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가 3,500만 원?”… 그런데도 줄 서는 이유는

출처: 뉴스 1

고액 월세 확산
MZ가 월세 택해
전국 월세 60%

지난 5월 서울에서 월세 3,500만 원짜리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다. 근로자 연봉과 맞먹는 금액이지만 고소득층, 특히 젊은 자산가를 중심으로 고액 월세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월세 비율이 사상 처음 60%를 돌파하는 등 월세 중심의 주거 구조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월 1,000만 원 이상 임대차 계약은 총 26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서울이 22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안양, 대구, 강원 원주, 충북 충주 등에서도 각각 한 건씩 거래가 이뤄졌다. 특히 서울 성동구, 용산구, 강남구 등 고급 주거지가 있는 지역에서 고액 월세가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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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면적 200㎡는 보증금 3,500만 원, 월세 3,500만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이 단지 펜트하우스(전용 273㎡)는 지난해 6월 보증금 40억 원, 월세 2,500만 원에 임대됐고 전용 264㎡는 같은 해 7월 보증금 20억 원, 월세 4,5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2년 전(보증금 20억 원, 월 2,700만 원)보다 월세가 1,800만 원 오른 수준이다.

용산구 한남동에선 ‘한남더힐’ 전용 233㎡가 보증금 3억 원, 월세 2,500만 원에 임대됐고 ‘나인원한남’ 전용 206㎡는 보증금 33억 원, 월세 2,000만 원에 계약됐다. 인근 힐탑트레져 전용 231㎡도 보증금 1억 2,000만 원, 월세 2,000만 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린든그로브 전용 203㎡는 보증금 5억 원에 월세 2,080만 원 조건으로 임차인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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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고액 월세 수요는 ‘영 앤 리치’라 불리는 젊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가 단지일수록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의 대명사인 삼성동 아이파크삼성(전용 159㎡)은 올해 들어 전세 계약 건수보다 월세 계약이 많았다. 고금리 상황에서 전세 대출 이자보다 월세가 더 유리한 구조가 형성되면서 자산을 운용하거나 유연한 거주를 선호하는 이들이 월세를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금흐름이 좋은 자영업자나 월세를 지원하는 외국계 법인에 소속된 임직원 중심으로 고액 월세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며 “고가 아파트일수록 매매가 대비 전셋값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임대인도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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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도 월세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월세 신규 거래 중 월세 비중은 61.4%로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2021년 같은 기간엔 41.7%였는데 2년 만에 20% 포인트 이상 증가한 셈이다.

특히 빌라와 단독주택 등 비아파트 주택의 월세화 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같은 기간 전국 비아파트 월세 비율은 76.3%를 기록했고 지방의 경우 82.9%가 월세 계약이었다.

월세 자체도 상승세다. 올해 2월 한국부동산원 월세통합가격지수는 전국 103.1 수도권 104.4로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월세, 준월세, 준전세 거래량을 가중 평균해 산출하는 지표로 월세 시장 전반의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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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월세화 추세가 한국 주택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고 본다. 애널리스트 출신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과거 한국의 월세 수준은 매매가 대비 2.0~2.5%로 낮았지만 지금은 고금리로 인해 주택 구입 비용이 더 커졌고 매매가 상승 기대도 낮아 월세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전세사기와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급증한 이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전세 기피 현상이 확산하면서 월세 수요가 더 늘고 있다. 일부는 전세자금을 월세로 전환해 다른 자산에 투자하려는 성향도 나타나고 있다.

임대인 역시 집값 상승이 정체된 상황에서 매각 차익보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과거에도 주택 매매가가 횡보할 때는 월세화가 진행되는 경향이 있었고 반대로 가격이 오를 때는 전세 낀 매물이 각광받으며 전세 선호 현상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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