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두 번째 결단은 '큐브 판매 중단'…메이플스토리 '잃어버린 10년' 만회할까

메이플스토리 확률형(강화형) 아이템 '큐브' 사용 전후 장비 능력치 변화 예시.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메이플스토리발(發) 위기가 다시 넥슨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2021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 확률 정보를 전면 공개하며 급한 불을 껐던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 사태의 여파가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조사 결과 발표 후 이어지면서다.

이번 공정위의 결과 발표는 2021년 넥슨을 대상으로 진행한 첫 조사 후 3년 만에 이뤄졌다. 공정위 결과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 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 버블파이터 이벤트에서도 확률을 의도적으로 낮춘 사실이 밝혀지며 넥슨의 지난 노력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수익화 핵심 아이템 '큐브' 판매를 전면 중단하는 등 넥슨의 확률 관련 콘텐츠 개선안이 이용자 신뢰 회복에 효과적일지는 미지수인 이유는 이 때문이다.

다만 큐브는 메이플스토리의 주요 수익모델인 만큼, 큐브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넥슨의 결단은 게임사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평가된다. 또 넥슨은 2021년 12월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나우'를 메이플스토리에 이어 자사 게임 대부분에 도입하며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업계에는 신뢰 회복을 위한 넥슨의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큐브 판매중단, 넥슨의 과감한 결단 '한 번 더'

넥슨은 지난 9일 늦은 오후 라이브 방송을 통해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콘텐츠 개선 계획을 밝혔다. 3일 최원준 넥슨 라이브본부 총괄이 사과문을 올린 뒤 진행된 후속 조치다. 이날 방송에는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인 강원기 총괄 디렉터와 김창섭 디렉터가 참석했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사건 관련 일지. (자료=안신혜 기자)

이들이 공개한 메이플스토리 확률 관련 콘텐츠 개선안은 △확률형 강화 상품 큐브 판매 중단 △캐릭터 레벨 구간별 획득 가능한 '메소' 총량 제한 설정 △작업장 및 매크로에 대한 추가 대응 △주요 중복옵션 출현 제한 해제 등의 내용이 골자다.

운영진은 이용자들에게 신뢰 회복을 재차 강조했다. 앞으로도 메이플스토리를 믿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방안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강원기 총괄 디렉터는 "과거 이용자들이 준 신뢰를 발판삼아 한층 더 성숙해진 경험이 있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앞으로 신뢰 회복에 전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 총괄 디렉터가 언급한 과거 경험은 현 사태의 시발점이었던 2021년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이 발각된 '환생의 불꽃' 사태를 의미한다. 해당 사태는 2021년 메이플스토리 테스트 서버에서 추가옵션 확률 균일화 패치한 후 이용자가 확률 이상 현상을 발견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넥슨이 장비의 잠재능력을 향샹시켜주는 유료 확률형(강화형) 아이템 큐브 확률을 공개했는데, 넥슨이 확률을 임의로 조정한 데다 이를 고지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선호도가 높은 특정 옵션인 '보보보(보스 몬스터 공격 시 대미지 세 줄 설정)', '방방방(몬스터 방어율 무시 3개 설정)' 등 중복 옵션의 당첨 확률이 '0'으로 설정된 것이 드러나면서 당시 넥슨에 대한 이용자 신뢰는 크게 무너졌다.

이로 인해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이탈이 대거 발생하자 넥슨은 2021년 12월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콘텐츠 실제 적용 결과를 주기적으로 집계하고 공개하는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를 도입했다. 유료 및 유·무료 요소가 결합된 캡슐형, 강화형, 합성형 콘텐츠의 확률 정보를 모두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넥슨은 이같은 행보에 대해 게임 이용자의 신뢰 회복을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버블파이터까지…'신뢰 회복' 무력화될까 '노심초사'

넥슨은 국내 게임사들의 주요 수익 모델인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최초로 전면 공개하는 공개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이후 3년 간 넥슨은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줬고, 메이플스토리 재건도 성공했다.

버블파이터 '올빙고 이벤트' 예시. (자료=공정거래위원회)

하지만 지난 3일 공정위 조사 결과 발표로 문제가 다시 이슈화되자 넥슨은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넥슨이 공정위 발표와 관련해 "공정위의 판단을 담은 의결서를 최종 전달받게 되면, 이를 면밀하게 살펴본 후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

이에 넥슨은 큐브 판매를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공정위에 따르면 큐브는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약 30%를 차지하는 주요 수익모델이다.

넥슨에 따르면 향후 메이플스토리에에서 잠재 능력 재설정은 큐브가 아닌 인게임 재화 '메소'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이미 구매한 큐브는 사용할 수 있지만 신규 판매는 진행되지 않는다.

다만 넥슨의 이같은 결정이 이용자들의 신뢰를 다시 한 번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넥슨의 큐브 확률 조작 및 미고지가 2010년 9월부터 사태가 알려진 2021년 3월까지 약 10년 간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 공정위에 따르면 넥슨은 2018년 온라인 게임 FPS(1인칭슈팅) 게임 서든어택에서 판매하던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거짓·기만행위로 한 차례 제재를 받은 바 있다.

넥슨이 2021년 12월 도입한 확률형 아이템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나우'. 메이플스토리(왼쪽)에어 이어 버블파이터(오른쪽)에도 도입했다. (사진=넥슨나우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게다가 이번 공정위 발표를 통해 청소년 등 저연령층을 타깃으로 한 또 다른 게임 버블파이터에서도 '올빙고 이벤트' 확률 구조를 임의로 변경하고 이를 알리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

넥슨은 버블파이터에서도 처음에는 매직바늘을 사용하면 골든 숫자카드가 나올 수 있도록 확률을 설정했다. 하지만 2017년 10월(10차)부터 2021년 3월(29차) 진행된 이벤트에서 확률구조를 변경했다.

넥슨은 매직 바늘을 1~4개 사용할 때는 골든 숫차카드가 나올 확률이 0%가 되도록 설정하고, 5개 째부터 일정 확률로 골든 숫자카드 획득이 가능하도록 설정했다. 또 이같은 확률변경 사실을 알리지 않고 '매직바늘을 사용하면 골든 숫자카드를 획득할 수 있다'는 거짓 내용을 공지했다.

다만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에 넥슨나우를 도입한 직후 버블파이터에도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며 이용자와 약속한 신뢰 쌓기 행보를 이행해 왔다. 하지만 이번 공정위 발표에서 버블파이터 관련 확률 조작 내용이 새롭게 공개되며 위기에 처했다. 2021년부터 이용자 신뢰 회복을 위해 동분서주한 넥슨의 노력이 사실상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다.

업계는 넥슨이 이번에도 이용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공정위 발표 내용은 2021년 조사가 진행되기 이전에 발생한 사건인 만큼, 조작 내용보다는 넥슨이 이후 보여줄 진정성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콘텐츠 개선 사항을 빠른 시일 내 별도 테스트 서버에서 구체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또 이용자 피드백도 받아 늦어도 다음 달 중 반영할 예정이다.

안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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