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다 배 나오는 거 아니야?" 근데 '이 모양' 뱃살은 위험합니다

어느 날 문득 거울 속 내 모습을 바라보다가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예전보다 도드라진 배, 특히 아무리 노력해도 잘 빠지지 않는 뱃살이 만들어낸 낯선 몸매. 뱃살이라고 다 같은 뱃살은 아니다. 보기에는 비슷해 보여도 그 속에는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이라는 전혀 다른 두 종류의 지방이 자리 잡고 있다.

피하지방은 피부 바로 밑에 부드럽게 축적되어 손으로 쉽게 잡히지만, 내장지방은 그보다 깊은 곳, 장기 주변에 쌓이면서 우리 몸에 더 큰 위험을 안긴다. 겉보기에 뱃살이 많아 보이지 않아도 몸속에서 은근히 쌓이며 건강을 위협하는 내장지방, 그 위험성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내장지방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내장지방이 문제인 이유는 단순히 보기 안 좋아서가 아니다. 이 지방세포 주변에는 염증 세포가 같이 끼어들며 만성 염증을 유발한다. 이 염증물질은 혈관을 공격해 심근경색, 뇌경색 등 심각한 심뇌혈관 질환의 원인이 된다. 또한,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의 기능을 저하시켜 당뇨병이나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대사 질환의 발생 확률을 높인다.

더욱 무서운 점은 내장지방은 체중계 숫자나 일반적인 외모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건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속이 곪고 있는 셈이다.

내 뱃살은 어떤 지방일까? 내장지방 자가 진단법

그렇다면 나는 어떤 상태일까? 뱃살의 모양과 감촉으로 어느 정도 추측이 가능하다. 윗배는 들어가 있고 아랫배만 볼록한 경우에는 주로 피하지방이 많은 상태다. 반면, 배 전체가 동그랗게 나왔다면 내장지방형 뱃살일 가능성이 크다.

또 하나의 방법은 허리둘레 측정이다. 줄자로 배꼽 주위를 쟀을 때, 남자는 90cm 이상, 여자는 85cm 이상이면 내장지방 축적이 의심된다. 천장을 보고 편안히 누운 후, 배꼽 주변을 손으로 집어보자. 많이 잡히고 말랑하다면 피하지방. 단단하고 잘 안 집히면 내장지방이다. 윗배와 아랫배가 함께 나왔고 접힌 자국이 있다면 두 가지 지방이 모두 축적된 상태다.

내장지방 줄이는 법, 꾸준함만이 살길이다

무언가 특별하고 혁신적인 방법을 기대했다면 안타깝지만 없다. 내장지방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식습관 개선과 꾸준한 운동뿐이다.

우선 먹는 것부터 살펴보자. 빵이나 과자처럼 정제된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 이런 탄수화물은 에너지로 쓰이지 않으면 결국 지방으로 몸속에 쌓이게 되기 때문이다. 그 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건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근육량을 유지해 기초대사량을 높임으로써 체지방 감량에 도움을 준다. 일반적으로 몸무게 1kg당 하루 1.2~1.5g 정도의 단백질이 이상적이다.

그리고 운동. 내장지방에는 역시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이다. 빠르게 걷거나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처럼 심장을 뛰게 하고 땀을 흘릴 수 있는 활동이 중요하다. 하루 30분, 주 3회 이상이 좋지만, 조건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지금 내 뱃살과 마주할 시간

우리는 늘 바쁘다. 일에, 가정에, 갖가지 책임에 매달리다 보면 정작 내 건강은 뒷전이 되기 쉽다. 하지만 내장지방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라, 작은 방심이 쌓여 만들어낸 결과다. 오늘부터라도 뱃살을 다시 한 번 바라보자. 그리고 부드러운 습관 하나, 짧은 산책 한 번부터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