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속 묵직한 아우라의 ‘아가멤논’…감독 베니 사프디의 화려한 멀티 플레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에서 짧은 등장만으로 장내를 압도한 인물이 있다. 헬멧 너머 거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그리스 군대를 이끄는 ‘아가멤논’ 왕. 묵직한 존재감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인물은 바로 베니 사프디다. 화면을 가득 채운 연기력 탓에 대중에게는 베테랑 신스틸러 배우로 친숙하지만, 사실 그의 본업은 세계 영화계가 주목해 온 ‘천재 영화감독’이다.

베니 사프디는 형 조쉬 사프디와 함께 ‘사프디 형제’라는 이름으로 독립영화계에 거대한 족적을 남겼다. 2009년 연출 데뷔작 ‘아빠의 천국’을 시작으로, 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굿타임'(2017), 아담 샌들러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이끌어낸 ‘언컷 젬스'(2019)에 이르기까지 특유의 날것 그대로의 에너지와 숨 막히는 서스펜스를 선보였다. 당시 할리우드에서는 이들을 두고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뒤를 잇는 뉴욕 파의 진정한 후계자”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베니 사프디는 카메라 뒤편을 넘어 카메라 앞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리코리쉬 피자’를 비롯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작 ‘오펜하이머’에서 수소폭탄의 아버지 ‘에드워드 텔러’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놀란 감독의 깊은 신뢰를 얻었다. 이 같은 인연은 ‘오디세이’의 아가멤논 역으로 이어져 다시 한번 강렬한 신스틸러로서의 면모를 입증해냈다.

독립적인 멀티플레이어로 나선 그의 행보는 연출 분야에서도 거침이 없다. 형 조쉬 사프디가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마티 슈프림’으로 각자의 연출 길을 걸어가는 동안, 베니 사프디 역시 자신의 솔로 연출 데뷔작인 ‘스매싱 머신(The Smashing Machine)’을 준비해 왔다.
A24가 제작하고 드웨인 존슨과 에밀리 블런트가 주연을 맡은 전설적 종합격투기(MMA) 선수 마크 커의 실화 바탕 바이오픽 ‘스매싱 머신’은 기획 단계부터 베니스 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세계적 권위의 영화제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카메라 앞에서는 캐릭터에 몰입하는 강렬한 배우로, 카메라 뒤에서는 날카로운 미장센을 구축하는 감독으로 완벽하게 연착륙한 베니 사프디. 연기자와 연출자라는 두 개의 트랙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그의 끝없는 진화에 세계 영화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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