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경영분석] ROA 낮은 현대해상...수치 개선 통해 CSM 극대화 목표 달성할까

현대해상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이익 창출력 증대 △효율 중심 영업 경쟁력 강화 △고객과 함께 미래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IFRS17제도 하에서 중요한 지표로 자리잡은 보험계약마진(CSM) 극대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고수익 상품 위주의 매출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최우선적으로 신경 쓴다는 입장이다.

(자료=각 사 공시자료 취합)

현대해상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보험사로 불리는 경쟁사에 비해 자산수익률(ROA)과 지급여력비율이 낮은 수치를 보여왔다. 구세대 실손보험 비중이 높은데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실적 민감도가 큰 탓이다. 지난해 IFRS17 체제로 전환해 ROA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경쟁사 대비해 열위하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3분기 ROA는 2.52%로 가장 높았던 메리츠화재(5.22%)와 3%포인트 가까운 차이를 보였고 2%대인 삼성화재나 KB손보에 비해서도 낮았다.

지급여력비율 역시 지난해 3분기 172.1%로 2019년 213.6%를 기록한 이후 점진적으로 떨어진 것도 부담이다. 물론 감독당국이 권고하는 150%를 상회하지만 같은 기간 삼성화재 263.3%, 메리츠화재 230.8%, DB손보 214.5% 등과 비교하면 아쉽다.

현대해상은 상품 판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에 힘쓸 예정이다. 현재 손보업계에서는 자보 손해율 76~80%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3분기 자보 손해율은 79%로 이 범위에 들어와 있다.

(자료=각 사 공시자료 취합)

2019년 3분기에 89%를 기록한 이래 꾸준히 손해율을 낮춰온 현대해상은 2021년부터 손익분기점인 70%대 후반을 유지, 올해는 이를 더 낮추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지난해 2분기까지 집계된 자보 시장점유율은 삼성화재가 28.3%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으며 DB손보가 21.5%, 현대해상이 21.3%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이후 현대해상과 DB손보는 0.1~0.3%범위 내에서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DB손보와는 연금을 제외한 장기보험 수입보험료에서도 근소한 차이로 2~3위를 오가며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자료=각 사 공시자료 취합)

다만 당기순이익(일반계정)은 우상향 성향을 보이고는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DB손보와 현대해상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추세다. 이 때문에 ROA를 높여 당기순이익 수치를 개선해 격차를 줄이는 것이 과제다.

올해 장기 인보험시장은 무해지, 업셀링 등 보험료 경쟁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해상은 당기순이익 재고를 위해 CSM 기반의 매출전략으로 고수익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채널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전개할 계획이다. CSM을 높일 수 있는 수익성 중심의 상품 공급과 고령, 유병자 시장의 확장, 신시장 발굴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자 한다.

한편 현대해상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업계 최초로 CSO(최고 지속가능 책임자)를 신설, 정몽윤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씨를 선임하며 3세 경영의 닻을 올렸다.

정 CSO는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신중하 교보생명 그룹데이터전략팀장과 함께 80년대생 보험사 3세로 주목받고 있다. 보수적 색채가 짙은 보험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보험업에서의 성과가 부족하고 결국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공존하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정 CSO는 대형 보험사로서 시장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장기적 비전을 수립하는 한편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선도적인 디지털·AI로의 전환, ESG경영 내재화, 고객 및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해 회사의 브랜드 가치와 위상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ESG 경영과 지속 가능 성장과 관련된 비영리 법인을 운영했던 만큼 기후변화와 디지털 전환, ESG 공시 의무화 등을 추진하는 현대해상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