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테러 당하자 품속 아이 꼭…아들 지키고 떠난 이스라엘 엄마

김자아 기자 2024. 10. 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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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격 테러로 희생된 인바르 세게브-비그더(33)가 아들을 품에 안은 모습./엑스(X·옛 트위터)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벌어진 총격 테러로 최소 7명이 숨진 가운데, 9개월 아들을 온몸으로 보호해 살리고 희생된 한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2일(현지시각) 예루살렘 포스트에 따르면 전날 야파지구 경전철 에를리히역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로 희생된 7명 중 생후 9개월된 아들을 둔 인바르 세게브-비그더(33)의 신원이 가장 먼저 확인됐다.

당시 세게브-비그더는 경전철에서 내리던 중 총에 맞았다. 급박한 상황에서도 그는 품 안에 아기 띠로 안고 있던 아들을 온몸으로 보호했다.

덕분에 품 속에 있던 아들은 다치지 않았고,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은 시민과 경찰에 의해 무사히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세게브-비그더는 텔아비브에서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운영했다. 남편인 야리는 현재 이스라엘 예비군으로 가자지구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

야리는 총격 뉴스가 전해진 이후 아내와 연락이 닿지 않자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서 아내를 찾지 못한 야리는 인근 병원을 찾아가 살피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피해 숨어있던 의사와 아들을 발견했다.

그는 “총격 당시 엄마에게 안겨있던 아들은 전혀 다치지 않았다”며 “앞으로 평생 아들이 엄마에게서 받은 사랑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대인 단체인 세계유대인회의(WJC)는 엑스(X·옛 트위터)에 세게브-비그더를 ‘자녀를 구한 영웅’이라고 칭송하는 글을 올렸다.

총격 테러가 벌어진 이스라엘 야파지구에 희생자를 기리는 꽃이 놓여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경찰에 따르면 이번 총격 테러로 7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는 어린이도 포함돼 있으며 2명은 머리를 다쳐 위중한 상태다.

테러를 저지른 용의자는 요르단강 서안 도시 헤브론 출신의 팔레스타인인 무함마드 찰라프 사하르 라자브, 하산 무함마드 하산 타미미로 현장에서 도망치던 중 시립 보안 순찰대와 시민들이 개인 총으로 이들을 사살했다.

당국은 이들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의 위대하다)’라고 외친 점 등을 미뤄 이를 테러 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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