닉 5는 1회 충전 최대 458km의 긴 주행 가능 거리를 바탕으로 구호 지역 간 이동에 활용되고 있으며, 통신과 전력이 끊긴 상황에서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통해 비상 통신 장비와 현장 장비에 전원을 공급한다. 또한 차량용 냉장 장비를 활용해 의약품과 음료를 적정 온도로 운반하는 장면도 영상에서 볼 수 있다.
구호 차량에는 양산을 앞둔 신기술도 적용됐다. 현대차는 두바이에서 진행된 개조 과정에서 ‘투명 금속코팅 발열유리’를 시범 적용했다. 이 기술은 전면 유리에 은 성분을 포함한 20여 개 금속을 10개의 초박막 층으로 코팅한 것으로, 48볼트 전압을 통해 유리 자체가 열을 발생시켜 서리·습기·눈을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 더운 환경에서는 태양 에너지를 약 60% 차단해 실내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성김 사장은 “현대차는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다하며 사람과 물자의 이동 방식을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세계식량계획과 협력해 구호 인력이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현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아이오닉 5는 국내에서 폭발적인 사전 계약과 전기차 열풍을 주도하며 큰 성공을 거둔 모델이다. 그런 차가 이제는 이동 수단을 넘어 전력과 물류를 함께 담당하는 구호 장비로 활용되고 있다. 전동화 기술과 재생에너지를 구호 현장에 결합한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이 된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 또한 “이번 지원은 단순한 차량 기증을 넘어, 실제 구호 현장에서 탄소 배출 저감과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는 운영 방식을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