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있는 아이스팩 '400%' 활용하기

여름이면 어김없이 늘어나는 물건이 있다. 바로 냉동실 구석에 있는 '아이스팩'이다. 온라인으로 식재료를 주문할 때마다 따라오는 구성품이지만, 막상 재사용할 일은 잘 생기지 않는다. 버리려니 아깝고, 모아두자니 냉동실 공간이 부족해진다.
하지만 아이스팩 안에 든 '폴리머 덩어리' 덕분에 의외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보통 배달용 아이스팩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물만 들어 있는 타입과 고흡수성 폴리머를 넣은 젤 타입이다.

이 중 젤 타입 아이스팩은 냉각 효과가 오래가고, 내용물을 꺼내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다. 젤은 수분을 흡수하고 유지하는 특성이 강한데, 실온에 두면 물컹하고 몽글몽글한 젤리 형태가 된다.
1. 방향제와 탈취제 만들기

고흡수성 폴리머는 향료와 잘 섞인다. 작은 유리병에 젤을 넣고, 에센셜 오일이나 향수를 몇 방울 떨어뜨리면 간이 방향제가 완성된다. 냄새가 잘 배는 화장실, 신발장, 차 안에 두면 좋다. 여기에 말린 꽃이나 작은 장식물을 얹으면, 인테리어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여름철 모기 걱정도 해결할 수 있다. 폴리머에 시트로넬라, 라벤더처럼 기피 효과가 있는 오일을 넣으면 모기 기피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
2. 실내 식물 관리
집을 오래 비워야 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건 식물이다. 화분 흙 위에 젤을 덮어두면, 수분 증발을 늦출 수 있다. 따라서 화분에 물을 넉넉히 주고, 아이스팩 속 젤을 얹으면 며칠간 수분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고흡수성 폴리머는 사막 녹화 사업에 쓰일 정도로 수분 보존력이 높다.
3. 냉·온 찜질

젤을 꺼내지 않아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냉동된 아이스팩은 냉찜질에 적합하다. 통증이 있는 부위나 붓기가 있는 곳에 얹으면 진정 효과를 줄 수 있다. 반대로 온찜질이 필요할 때는 실온 상태의 아이스팩을 전자레인지에 넣어 데우면 된다.
이때는 1분씩 나눠가며 온도를 확인해야 한다. 내용물을 지퍼백에 옮겨 필요한 크기만큼 따로 데우면 더 간편하다. 다만, 지퍼백 입구는 꼭 열어둬야 한다. 밀폐된 상태로 가열하면, 내부 압력이 올라 터질 위험이 있다.
4. 냉장고 전기요금 절약

쌓여 있는 아이스팩은 냉동실 온도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냉기를 보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문을 열고 닫을 때 생기는 온도 변화를 덜어준다.
냉동고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려면 내부 공기 흐름을 최소화하는 게 핵심인데, 아이스팩이 이 기능을 대신한다.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하지 않는 한, 3~4개 정도는 냉동실에 두는 게 오히려 전기요금 절감에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폐기 방법을 알아보자. 폴리머는 일반 쓰레기로 분류된다. 내용물을 햇볕에 말려 가루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 종량제봉투에 그대로 넣어 버리면 된다.
아이스팩은 단지 냉장 용도로만 쓰이지 않는다. 냄새 제거, 식물 관리, 찜질, 에너지 절약까지 활용 범위가 의외로 넓다.
무심코 쌓여가는 냉동실 속 아이스팩, 제대로 활용하면 쓸모없는 쓰레기가 아니라 작지만 알찬 도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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