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요소를 모아 새로움을 만든 분당 주택 ‘적호재’

적호재는 익숙한 요소를 모아 새로움을 만들고, 상반된 요소를 통해 완성됐다. 주변에 비해 독보적인 크기가 되지 않았으면 했고, 사생활 보호와 시각적 개방감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했다. 익숙한 재료와 방식을 차용했지만 그것의 재해석은 새롭고,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지면서 마을에도 신선함을 주고 있다.

진행 이화정 기자 | 글 자료 노말건축사사무소 | 사진 노경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성남시
지역/지구 도시지역, 제2종전용주거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459.9㎡(139.12평)
건축면적 217.42㎡(65.77평)
연면적    572.07㎡(173.05평)
            지하 216.78㎡(65.58평)
            1층 216.17㎡(65.39평)
            2층 91.80㎡(27.77평)
            3층 47.32㎡(14.31평)
건폐율    47.28%
용적률    77.25%
설계기간 2020년 5월~9월
시공기간 2022년 3월~6월
설계       노말건축사사무소 02-6409-6625 www.no-mal.com
시공       자연과 우리

MATERIAL

외부마감 지정벽돌, 노출콘크리트
내부마감 천장 - 지정페인트, 무늬목
            내벽 - 지정페인트, 무늬목
            바닥 - 퀵스텝, 석재, 타일
창호       39T 유리

마당으로 진입할 수 있는 주택의 주출입구와 차고
아웃도어 생활을 즐기는 건축주를 위해 외부로 나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1층 공간의 모든 창이 열리면 외부 정원까지 시원하게 개방된 느낌을 줄 수 있다.
한식 문이 닿아 있는 기둥을 활용해 공간을 가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익숙한 요소로 채워진 집

해당 대지를 포함한 주택단지 내 건물들은 대부분 벽돌로 지어졌고, 하나의 볼륨보다는 분절된 볼륨과 지붕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마을의 특징적 요소들을 활용해 주변의 맥락과 어우러지고 요구사항에 의해 커진 볼륨에 대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큰 볼륨을 작은 볼륨들로 나누고, 3층을 2층에서 살짝 띄웠으며, 3개로 나누어진 지붕의 방향을 다시 서로 다르게 했다. 보편적인 단일 재료에 따른 큰 덩어리감은 콘크리트 슬래브 띠로 층을 나누어 구분했고, 벽돌을 쌓는 방식도 3가지로 다채롭게 구성했다.

접이식 문을 통해 주방을 개폐할 수 있고, 거실과 구분할 수 있다
접이식 문을 통해 주방을 개폐할 수 있고, 거실과 구분할 수 있다
현관의 보이드 공간은 1층에서 2층으로 이어진다.
현관 앞에서 시작된 계단으로 2층과 3층 중정까지 시선이 연결된다.
안방과 욕실 간 벽 상부를 비움으로써 개방감을 가진다.
욕실 문을 모두 열면 침실과의 경계는 사라진다
2층부터는 사적 영역으로 내부는 노출을 줄이기 위해 창을 최소화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식 문이 닿아 있는 기둥이 있다. 이 기둥은 4짝의 문을 받아 내기 위해 적정한 크기가 필요했다. 건축이 볼륨감을 상쇄시키듯, 기둥도 수직적으로는 4개의 덩어리로 그리고 수평적으로는 철제 띠로 구분시켰다. 이때 사용되었던 중심부 철제 기둥은 미즈 반 데어 로에의 기둥에서, 목재와의 접합 방식은 카를로 스카르파의 기둥에서 그리고 철제 띠는 한국의 문화재에서 보았던 기둥 요소들이다.

창을 최소화한 대신 환기와 채광이 가능하도록 외부 중정을 계획했다.
창을 최소화한 대신 환기와 채광이 가능하도록 외부 중정을 계획했다.
복도 공간은 외부 노출되는 창 없이 환기와 채광이 가능하도록 중정을 계획했다.

상반된 요소로 채워진 집

디자인 요소만큼이나 이 집에서 중요한 점은 시각적 개방감과 사생활 보호의 공존이었다. 건축주 가족은 아웃도어 생활을 즐기는 타입으로, 어디서든 외부로 나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는 동시에 사적인 공간은 확실하게 구분되기를 원했다. 가족 공용공간인 1층은 실을 가변적으로 나눌 수 있도록 벽 대신 창으로 구획했다. 그래서 모든 창이 열렸을 때에는 외부 정원까지 시원하게 개방될 수 있다.

주택의 우측면
주택의 좌측면
주택의 야경

사적 공간인 2층부터는 구성이 사뭇 다르다. 내부는 노출을 줄이기 위해 창을 최소화했고, 대부분의 창은 테라스 난간 높이에 가려져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방에서는 개별 테라스가 계획돼 어디서든 나갈 수 있고 충분한 외부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복도 공간 또한 외부에 노출되는 창 없이 환기와 채광이 가능하도록 중정을 계획했다.

일련의 방식은 커튼과 창을 모두 개방하면서도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다. 내부 공간은 개방감과 층간의 단절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 현관의 보이드 공간은 1층에서 2층으로 이어지고 그 시선은 2층과 3층 중정으로 이어진다. 마스터 베드룸과 욕실 간 벽의 상부는 비워서 연결돼 개방감을 가지며 문을 모두 열면 경계는 사라진다. 이 집의 비워진 요소를 통해 수직, 수평적으로 연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