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입기 좋은 무난한 흰티와 청바지 8
안녕, 찌는 더위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객원 에디터 김고운이다. 무더위가 계속되지만 여름 옷들은 벌써 시즌 오프 할인 중이다. 여름맞이 쇼핑이 어느 정도 일단락되었기 때문이다. 나만 보아도 이번에 구매했던 반바지를 벌써 질릴 정도로 입었다. 새 옷에 대한 설렘은 사라진 지 오래고, 옷장 앞에서 느껴지는 공허한 마음에 구매 욕구가 샘솟는다. 하지만 날짜를 세어보면 여름옷을 입을 날이 길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다. 신중해야 한다. 이 시기에는 트렌디한 제품보다는 유행을 타지 않는 제품을 구매하기 좋다. 그렇다면 역시 흰 티와 청바지 조합이다. 그래서 오늘은 여름 클래식, 흰 티와 청바지 제품을 소개하려 한다.
그런데 잠깐, 흰 티와 청바지가 옷장 앞에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아무래도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고, 몸매가 받쳐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면 아래 제품들을 주목하자. 하늘 아래 같은 흰 티는 없고 세상에는 다양한 청바지가 존재한다. 흰 티셔츠 4종, 청바지 4종을 브랜드와 함께 소개한다.
첫번째 티셔츠, 굿온
먼저 티셔츠부터. 첫 번째 브랜드는 20년 넘게 티셔츠를 만들고 있는 일본의 굿온(Goodon)이다. 굿온은 지금의 대량 생산 시대에 돌입하기 전, 품질로만 승부를 보았던 시대에 미국에서 제작되었던 티셔츠를 지향한다. 화려하지 않을수록 품질이 중요한 법이다. 굿온은 USA Cotton 인증을 거친 목화를 사용하는데 품질에 어느 정도로 집착하는지 수입하는 목화 종류마다 패턴을 다르게 할 정도다. 수확 시기와 날씨마다 원단의 수축률 같은 특성이 다를 테니.
피그먼트 다잉 숏 슬리브 7만 8,000원
염색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 독자적인 염색 방식을 사용하는데 그중 피그먼트 다잉 제품이 가장 유명하다. 피그먼트 다잉은 염료 분자들을 섬유에 스며들게 하여 염색하는 방식으로 이 염료들이 세탁할 때마다 조금씩 떨어져 자연스럽게 색이 빠진다는 특징이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청바지와 뿌리가 같은 만큼 굿온의 티셔츠가 어울리지 않을 수 없겠지. 구매는 여기(https://tinyurl.com/3jwafcnc)에서.
두 번째 티셔츠, 프로클럽
다음은 미국 정통 티셔츠 브랜드 프로클럽(Proclub). 1986년에 LA에서 시작한 프로클럽은 1990년대 힙합 전성기를 발판 삼아 성장했다. 래퍼들과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프로클럽의 오버핏 티셔츠를 즐겨 입었던 것. 역시 USA Cotton 100%이고 6.5 oz로 꽤나 두껍다. 프로클럽의 가장 큰 특징은 튼튼한 넥 라인. 목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라이크라를 추가해 내구성을 높였다. 두께가 두꺼워 보기만 해도 신뢰가 간다. 미국 브랜드답게 사이즈도 다양하다. 국내에선 S부터 3XL까지 구매할 수 있고 공식 홈페이지(https://tinyurl.com/ycycyzak)에서는 무려 10XL까지 판매한다. 체형에 맞춰, 취향대로 자유롭게 선택해보자. 가격은 국내 가격으로 1만 9,000원 정도.
헤비웨이트 숏 슬리브 크루넥 티셔츠 1만 9,000원
힙합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와이드 청바지나 반바지와 잘 어울린다. 거기에 모자까지 쓴다면 힙스터 완성이다. 그런데 이런 미국스러운 프로클럽을 한국인이 시작했다는 사실. 아메리칸드림을 가지고 LA로 떠난 이영근 대표가 프로클럽을 만들었다. 포털사이트에 ‘Proclub’을 검색하면 미국 각종 매체에서 발행한 관련 기사를 볼 수 있다. ‘프로클럽, LA 패션을 바꾼 티셔츠’와 같은 제목을 보면 한국인의 긍지가 샘솟는다. 구매는 여기(https://tinyurl.com/mwjbm7sv)에서.
세 번째 티셔츠, 날씨 Nalc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흥미로운 계정을 발견했다. ‘날씨(Nalc)’라는 패션 브랜드 계정이었는데 흔한 형태지만 소재나 카라같이 자세히 보아야 하는 부분에 날씨만의 특징이 있어 보였다. 그 특징이 궁금해 팔로우하고 올라오는 피드를 유심히 보았다. 그러면서 알게 된 날씨의 특징은 자연에서 비롯된 이야기다. 날씨는 날씨와 조화를 이루는 제품을 지향한다. 오늘 소개할 제품 도빌 크루넥을 보자.
도빌 크루넥 웨이브 버블 화이트 4만 9,000원
오버핏 실루엣에 초록색 밴드가 인상적이다. 흰색 티셔츠에 초록색 밴드는 해변에서 부서지는 흰색 포말과 부서진 파도가 남긴 초록색 해초를 형상화한 것이다. 기능으로 보아도 봉제된 시접을 감싸는 밴드는 세탁하면서 생기는 변형을 방지하기 때문에 실로 아름다운 디테일이다. 청바지와는 본질적으로 어울린다. 해변가의 부서지는 파도에 드넓은 바다가 더해지는 느낌이겠지? 긴 소매에는 자연의 편안함이 묻어있다. 패션브랜드 날씨를 운영하는 곳의 이름은 ‘기상청’. 날씨를 향한 진심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 기상청에서 전개하는 날씨의 티셔츠는 여기(https://tinyurl.com/4ss3yp7m)서 구매 가능하다.
네 번째 티셔츠, 아르켓
이미 포화라고 생각했던 SPA 시장에 새로운 브랜드가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아르켓(Arket). 2017년에 시작한 아르켓은 국내에 2021년 여의도 더 현대 입점을 시작으로 현재는 서울, 부산 등 여섯 개의 매장으로 성장했다. 아르켓은 H&M과 COS 등이 속해 있는 H&M 그룹이 만들었다. 소속 브랜드와의 차이점은 ‘modern day market’이라는 컨셉. 아르켓이 생각하는 요즘 마켓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마켓이다. 그래서 지속 가능하고 슬로우 라이프를 지향하는 북유럽 디자인을 적용하여 패션, 생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카페까지 운영한다.
헤비웨이트 티셔츠 6만 5,000원
자주 세탁하는 여름옷 특성상 쉽게 닳기 때문에 여름 옷만큼은 가성비를 따지는 경향이 있다. 아르켓이라면 어떨까. 제품이나 패키징에 리사이클 소재나 자연친화 소재를 사용한다. 오늘 소개하는 헤비웨이트 티셔츠 또한 오가닉 면을 69% 혼방한 원단을 사용했다. 밀도 있게 짜여 묵직하면서도 부드럽다. 팔이 길고 여유로운 핏이라 여름이 지나도 이너로 활용하기에 좋다. 지속 가능한 반팔을 찾는다면 아르켓을 주목하자. 남성용 티셔츠 구매는 여기(https://tinyurl.com/mspz4fyn)에서, 여성용은 여기(https://tinyurl.com/mrrc77kp)에서 구매할 수 있다.
첫 번째 청바지, 스테디에브리웨어
흰 티와 청바지 조합은 쉽게 손이 간다. 출근할 때도, 친구와 놀 때도 입기 좋은 옷이다. 이런 일상복이 주는 편안함을 제품의 가치로 삼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스테디에브리웨어(Steady Every Wear)다. 지속가능성과 범용성을 동시에 품은 이름처럼 스테디에브리웨어는 생활용품으로 옷에 접근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몸에 닿는 옷이 만들어내는 기분 좋은 하루를 상상하면서 말이다.
릴렉스드 데님 팬츠 7만 9,000원
여름 청바지가 따로 있지는 않겠지만 슬리퍼를 매치한 모습이 상상이 간다면 분명 여름 청바지겠지. 스테디에브리웨어의 릴렉스드 데님 팬츠는 그런 면에서 여름 청바지의 정석과 같은 제품이다. 탁 트인 파란색 데님 원단과 와이드 실루엣으로 샌들이나 슬리퍼 같은 가벼운 신발과도 잘 어울려 일상 외출에도 부담 없다. 색상 또한 블랙부터 연청까지 있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해보자. 구매는 여기(https://tinyurl.com/3zbap69j)에서.
두 번째 청바지, 와일드 브릭스
여름에도 워크웨어의 인기는 계속된다. 워크웨어와 클래식 어느 하나 빼고 싶지 않다면 와일드브릭스 카펜터진은 어떨까. 와일드브릭스는 밀리터리, 워크웨어 제품을 기반으로 제품을 만든다. 와일드브릭스의 카펜터 진은 옛 목수들이 입었던 바지의 특징을 재현했다. 망치를 걸 수 있는 해머 루프와 공구를 편하게 보관하도록 고안된 툴 포켓까지. 내구성을 위해 트리플 스티치로 봉제되었다. 더워 보인다고? 가벼운 원단으로 제작되어 여름철 입기에도 좋다.
카펜터 진 14만 8,000원
클래식은 너그럽다. 눈에 익은 이미지가 있고 이 조합을 클래식으로 만든 유명한 이미지 또한 있지만 거기에 얽매일 필요 없다. 이 카펜터진을 프로클럽 같이 여유로운 흰 티와 조합해보자. 흰색과 청색이 주는 청량함은 유지하면서 체형에 상관없이 여유롭게 착용할 수 있을 것이다. 구매는 여기(https://tinyurl.com/bdzzy93e)에서.
세 번째 청바지, 오라리
다음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브랜드 오라리(Auralee). 저명한 문화복장학원을 졸업한 디자이너 이와이 료타가 전개하는 브랜드다. 오라리는 ‘사람을 위한 옷’을 만든다. 누군가를 보았을 때 사람보다 옷이 먼저 보인다면 그건 적어도 오라리가 추구하는 옷이 아니다. 오라리는 튀지 않고, 차분하며 입는 사람의 분위기를 가리지 않고 조화롭게 스며들어 한층 짙게 만드는 옷을 만든다.
하드 트위스트 데님 팬츠 37만 9,000원
오라리는 소재로 말하는 걸 좋아한다. 실루엣, 색깔 등 옷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여러 요소 중에서 오라리는 소재에 힘을 준다. 이를 위해 몽골산 캐시미어, 영국산 울, 페루산 알파카 등 최고의 원자재를 사용한다. 이런 고집이 뭔가 다른 한끝을 결정하는 법. 하드 트위스트 데님 팬츠는 매 시즌 출시되는 오라리의 대표 아이템이다. 원단은 두껍지 않아 여름에도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실루엣을 유지시키는 것이 오라리 데님 원단의 특징. 심플하지만 좋은 소재의 좋은 옷. 이것이 클래식이 아닐까. 국내에서는 구매가 어렵지만 여기(https://tinyurl.com/8nvh2mc3)에서 구매할 수 있다.
네 번째 청바지, 웨어하우스
1990년대 일본에는 ‘오사카 파이브’라고 불리는 브랜드들이 있었다. 지금도 명성을 유지하는 이들은 거대한 자본으로 대량생산하는 의류 브랜드와는 달리 과거 생산되었던 청바지를 기반으로 독립적으로 생산했다. 웨어하우스(Warehouse)는 오사카 파이브 중 하나다.
세컨핸즈 1101 유즈드 워시 42만 9,000원
1101모델은 1960년도에 제작된 리바이스의 501모델을 웨어하우스의 방식대로 해석하여 제작한 제품이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드러나는 패치는 그 시절 사용되었던 종이 패치를 사용했고, 흔히 남대문이라고 불리는 부분엔 지퍼 대신 버튼을 달았다. 밑단을 걷었을 때 보이는 원단의 흰색 끝부분은 셀비지(selvedge)라 불린다. 롤업을 하지 않으면 드러나지 않으니 이 청바지만큼은 셀비지가 보이게 연출해보자. 셀비지-양말-신발로 연결되는 흐름이 아름답다. 실제 리바이스 501 모델의 색 변화를 참고하여 워싱 가공을 하여 마치 오래 착용한 것처럼 자연스럽다. 구매는 여기(https://tinyurl.com/4v5wmbd4)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