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올해 'CES 2026'에서 이른바 '꿈의 배터리'로 주목받았던 핀란드 스타트업 도넛랩(Donut Lab)의 전고체 배터리가 실제로는 일반 리튬이온 배터리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독립 조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전고체 배터리 기술 신뢰성 논쟁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최근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Electrek)은 배터리 연구자와 20여 명 이상의 독립 전문가들이 참여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도넛랩이 전고체 나트륨이온 배터리라고 소개했던 제품이 실제로는 일반 리튬이온 배터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후 업계에서는 해당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놓고 의문이 제기돼 왔다. CATL과 SVOLT 등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과 학계 전문가들은 당시 공개된 성능 수치가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배터리의 전압 특성과 팽창 데이터 분석 결과다.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핀란드 국영 연구기관 'VTT'가 수행한 시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당 셀이 고니켈 NCM 계열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형적인 특성을 보인다고 결론 내렸다. 특히 충전 상태 50% 구간에서 나타난 전압 특성과 흑연 음극재 특유의 팽창 패턴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조사팀은 도넛랩의 배터리 개발 과정에서 독일 기업 'CT Coatings'와 핀란드 업체 'Nordic Nano' 등이 관여한 복잡한 사업 구조도 함께 공개했다. 조사 보고서는 당초 전고체 배터리로 소개된 기술과 실제 시험에 사용된 셀 사이에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편 도넛랩의 이번 논란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술 검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현재 토요타와 혼다, CATL, BYD,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글로벌 업체들이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양산 단계에 도달한 기업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도넛랩 측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이번 논란으로 CES 2026 당시 배터리 업계를 뒤흔들었던 '5분 충전, 10만 회 수명, 400Wh/kg 전고체 배터리' 주장에 대한 신뢰성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