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정, 은퇴 이유 “MBC 개그우먼 시절, 도 넘은 폭력·따돌림”

개그우먼 천수정이 은퇴를 한 이유를 공개했다.

최근 MBC 개그우먼 출신 천수정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지훈앤수정’에 ‘내가 개그우먼을 때려친 이유, 이제는 말할 수 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천수정은 “나는 개그우먼이었다. 지금은 연예계를 떠나 캐나다에서 정착하려고 노력 중인 평범한 엄마이자 가장 사랑하는 이의 아내가 되었다. 2008년에 MBC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했기 때문에 지금은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나는 데뷔초부터 개그우먼으로 활동하는 내내 남모를 아픔으로 너무나도 괴로웠고 불안한 마음 뿐이었다. 그해 방송연예대상 두 곳에서 신인상을 받을 정도로 겉으론 인정받은 것 같았지만 사실 나의속은 병이 들고 있었다. 직장 내 폭력 속에서 마치 너무도 거대한 빙산을 만난 나룻배가 된 것만 같았고 이리저리 그 안의 파도에 파묻혀 소음들 속에 나는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그때는”이라고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돌이켜보면 화려한 게 전부가 아니었던, 진짜 나를 잃어버린 시간이었다”며 “한국을 떠나 호주로 도피도 해봤고 다른 일도 찾아보고 상담도 받으면서 잊으려 노력해 봤지만 트라우마가 된 시간은 나를 오랫동안 쫓아다니며 괴롭혔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줄 알았지만 오히려 나를 더 가두게 됐다”고 힘들었던 시간을 회상하기도 했다.

천수정이 은퇴할 수 밖에 없던 이유는 바로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이었다. 천수정은 “도를 넘어선 신체적 언어적 폭력과 여자로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수치심들 그리고 집단 따돌림들. 지금은 하시모토 갑상선 질환으로 그때와는 변해버린 목소리지만 20대 초반 내 목소리가 듣기 싫다며 윽박지르며 비웃었던 그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심장이 뛰고 가슴이 아파온다. 당장 개그우먼을 때려치지 않으면 더 이상 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나는 그들이 나오는 한국 TV 프로그램을 보지 못하지만 지금은 캐나다에서 그동안 가두어 두었던 나를 찾고 있다. 가해자가 아닌 내가 두려움과 공포에 떨며 살았던 시간들이 이제는 부질없이 느껴지고 이 큰 세상 속에서 제일 헛된 시간들 같다”며 “최고의 복수는 용서하는 것이라더라. 그때의 기억에서 10여 년쯤 멀어진 지금, 나는 용서하려고 한다. 겉으로 화려하게 살았던 그 시간들 보다 평범한 지금이 더 위대한 삶이 된 것 같다”고 뒤늦게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천수정은 지난 2008년 MBC 1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그해 MBC 방송연예대상 코미디, 시트콤부문 신인상,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드라마방송부문 신인개그맨상 등을 수상하며 큰 사랑을 받았으나 돌연 은퇴했다. 지난 2014년 결혼해 슬하에 자녀 두 명이 있다. 현재 캐나다에서 거주 중이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