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무지개 해안도로, 바다 위를 달리는 꿈같은 드라이브! 놓치면 후회할 무지갯빛 여행 코

사진: 사천시 공식 블로그

봄이 오면 사람 마음도 덩달아 가벼워진다. 겨울 내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이끌어, 어디든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그렇게 아무런 계획 없이 향한 곳이 바로 경남 사천이었다.

차창을 열고 달리자, 바닷바람이 얼굴을 간질였다. 바람은 짭조름했고, 햇살은 부드럽게 손등을 스쳤다. 도로가 끝나는 줄 알았던 순간, 눈앞에 환한 무지갯빛 길이 펼쳐졌다.

그 길이 바로, 요즘 SNS에서 핫하다는 ‘무지개 해안도로’였다. 이름처럼 정말 일곱 가지 색이 물든 길, 그리고 그 옆으로 흐드러지게 피어난 봄꽃들. 처음 보는 풍경인데도 왠지 오래전 꿈에서 본 것처럼 낯설지 않았다. 가슴 깊숙이 봄이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드라이브 코스 하나로 완성되는 특별한 하루
사진: 사천시 공식 블로그

사천 무지개 해안도로는 2020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그저 바닷가를 따라 이어진 단순한 길이었지만, 사천시는 여기에 색을 입히고, 포토존을 설치하고, 야경 조명을 더해 특별한 공간으로 탄생시켰다.

용현면 금문리 일대에 조성된 이곳은 지금 사천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됐다. 길은 3km로 길지 않지만, 천천히 달리거나 가끔은 차를 세우고 걸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낮에는 파란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진 쨍한 풍경이 펼쳐진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도로는 서서히 붉게 물든다. 그리고 밤이 오면, 조명이 하나둘 켜지면서 낮과는 전혀 다른 몽환적인 모습으로 변신한다.

특히 ‘선셋파고라’라고 불리는 조형물 근처에선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선 위로 해가 천천히 가라앉는 모습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자연과 사람, 그리고 시간이 함께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순간이다.

자운영 꽃밭과 바다가 함께하는 환상적인 풍경
사진: 사천시 공식 블로그

올해 봄, 사천시는 무지개 해안도로 주변에 3만㎡ 규모의 자운영 꽃밭을 조성했다. 자운영은 붉은 토끼풀을 닮은 작은 보랏빛 꽃인데, 가까이서 보면 그 섬세한 색감과 모양이 참 예쁘다.

평소에는 농사를 돕는 녹비작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피어나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지난 가을, 드론으로 씨앗을 뿌리고 겨울을 지나, 봄이 오자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보랏빛 융단이 깔린 것처럼 들판이 변했다.

해안도로 옆으로는 잔잔한 바다가 펼쳐져 있어, 꽃밭과 바다가 한 프레임에 담긴다. 사진을 찍으려 해도 도저히 어디서부터 담아야 할지 모를 만큼, 눈앞에 풍경이 넘칠 때가 있다.

꽃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는 가운데, 바람에 꽃잎이 살랑거리면 그냥 그 자리에 멈춰 서서 한참을 바라보게 된다.

사진을 부르는 곳, 무지개 해안도로 포토존
사진: 사천시 공식 블로그

무지개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느려진다. 걷는 내내, 곳곳에 설치된 포토존이 눈길을 붙잡는다. 무지갯빛 벤치에 앉아도 좋고, 알록달록 파라솔 아래서 살짝 미소 지어도 좋다.

길을 따라 놓인 색색의 조형물들은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풍경에 재미를 더해준다. 특히 해가 지는 시간은 놓쳐서는 안 된다. 서쪽 하늘이 붉게 타오르기 시작하면, 도로의 색감도 변하기 시작한다.

노을빛을 받은 바다가 반짝이고, 하늘을 수놓은 색이 도로를 따라 퍼진다. 그 풍경 안에 앉아 있으면, 마치 내가 무언가 특별한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마저 든다. 가장 좋은 순간은 카메라로 다 담을 수 없다. 그냥 온몸으로 느끼고, 기억해야 하는 순간이다.

‘2025 사천 방문의 해’로 더 기대되는 무지개 해안도로
사진: 사천시 공식 블로그

올해 사천시는 ‘2025 사천 방문의 해’를 맞아, 무지개 해안도로를 더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꽃밭과 해변을 넘어, 자연과 예술, 그리고 지역의 문화까지 함께 녹여낸 체험형 관광지로 발전시키는 중이다.

길을 걷다 보면, 단순히 예쁜 풍경을 보는 것을 넘어, 이곳 사람들의 손길과 정성이 느껴진다. 사천은 조용하고 소박한 도시다. 그런데 이 무지개 해안도로만큼은, 담백함 속에 선명한 색을 품고 있다.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이 길 위에서는 누구든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여행자라는 이름으로 머물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머무른 시간은, 오래도록 마음 한켠을 따뜻하게 밝혀줄 것이다.

봄날, 당신만의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사진: 한국관광공사

바람이 달콤하고, 햇살이 부드러운 봄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사천 무지개 해안도로를 기억해보자. 꽃이 흐드러진 들판을 걷고, 짭조름한 바다 내음을 맡으며, 색으로 가득 찬 도로를 달려보자.

이곳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걷고, 바라보고, 웃으면 된다. 그러는 동안 자연은 조용히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 줄 것이다. 올봄, 사천 무지개 해안도로에서 당신만의 소중한 봄날을 만들어보자.

잊지 못할 아름다운 순간이, 분명 이 길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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