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MS 손잡아도 KT클라우드 역할 커진다…왜

KT가 '민관협력형(PPP) 클라우드존' 인프라 구축을 완료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센터' /사진=KT클라우드 블로그

KT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협력으로 KT클라우드가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고객군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KT클라우드는 지난 2022년 4월 KT에서 분리돼 자회사로 설립됐으며,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업자(CSP)로서 클라우드 업무 환경을 원하는 공공기관 및 기업들에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KT클라우드는 NHN클라우드·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공공시장을 주로 공략하고 있다. 공공기관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클라우드보안인증(CSAP)'을 획득해야 하는데 토종 CSP 3사는 모두 이 자격을 가지고 있다. 민감한 국가정보를 다루는 공공기관들은 외부 CSP들에 요구하는 보안 수준이 높다. 2023년 1월부터 등급제로 바뀐 CSAP는 등급에 따라 다른 보안 수준이 필요하다. 토종 CSP 3사는 등급제 시행 전 이미 CSAP를 획득해 공공기관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아마존웹서비스(AWS)·MS·구글 등 글로벌 CSP들은 CSAP에서 원하는 보안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공공시장에 진입하지 못했다.

KT클라우드는 전국 주요 지역에 분포된 데이터센터와 기술력, 오랜 기간 다져온 KT의 영업력 등을 기반으로 공공시장에서 주로 매출을 올렸다. 민간 클라우드 시장은 AWS가 1위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진출까지 노리는 기업들은 AWS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KT클라우드와 NHN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등 토종 CSP 3사는 민간 시장에서는 특히 높은 보안 수준을 요구하는 일부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런 가운데 KT가 MS와 전략적파트너십을 맺고 한국형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을 개발해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에 KT클라우드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미 KT클라우드가 있는데 모기업인 KT가 글로벌 CSP인 MS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MS와의 협력에서 KT는 사업을, KT클라우드는 기술지원을 맡으면서 KT클라우드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KT클라우드는 기존에 보유한 클라우드 서비스 외에 MS의 애저까지 함께 고객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일정 수준의 보안을 갖추고 글로벌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은 KT클라우드를 통해 MS 애저를 선택할 수 있다. 보다 강력한 보안을 원하는 기업은 KT클라우드가 MS와 함께 개발하는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된다. 하드웨어의 키 값을 고객이 보유해 KT와 MS 모두 고객의 데이터를 볼 수 없을 정도로 보안이 담보된 클라우드다. 가령 통신사가 5세대(5G) 네트워크 설계도를 클라우드로 옮길 경우 외부 유출이 우려돼 선뜻 퍼블릭 클라우드를 택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 KT클라우드는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제안하면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또 KT클라우드는 MS의 클라우드 관련 소프트웨어와 솔루션이라는 무기도 확보하게 된다. 고객의 요구사항이 다양해진 가운데 단순히 데이터센터만 있어서는 경쟁력을 갖춘 CSP라고 보기 어렵다. 고객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와 솔루션이 필수적이다. MS는 글로벌 무대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벌이며 이러한 소프트웨어와 솔루션을 가졌다. KT클라우드가 이러한 역량을 갖추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지만, 고객들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를 잘 아는 KT는 MS와 손을 잡아 고객이 원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빠르게 확보했다.

한편 KT클라우드는 2023년 연결기준 매출 6783억원, 영업이익 431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4월에 설립됐기 때문에 온전한 1년간의 실적이 나온 것은 2023년이 처음이다. KT클라우드는 MS라는 든든한 파트너와 함께 기존 공공뿐 아니라 민간 시장도 적극 공략하며 매출 및 영업이익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