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임단협 장기화 전망…노조, 교섭 중단 선언

회사, 기본급 12만2천500원 인상안 2차 제시…노조, 재차 거부

파업하는 HD현대중공업 노조 (울산=연합뉴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28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난항으로 파업에 들어갔다. 울산조선소 내 파업 참여 조합원들이 모인 모습. 2024.8.28 [HD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anto@yna.co.kr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HD현대중공업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노사 견해차로 장기화하는 흐름이다.

회사 측은 25일 기본급 인상을 포함한 2차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노동조합은 거부하고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25차 교섭에서 기본급 12만2천5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400만원+상품권 30만원, 중대재해 미발생 성과금 신설 등을 담은 안을 제시했다.

지난 1차 때보다 기본급을 2만500원 올리면서 상품권을 지급하고 성과금 기준을 변경하기로 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 제시안이 조합원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해 거부하고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 복지와 근무 환경 개선과 관련해 회사가 노조 요구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노조는 또 이날 회사 측의 전향적인 제시안을 요구하며 4시간 파업했다.

이번 파업은 노조가 지난달 28일 벌인 첫 부분 파업 이후 7번째 파업이다.

노조는 "지지부진한 교섭이 이어지는 것은 회사 측의 해태 전략에 의한 교섭 파탄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2015년 현대중공업 전경[현대중공업 제공] 전경 본사

노조는 이날 울산시청에서 사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노조는 "지난 10일 회사 내에서 정당한 파업 활동을 하던 조합원들을 회사 측 경비대가 폭행했다"며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시설물 무단 침입과 훼손 등 노조 불법행위가 지속 발생하고 있어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대다수 직원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한 것이다"며 "회사 보안팀 직원은 노조가 던진 스프레이캔에 얼굴을 맞아 크게 다치고 수술을 받는 등 다수 직원이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노조 측을 특수폭행,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고발한 상황이다.

올해 교섭 과정에서 노사 간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하고, 제시안을 바라보는 눈높이에 차이가 나면서 협상이 길어질 우려가 크다.

특히, 노조가 교섭을 중단키로 해, 회사 측을 더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노조는 당장 오는 27일 7시간 부분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의 2차 제시안인데도 조합원 의견조차 묻지 않고 거부해 매우 안타깝다"며 "대다수 조합원이 교섭의 조기 마무리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향후 노조도 파업보다 대화를 통해 조속한 임단협 마무리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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