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욕’으로, 설욕했다[이다원의 원픽]

이다원 기자 2026. 4. 7. 14:3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룹 빅뱅 출신 래퍼 탑. 사진제공|탑스팟픽쳐스

그룹 빅뱅 출신 래퍼 탑이 설욕에 성공했다. 스스로 과거를 돌아보는 오프닝곡 ‘탑욕’만으로도 충분한데, 총 11곡이나 가득 실어 오랫동안 기다려온 팬들에게 정성스럽게 선물한다. 13년만에 새로이 내놓는 정규 1집 ‘다중관점’(ANOTHER DIMENSION)으로 실력파 아티스트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

‘다중관점’은 지난 3일 전국 온라인음원사이트서 발매된 탑의 신보다. 더블 타이틀곡 ‘데스페라도’(DESPERADO)와 ‘완전미쳤어! (Studio54)’를 포함한 총 열한개의 트랙이 빼곡하게 탑재되어 있다.

탑의 신보 트랙리스트. 사진제공|탑스팟픽쳐스

오프닝부터 완전 미쳤다. 2016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활동을 중단한 뒤 빅뱅 탈퇴, 팬들과 신경전, 은퇴 선언 후 번복, 그리고 ‘오징어게임2’ 출연까지 그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하나하나 언급되는 구절에선 탑의 심경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미안해요”라는 말 외엔 직접적인 마음을 표현하지 않지만,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그의 파란만장한 10여년을 눈앞에서 보고 체험하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든다.

이어지는 ‘나만이’엔 지금부터는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고, 또 만들 수 있다는 강력한 확신을 싣는다. 마이너한 멜로디는 중독성 있고, ‘나만이 나를 이겨왔어 /절망의 늪이 날 더 키웠어’ ‘나만이 날 더 믿어왔어/ 몰락의 절벽을 뛰어 내렸어’란 가사엔 바닥을 경험한 자만이 읊조릴 수 있는 단단한 자아를 담는다.

이밖에도 다양한 색깔의 곡들이 마치 탑의 분열된 자아처럼 전시되어 있다. 다 다른데, 다 탑 같다. 대중적으로는 ‘꼬깔코온’이 ‘원픽’이 될 수 있겠다. 쉬운 멜로디와 밝은 분위기, 리드미컬한 트랙이라 ‘아이돌’로서 탑이 그리운 이라면 반가운 노래일 터다.

시간이 된다면 ‘데스페라도’ 뮤직비디오도 틀어보자.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탑이지만, 여전히 건재한 스타성을 엿볼 수 있다. 큰 무대나 효과가 없이 의자 하나만 놓여있지만, 이것만으로도 보는 이의 눈과 귀를 얼마나 강렬하게 사로잡을 수 있는지 탑이 보여준다. 화려한 미쟝센이 아니라서 그런지, 그의 노래가 더욱 귀에 꽂히기도 한다. ‘뮤지션 탑’으로 제대로 돌아온 그의 음악은 온라인음원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