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국산 엔진 실패 위기"... 한국 파워팩으로 알타이 전차 간신히 양산

2023년 4월 23일, 터키 북서부 사카리아 지방에서 역사적인 순간이 펼쳐졌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터키군이 자국 최초의 차세대 주력전차 '알타이' 2대를 정식으로 인도받는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죠.

터키 언론들은 "드디어 우리만의 전차가 탄생했다"며 환호했지만, 여기에는 놀라운 비밀이 하나 숨어있었습니다.

이 '터키산' 알타이 전차의 속을 들여다보면, 실제로는 한국산 부품이 무려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전차의 '심장'이라 불리는 파워팩은 100% 한국제품이죠.

독일의 무기 수출 금지 조치로 막다른 길에 몰린 터키가 한국의 기술력에 손을 내밀었고, 이제 그 결실이 맺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독일의 배신, 터키의 선택


원래 터키는 자국의 알타이 전차에 독일산 파워팩을 장착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2019년 터키군의 시리아 내전 개입을 문제 삼은 독일 정부가 갑자기 무기 수출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상황이 급변했죠.

이미 수년간 개발에 매진해온 터키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터키 정부는 자체 개발이나 제3국과의 기술 협력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시간은 계속 흘러갔고, 알타이 전차 프로젝트는 '전설의 전차'로만 남을 위기에 처했죠. 바로 이때 터키의 눈에 들어온 것이 한국의 파워팩 기술이었습니다.

한국은 이미 K2 흑표 전차 개발 과정에서 HD현대인프라코어의 1500마력 DV27K 엔진과 SNT다이내믹스의 EST15K 변속기를 조합한 파워팩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국내에서는 여러 차례 시험에서 탈락하며 논란이 있었지만, 터키가 요구하는 성능 기준은 한국 기준의 약 70% 수준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활용 가능했던 것이죠.

8개월간의 혹독한 시험, 그리고 합격


터키는 한국산 파워팩을 단순히 믿고 도입한 것이 아닙니다.

2022년부터 무려 8개월 동안 현지에서 혹독한 시험평가를 진행했죠.

하루 200km씩 야지를 주행하는 내구도 시험을 포함해 다양한 적용성 평가를 거쳤습니다.

K2 전차용 파워팩

이 과정에서 SNT다이내믹스의 변속기는 세계 최초로 전진 6단, 후진 3단 시스템을 구현했습니다.

기존 독일제 변속기가 전진 5단, 후진 2단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부드러운 변속과 향상된 주행 안정성, 그리고 연비 개선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던 것이죠.

터키 현지 기술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시험에서 한국산 파워팩은 모든 평가를 통과했습니다.

터키 국방산업청장 이스마일 데미르는 "한국에서 온 엔진들이 알타이 전차 프로토타입에 통합되어 매우 좋은 결과로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죠.

2025년, 드디어 양산 시작


긴 우여곡절 끝에 2025년이 되자 터키는 본격적인 알타이 전차 양산에 돌입했습니다.

터키 국방산업청장 할룩 괴르귄은 2025년 2월 "올해부터 알타이 T1 전차의 인도가 시작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계획에 따르면 2025년에 3대, 2026년에 11대, 2027년에 41대, 2028년에 30대 등 총 85대의 알타이 T1이 터키군에 인도될 예정입니다.

이후 2028년부터는 터키가 자체 개발한 BATU 엔진을 탑재한 알타이 T2 버전으로 넘어갈 계획이죠.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터키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자체 엔진 'BATU'의 개발이 예상보다 순탄치 않다는 것입니다.

당초 2024년 전차 탑재 승인을 목표로 했던 BATU 엔진은 아직 운용 배치를 위한 핵심 시험인 10,000시간 내구성 테스트를 완료하지 못했습니다.

바투(BATU) 파워팩

전문가들과 터키 야당 의원들조차 BATU 엔진의 완성도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죠.

만약 BATU 엔진 개발이 더욱 지연되거나 기술적 문제가 발생한다면, 터키는 한국산 파워팩에 더 오랫동안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BMC는 터키 앙카라에 위치한 생산시설에서 연간 100대의 알타이 전차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이 중 25-30대는 수출용으로 제작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터키의 방산 수출 야심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국 기업들의 대박 계약


알타이 전차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한국 기업들에게는 엄청난 경제적 기회가 열렸습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BMC와 총 3,131억원 규모의 엔진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에는 2025년 하반기부터 3년간 1,102억원 규모의 1차 물량과 2028년부터 2030년까지 2,029억원 규모의 2차 물량 공급 옵션이 포함되어 있죠.

SNT다이내믹스 역시 BMC와 2억 유로(약 2,790억원) 상당의 자동변속기 공급 계약을 맺었습니다.

여기에도 추가 옵션 구매 계약이 포함되어 있어 향후 계약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대로템도 빠질 수 없죠. 알타이 전차 양산 부품 공급 사업 계약을 통해 1,741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계약은 2027년 12월까지 지속됩니다.

결국 한국 기업들이 터키 알타이 전차 사업에서 얻게 될 총 수주액은 8,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방산시장에서의 의미


터키 알타이 전차에 한국산 파워팩이 성공적으로 적용된 것은 단순한 수출 성과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이 세계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발판이 되고 있는 것이죠.

특히 SNT다이내믹스의 변속기가 터키에서 먼저 검증을 받으면서, 이제 국내 K2 전차 4차 양산분에도 국산 파워팩이 적용될 예정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수출용에서 먼저 성공을 거둔 후 국내용으로 역수입되는 형태가 된 것입니다.

또한 폴란드에 수출하는 K2PL 전차에도 완전 국산화된 파워팩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는 향후 한국 전차의 해외 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


터키 알타이 전차 프로젝트의 성공은 한국 방산업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현재 터키는 총 1,000대의 알타이 전차를 생산할 계획인데, 초도 250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한국산 부품에 대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터키가 알타이 전차의 수출에도 적극적이라는 점입니다.

터키는 이미 카타르, 아제르바이잔 등 친밀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알타이 전차 수출을 추진하고 있죠. 이렇게 되면 한국 기업들의 수주 기회는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성공 사례는 한국이 단순한 기술 수입국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독일의 수출 금지로 시작된 위기가 오히려 한국 방산업계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준 셈이죠.

앞으로 터키의 BATU 엔진 개발 진척도와 알타이 전차의 중동·유럽 시장 성과가 어떻게 나올지, 그리고 이것이 한국 방산업계에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