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에 대한 해답, 러닝 A to Z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러닝. 진입장벽이 낮지만 그만큼 정보도 개성도 제각각이다. 이렇게 달리는 게 맞을까? 얼마나 달려야 할까? 어떤 러닝화를 신어야 할까? 여기 그 해답을 소개한다.

사진=월간 아웃도어

러닝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이다. 심폐 지구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신 운동으로 장소나 기후에 구애받지 않는다. 특별한 기술이나 고도의 스피드를 요하지 않아 다른 운동에 비해 안전하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운동을 할 때 발생하는 상해는 대부분 짧은 시간 내 많은 운동을 했을 때 일어난다. 그럼에도 모든 운동이 그러하듯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은 필수다. 특히나 러닝 초보자의 경우 습관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몸에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한 증상이 발생하기 쉽다. 상해 예방을 위해 준비 운동과 정리 운동을 충분히 하고, 서서히 운동 강도를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조기 관상동맥 질환이 있는 경우, 일정한 부위에 통증이나 압박을 자주 받는 경우, 운동 후 어지러움 증이나 호흡곤란 증세를 느낄 경우, 혈압이 높을 경우, 심장 발작이나 이상이 생긴 경우, 관절 문제가 있는 경우 등 신체에 문제가 있을 경우엔 상담 후 의학적 소견에 따라 받고 적절한 러닝을 해야 한다.
러닝을 하기 전 달릴 코스와 대략적인 거리를 파악한 뒤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꾸준한 운동에 도움이 된다. 즐겁게 달리는 가벼운 러닝, 5km 달리기, 10km 달리기, 하프마라톤, 마라톤 등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달릴 때마다 기록을 해두면 꾸준히, 성공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 달리기에 할당하고, 하루 중 언제 달릴 것인가를 결정해 두자. 혼자보다 여러 명이 같이 달리는 것이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단, 운동 중에는 순수하게 운동에만 집중하자. 자신의 운동 결과에 대해 스스로 칭찬하고 만족감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러닝과 다이어트
한때 달리기보다 걷기가 살을 빼는 데에 더 효과적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사람들을 솔깃하게 했다. 이는 2000년대에 파워워킹이 열풍을 일으키며 생겨난 오해로 추정된다. 하지만 걷기 운동이 지방을 빠르게 태운다는 속설은 ‘저강도의 운동일수록 상대적으로 지방을 더 높은 비율로 끌어다 쓴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일 뿐, 당연히 동일한 시간 내 달리기의 에너지 소모율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지방도 탄수화물도 훨씬 더 많이 끌어다 쓴다. 게다가 심박수를 끌어올리는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체지방을 태우는 애프터 번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다이어트에 훨씬 효과적이다. 물론, 달리기는 걷기보다 오래 지속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단순한 걷기 운동보다 호흡량과 운동량이 많으며 소모하는 칼로리도 높지만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걷는 것보다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실제 2000년대에 파워워킹 열풍을 이끈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달리기를 할 체력과 신체능력이 되지 않는 중장년층은 달리기 대신 걷기를 권장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제한된 시간 내에 소비할 수 있는 열량과 운동 강도의 지속성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달리기의 고강도와 걷기의 지속성을 절충한 유산소 운동이 스스로에게 가장 잘 맞는 러닝 다이어트인 셈이다. 이렇게 생겨난 것이 전력 질주와 걷기를 번갈아가며 페이스를 유지해 짧고 굵게 에너지를 소모하는 인터벌 트레이닝, 걷기에 고강도를 더한 파워워킹이다.
최근 전력 질주와 걷기를 번갈아 하는 인터벌 러닝이 대세다. 유산소 운동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운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러닝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심혈관 기능을 강화시켜주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며 불면증과 우울증 개선에도 효과적이며,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비율이 증가해 운동시간 대비 다이어트 효과도 높다. 그러나 전문가의 도움 없이 무작정 시작하기에는 부상의 위험이 따른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의하면 적어도 10km를 50분 내 주파할 정도의 주력을 쌓은 후 인터벌 러닝을 행하길 권장한다. 간단하게 도전해 보고 싶다면 5분간 느린 달리기로 워밍업을 한 후 1분간 전력 질주, 2분간 느린 달리기를 번갈아 하며 4~6회 반복하고 5분간 걷기로 쿨 다운을 하며 마무리하자.

‘잘’ 달리는 법
올바른 달리기 자세는 몸이 땅과 수직을 이루고, 무릎을 들어 올려 보폭을 크게 하는 것이다. 보폭을 크게 하면 골반의 가동 범위가 넓어져 달리기 효과가 상승한다. 시선은 전방 18~20m를 향하고 손과 팔, 어깨 등은 가능한 한 힘을 뺀다. 근육이 긴장되면 에너지 소모가 많을 뿐만 아니라 근육 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 발은 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은 후 앞꿈치가 닿도록 착지하며, 착지 방향은 달리는 방향과 평행이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호흡은 리듬을 갖고 입과 코를 모두 사용해야 공기를 들이쉬고 내쉴 때 저항이 적다.
올바르게 달리는 법과 잘 달리는 법은 다른 이야기다. 올바른 달리기 자세는 모두에게 적용되지만 잘 달리는 법은 사람마다 체형이나 발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통용되는 방법은 있다. 프로 선수들의 달리기 방법을 살펴보면 크게 뒤꿈치로 딛는 힐스 트라이크(리어풋), 중간 발로 딛는 미드풋, 앞꿈치부터 디디는 포어풋 주법, 세 가지로 나뉜다. 보통 단거리를 전력질주하는 스프린터는 포어풋 주법을 사용한다. 발 앞꿈치로 땅을 박차듯 디뎌야 종아리 근육과 아킬레스건이 용수철처럼 몸을 앞으로 밀어내는 힘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마라톤에서도 기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은 대부분 앞발로 착지한다. 러닝을 취미로 즐기는 일반인이라면 불편하거나 다치지 않는 수준에서 어떤 주법을 사용해도 크게 상관은 없다. 오히려 훈련이나 긴 연습 없이 포어풋 주법을 사용하면 종아리나 아킬레스건 통증과 부상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에서도 더 잘 달리기 위해 착지 법을 바꾸는 것은 근거 없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일반 러너라면 기록을 향상시키기 위해 착지 법을 바꾸는 대신 연습량을 늘리고, 착지 법을 바꾸고 싶다면 종아리와 발 근육을 먼저 강화한 뒤 서서히 바꾸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스스로 부담 없이 편하게 달리는 주법이 가장 잘 맞는 주법인 것이다.
잘 달리기 위해서는 호흡도 중요하다. 러닝을 시작할 때 호흡을 적응시키기 위해 코로 숨을 들이쉬고 입으로 내쉬는 호흡법을 먼저 배우는데, 막상 달리기 시작하면 입과 코를 모두 사용해야 공기를 많이 들이마실 수 있어 원활한 호흡이 가능하다. 하지만 입 호흡을 중점적으로 사용하면 오래 달리기 힘들기 때문에 전문 러너들은 코 호흡에 더 비중을 두기도 한다.
러닝 초보자라면 주법과 호흡 사이에 일정한 리듬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리듬 없이 무작정 달리다 보면 오래 달릴수록 산소가 부족해지기 때문. 주로 두 번 내디딜 때마다 숨을 두 번 들이키고, 다시 두 번 내디디면서 숨을 두 번 내쉬는 4박자 호흡법이 쓰인다. 하지만 주법처럼 사람마다 잘 맞는 리듬이 다르니 자신에게 편한 리듬을 찾아보자.

러닝의 장점과 주의할 점
러닝은 전신에 도움을 주는 운동이다. 규칙적인 호흡으로 폐활량이 증가하고 폐 기능이 향상되며 심장 기능이 좋아져 혈액량도 증가한다. 비만이나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며 근육량과 골량을 증가시켜 골다공증도 예방해 준다. 달리면서는 엔도르핀이 증가해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신체 모든 기관을 활성화시키고 강화시키니 노화를 예방하거나 지연하는데도 효과적이다. 심지어 두뇌에도 도움을 준다. 뇌에 혈액을 많이 공급해 뇌의 가소성을 증가시켜 주며, 규칙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뇌의 신경세포들의 결합능력이 좋아진다. 뇌세포의 성장 인자들의 농도를 증가시켜 인지력과 기억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것.
한편 체지방 연소에 걷기와 달리기 중 무엇이 더 효과적인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팽팽하다. 모든 조건을 제외한 채 운동 효과로만 따져 보자면 무조건 달리기의 압승이다. 1분당 200m 속도로 달리면 1시간에 무려 900kcal가 소모된다. 그럼에도 건강 관련 TV 프로그램이나 의학 서적에서 달리기보다 걷기 운동을 추천하는 이유는 앞에서 제외했던 조건들 때문이다. 노약자나 비만 환자, 질병 환자 등 건강이 우선인 이들에게 러닝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 특히 체중이 많이 나가면 고관절이나 무릎, 발목 인대, 연골까지 무리를 줄 수 있다. 이는 평소 운동 습관이 들지 않아 근육이 부족한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걷기 운동도 제대로 학습되어 있지 않은 채 무작정 러닝을 시작한다면 자칫 다리나 무릎 고관절, 허리, 척추에 이르기까지 큰 부담이 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발목 염좌 등의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마디로 기본 건강이 받쳐줘야 러닝을 ‘잘’ 할 수 있고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날씨 역시 건강한 러닝을 위한 중요 요건 중 하나다. 기온이 낮은 아침에 러닝을 즐기는 이들이 많은데, 반드시 스트레칭으로 몸을 충분히 풀어주고 찬 공기를 들이마셔 몸이 찬 공기에 익숙해지도록 한 후 뛰는 것이 좋다. 특히 기관지나 호흡기가 약한 사람은 찬 공기로 한 급성 천식의 위험이 있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 무리한 러닝은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이상적인 러닝 속도는 시속 8㎞이며 일주일에 세 차례, 모두 합쳐 2시간 30분 정도 뛰는 게 가장 좋다. 무작정 매일 달리기만 한다고 능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목표를 세우고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체 근육과 허리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하체와 허리 근육이 받쳐 줘야 무릎과 고관절, 허리에 무리가 덜 가기 때문. 같은 이유로 러닝 전후 충분한 스트레칭은 필수다.

아침 VS 야간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러닝 시간대다.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도 출근 전 러닝과 야간 러닝의 장단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에게 맞는 시간대’가 정답. 아침잠이 많은 이에게 아침 러닝은 지속성이 떨어지고, 야근이 잦은 이에게 야간 러닝이 지속성이 떨어지기 때문. 러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꾸준함이다. 즉, 얼마나 꾸준히 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선택하면 된다.
아침 러닝은 공복으로 달리는 경우가 많아 다이어트 효과가 극대화된다. 기초대사율이 지속되면서 걷기나 계단 오르기 등 가벼운 활동에도 지방을 사용하기 때문. 체지방 감소와 체중 감량이 목적이라면 아침 러닝을 추천한다. 보행자가 적어 안전하고 여유로운 러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조깅 수준의 아침 러닝은 신체를 활성화시켜 정신을 맑게 하면서 집중력도 높아진다. 다만 이른 시간에 일어나야 하니 자칫 피로감으로 인해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잠을 자는 동안 굳어진 신체로 부상을 입을 수 있어 평소보다 더 꼼꼼하게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 또한 완전한 공복 상태에서는 에너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단백질을 에너지로 변환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러닝 전 사과나 바나나 등의 과일 또는 주스, 단백질 보충제 등을 섭취해 근육 손실을 예방해야 한다. 낮은 산소 농도와 대기 중 오염 물질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식물들은 햇빛을 받아 광합성을 하고, 해가 진 후 호흡하기 때문에 밤새 동식물이 내쉰 이산화탄소가 많고 산소 농도가 낮은 편. 또한 밤새 만들어진 매연과 공기오염물질이 아침이 되면서 지표면 온도가 낮아 바닥에 붙어있다.
야간은 몸이 완전히 깨어 있는, 신체 활력이 최대인 시간으로 아침보다 몸이 유연하고 신체 기능이 좋다. 속도감 있는 러닝을 즐길 수 있어 근지구력, 심폐지구력 등 신체 기능이 강화되며 하루 중 근육 증가에 가장 좋은 시간이기도 하다. 또한 하루 중 혈압이 가장 낮아지는 때이기 때문에 혈압이 높은 사람도 러닝 하기 적합하다. 평소보다 조금 더 빠르게 러닝을 해도 크게 무리가 가지 않아 러닝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어두운 시간대인 만큼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눈에 띄는 밝은 복장이나 빛 반사 소재가 있는 옷을 착용하는 것을 추천하며 가급적 조명이 밝고 사람이 많은 코스를 이용하자. 저녁 식사와 양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식사 직후 달리면 복통이 올 수 있으니, 러닝 2시간 전 소화가 잘 되는 음식과 양을 섭취하자. 또한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취침 시간 2시간 전에 러닝을 마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