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어날 때 결정된 성별로
평생 살아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동물의 세계에서는
무리의 구성원이 사라지거나
몸집이 커지는 순간
성별을 바꾸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요
단순히 겉모습이나 행동만
달라지는 게 아니라
몸속 생식기관까지
완전히 변할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하죠 ㅎㅎ
1. 흰동가리

영화 니모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조금 충격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흰동가리 무리에서는
몸집이 가장 큰 개체가 암컷이고
그다음으로 큰 개체가
번식 가능한 수컷이에요
나머지 작은 개체들은
아직 번식하지 않는 상태로 지내고요

그런데 무리에서
가장 큰 암컷이 죽으면
번식하던 수컷이 우두머리 자리를
이어받으며 암컷으로 변하기 시작해요
그러면 그다음으로 몸집이 큰 개체가
새로운 번식 수컷의 자리를 맡게 되죠
그러니까 영화에서 니모의 엄마가 사라진 뒤
자연의 원칙대로 이야기가 흘러갔다면
아빠 말린이 암컷으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에요 ㅋㅋㅋㅋ

이 성전환은 수컷에서 암컷으로만
진행되는 일방통행 방식이에요
한 번 암컷으로 변하고 나면
다시 수컷으로 되돌아가지는 않아요
귀여운 흰동가리 가족에게
이렇게 놀라운 규칙이 있었다니
알고 볼수록 신기하네요 ㅎㅎ
2 열흘 만에 성전환을 마치는
블루헤드놀래기

카리브해의 산호초에서 생활하는
블루헤드놀래기 무리에는 보통
파란 머리를 가진 수컷 한 마리와
여러 마리의 암컷이 함께 살아요

그런데 무리의 수컷이 사라지는 순간
가장 큰 암컷의 몸에 변화가 시작돼요
빠르면 불과 몇 분 만에
수컷처럼 행동하고
몇 시간에서 며칠이 지나면
얼굴과 몸의 색깔도 달라져요
몸 안에서는 암컷의 난소가
수컷의 정소로 변하기 시작하며
약 열흘이 지나면
정자를 만드는 수컷이 돼요ㄷㄷ
그렇다고 DNA 자체가
다른 것으로 교체되는 건 아니에요
대신 어떤 유전자를 활성화하고
억제할지가 바뀌면서
몸 전체의 구조가
새롭게 조정되는 거예요

무리에서 수컷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알아차리는지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ㅎㅎ
저는 이 내용을 처음 접했을 때
동물의 몸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유연하게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어요
3. 슬리퍼고둥

슬리퍼고둥은 이름 그대로
납작한 슬리퍼를 닮은 바다달팽이예요
바위나 다른 고둥의 껍데기 위에
여러 마리가 탑처럼 겹쳐
붙어 사는 모습도 상당히 독특해요
어리고 작은 개체는
먼저 수컷으로 살아가다가
몸이 충분히 커지면 암컷으로 변해요
보통 덩치가 큰 암컷은
아래쪽에 자리하고
그 위로 작은 수컷들이
차곡차곡 붙어 있어요

더 흥미로운 점은
서로 접촉한 상태에 따라
성별을 바꾸는 시기까지
달라진다는 거예요
연구에서 수컷 두 마리를 붙여 놓자
몸집이 큰 개체는
더 빠르게 암컷으로 변했고
작은 개체는 수컷 상태를
더 오래 유지했어요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운 동물이
곁에 있는 상대의 몸집과 상황에 맞춰
가장 유리한 역할을 선택하는 셈이에요
말도 하지 못하는 작은 고둥이
이런 방식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괜히 더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ㅎㅎ
살아남고 번식하기 위해
성별까지 바꾸는 동물들
자연의 세계는 정말 신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