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보고 싶어서”…야구장서 여성 상대 강도 시도한 40대의 변명

피고인 측, 혐의 전부 인정…“취직 안돼서 돈 다 떨어져”
검찰은 징역 8년형 구형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법원 로고 ⓒ연합뉴스

야구장 주차장에서 일면식이 없는 20대 여성을 상대로 강도 범행을 자행한 40대 남성이 첫 재판서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해당 남성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강민호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남성 원아무개(47)씨의 특수강도미수 혐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8년형을 구형했다.

혐의를 전부 인정한 원씨 측은 선처를 호소했다. 원씨는 "(범행 당시) 취직이 안돼서 돈도 다 떨어지고 차마 빈털터리로 고향을 내려갈 수 없었다"면서 "마지막으로 자식들 얼굴 한 번만 보자는 심정에 그랬다.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원씨 측 변호인도 "피고인(원씨)이 절도죄는 있어도 강력범죄는 처음"이라면서 "아이들이 보고 싶어 술에 취한 상태에서 호신용으로 갖고 있던 전기충격기를 이용해 범행했다.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니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공소사실을 종합하면, 원씨는 지난 8월10일 오후 9시30분쯤 잠실야구장 야외주차장에서 야구 경기를 보고 나온 20대 여성 A씨의 금품을 강탈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원씨는 차량에서 짐을 정리 중이던 A씨를 불시에 덮쳐 강도를 시도했으나 A씨의 격렬한 저항에 놀라 현장에서 도주했다.

도주한 원씨는 신고가 접수된지 약 8일만인 8월18일 인천 모처에서 체포됐다. 수사당국은 원씨가 노숙하던 중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미리 전기충격기를 준비하고 범죄에 취약한 여성을 타깃으로 삼는 등 계획적으로 강도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이외에도 원씨는 강도미수 범행을 전후해 건물에 침입해 수 차례에 걸쳐 신용카드 등을 훔쳐 무단으로 사용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