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청소년 통행금지구역 지정 조례’ 폐지 확산되나

장수빈 2025. 5. 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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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 요건 복잡·상권 황폐화 우려
25년 동안 금지구역 지정된 곳 '0'
구역 지정·조례 폐지 속속 추진되자
유지 중인 5개 지자체 "검토 후 결정"
폐쇄된 집창촌. 연합뉴스 자료사진(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청소년 보호를 위해 제정된 인천지역의 '청소년 통행 금지구역 지정 조례'가 실효성 문제 등으로 일부 지자체에서 폐지돼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이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청소년 통행 금지구역 지정 조례는 성매매 등 윤락행위가 행해지거나 행해질 우려가 있는 지역, 유해 매체물과 약물 등이 유통되는 장소를 청소년 통행 금지 또는 제한 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천에서는 지난 1997년 청소년 보호법이 시행된 후 1999년부터 각 군·구가 잇따라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하지만 실제로 금지·제한구역이 지정돼 운영된 사례는 드물다. 지정 요건이 까다로울 뿐더러, 지자체가 의지가 있어도 지역 상인의 반발과 상권 황폐화 우려 등으로 무산되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이에 부평구는 지난 2일 열린 제268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해당 조례를 폐지했다. 조례 제정 이후 지난 25년 동안 단 1차례도 금지구역이 지정되지 않아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판단에서다.

계양구 내에서도 조례의 실효성 문제를 지적(중부일보 4월 24일자 9면 보도)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앞서 미추홀구도 지난 2020년 당시 청소년 통행 금지구역으로 지정돼 있던 성매매 집결지 '옐로하우스'에 대한 철거가 시작되자, 관련 조례의 효력이 없어졌다고 판단해 폐지한 바 있다.

현재 인천에서 청소년 통행 금지구역 관련 조례를 유지 중인 지자체는 동구·남동구·계양구·서구·강화군 총 5곳이다.

이 가운데 서구는 현재 인천 10개 군·구 중 유일하게 청소년 통행금지 구역을 지정해 운영 중이지만, 지난 4월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구역 지정 폐지 절차에 돌입했다.

서구 관계자는 "2000년에 해당 구역을 지정했는데 현재는 위험률이 많이 감소된 상황"이라면서 "또 금지구역 지정이 개발이나 상권 활성화에 저해가 된다는 주민 의견이 많아 구역 지정 폐지를 검토하게 됐다"고 했다.

다만 조례 폐지 여부에 대해서는 "폐지할 것인지 유지할 것인지 정해지지 않았다. 더 지켜볼 예정"이라고 했다.

동구·남동구·계양구·강화군도 다른 지자체의 상황 등을 검토한 후 폐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조례 자체가 거의 쓰이지 않아서 실효성 문제가 있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나, 다른 지자체의 움직임을 보고 필요시 폐지를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통행 금지구역 지정 등 실질적인 적용은 없었지만, 조례가 있는 것만으로도 청소년 유해업소에 대한 자정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수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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