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2' 탑이 직접 말한 인맥 캐스팅 논란과 은퇴설

조회 112025. 1. 15.

-키노 인터뷰 <오징어 게임2> 최승현

<오징어 게임2>를 통해 해외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배우를 뽑으라면 단연 탑, 최승현을 언급할 수 있다. 마약래퍼 타노스라는 자조적인 캐릭터를 연기한 그는 이번 시즌 최고의 빌런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작품의 주요 일정이 다 끝난 시점, 최승현이 인터뷰를 통해 참으로 오랜만에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11년 만의 인터뷰 자리를 앞두고 최승현은 먼저 사과의 시간을 가졌다. 인터뷰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는 점과 적절한 시기를 찾아서 신중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음을 알렸다. 그리고 본인의 말처럼 모든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며 자신을 믿어준 이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키노라이츠가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만난 최승현은 본인을 둘러싼 논란들에 답하며 다시 팬 그리고 대중의 곁으로 돌아가기 위한 마음가짐을 품은 거처럼 보였다. 인맥 캐스팅 논란부터 빼놓을 수 없는 빅뱅 재합류설과 관련된 이야기까지. 솔직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넷플릭스와 관계자 분들에게 제가 부탁을 드렸어요. 그동안 소통의 창구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고, 그래서 경솔하게 SNS에서 오해를 살 만한 행동들을 했어요. 단추가 하나하나 잘못 끼워지다 보니 한도 끝도 없이 오해가 오해를 낳더라고요. 그동안 기자 분들을 만날 명분이 없었고, 지금은 <오징어 게임2> 주요 배우 분들 인터뷰가 끝난 상황이라 제가 나서도 작품에 방해가 되진 않는 타이밍이 아닐까 했어요.

-<오징어 게임2>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인맥 캐스팅 논란도 있었는데요.
제작사를 통해서 오디션 제의를 받았어요. 처음 타노스 캐릭터를 보고 고민이 많이 되었어요. 지난 과오도 있고, 제 부끄러운 점들과 직면하게 되는 것도 있었어요. (타노스를 연기하면) 이미지 박제가 될 수 있는 부분도 있어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어요. 이것도 운명이고, 나에게 이런 역할을 바라는 것이 뜻이 있지 않을까 해서 오디션 영상을 찍어 제작사에 보냈어요.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미팅을 했고, 2~3번 리딩을 함께했어요. 마지막 과정에서 감독님께서 디테일하게 보고 싶다고 하셔서 다시 또 오디션 영상을 찍어 보냈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참여하게 됐어요.
(인맥 캐스팅 논란은) 억울하다는 생각보다는 저라는 사람이 크고 위대한 작품에 피해를 주는 거 같아서 굉장히 속상한 마음이 컸어요. 그리고 괜히 저 때문에 오해를 받은 선배님들이 계셔서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처음 타노스란 캐릭터와 마주했을 때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했어요. 일단 캐릭터 자체가 덜떨어진 찌질이 힙합루저 같은 부분이 있어서 우스꽝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끌렸어요. (역할을 맡는) 용기를 내게 된 계기는 가장 큰 이유가 지난 10년 동안 아무도 저에게 손을 내밀어 주거나, 쳐다봐 준 적이 없었어요. 그런 시기를 겪다가 (황동혁) 감독님이 손을 내밀어주셨어요. 기회를 주셨고, 믿음을 보여주셔서 제가 꼭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타노스 캐릭터를 어떻게 완성했는지 궁금합니다.
타노스는 만화적으로 과장되게 묘사가 되어있는 캐릭터잖아요. 굉장히 단순무식하고, 나사가 하나 빠져있는. 그런 부분을 고려해 캐릭터 성향에 대해 생각했어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랩하는 장면을 예로 들면 감독님이 써 주신 랩이 있었는데 그것보다 좀 더 바보 같고 오글거렸으면 좋겠다고 여겼어요. 그 친구의 루저 같은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서 수정했어요. 그런 부분들을 감독님과 조율하고 상의해서 캐릭터를 치밀하게 만들었어요.

-타노스 캐릭터를 보면서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전 내성적인 성향이에요. 업텐션 되기가 힘들었는데 감독님께서는 아예 다른 차원의 하이텐션을 원하셨어요. 극중 다들 긴장되고, 겁에 질려있는 상황을 환기시켜 줄 수 있는 그런 타노스를 말이죠. 광대 같은 인물이고, 정신연령을 따지면 짱구 정도 되는 거 같아요. 나이가 30대 후반이다 보니 연기하는데 좀 부끄럽기도 했지만, 타노스가 가진 흥과 감독님의 디렉션에 따라 충실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초반 타노스의 ‘뷰티 플라워’ 가사가 오글거린다는 의견이 많은데요. 그 가사를 처음 보고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그건 제가 쓴 가사예요. 랩의 포인트를 힙합 루저 캐릭터답게 좀 오그라드는 부분들을 강조해야 되겠다고 여겼어요. (오징어 게임2가) 청불이긴 하지만, 요즘은 릴스나 쇼츠로 어린 친구들도 찾아보니 초중학생들도 따라할 수 있는 랩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여겼어요. 그래서 단순하고 직관적인 문장들로 나열했어요.

-마약을 하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는지 궁금합니다.
타노스가 하는 약물은 굉장히 강력한 환각제이다 보니 하이텐션이 되길 (감독님이) 바라셨어요. 캐릭터 준비를 하면서 약물 중독된 인물들을 많이 찾아봤어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장면을 보면 약물을 투약하기 전이라 극도의 불안감과 초조함, ADHD 같은 모습도 보여요. 멈블랩이라고 일부러 발음이 흐트러지게 하는 랩이 있어요. 랩처럼 하는 대사도 또박또박 하는 게 아니라 멈블랩처럼 할거 같아서 이런 부분도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약을 했을 때와 안 했을 때의 차이를 만들고자 했어요.

-둥글게 둥글게 장면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남규랑 딩가딩가 하는 씬은 감독님의 디렉션이었어요. 몇몇 분들이 빅뱅 ‘뱅뱅뱅’이 떠오르는 안무라고 하는데 저는 그런 생각은 안 들었어요. 미국 전통 카우보이 춤에서 안무를 가져왔는데 ‘둥글게 둥글게’ 가사에 맞춰 자연스럽게 나왔던 모션이었어요.

-감독님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제가 함부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봐요. 감독님께서 무뚝뚝하시고 표현이 워낙 없으세요.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감독님 인터뷰를 보고 캐스팅 이유(최승현의 광기를 보았다는)를 알게 된 거라.
첫 캐스팅 기사가 나고 시끄러울 때는 저 때문에 피해를 주는 걸 견딜 수 없어서 하차 생각도 했어요. 그래도 감독님께서 시간을 많이 투자한 캐릭터라 용기를 내서 최선을 다해 연기했어요.

-한때 은퇴 선언을 했는데요. 정말 은퇴를 했다가 이번에 복귀를 한 것인지, 아니면 은퇴를 하지 않았던 것인지 궁금합니다.
20대 때 너무나도 찬란한 영광을 누렸고, 과분한 사랑도 받았어요. 그러다 너무나도 큰 실수를 저질러서 추락을 했는데, 제 스스로 어둠의 끝까지 간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어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족들, 지인들, 팬 분들에게 너무나도 큰 상처와 배신감을 주었어요. 그 당시에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도 없을 정도로 힘이 없었어요. 그래서 모든 걸 그만두고 싶었어요. 정말 힘이 없어서. 그런 마음에 SNS를 통해 컴백을 기다리는 팬 분들에게 그런 말을 했던 것(은퇴)이 너무나 후회가 돼요. 판단력이 없었던 상황에서 경솔하게 말했어요. 평생 죄송하다는 마음으로 살아야 된다고 봐요.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던 건가요.
그 당시 극단적인 선택도 했었어요. 다시 눈을 떠보니 가족들이 보였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큰 상처를 준걸 정신 차리고 나서야 알게 되었어요. 제 스스로에 대한 모멸감과 수치심이 들었고, 모든 것이 피폐하고 부정적으로 변했어요. 저의 과오 때문이긴 하지만요.

-혹 추후 빅뱅 활동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빅뱅이라는 팀은 제 20대를 너무도 화려하고 과분한 사랑을 받게 만들어줬고, 아직도 너무나 사랑하고 소중한 추억이에요. 그런 사랑을 받으면서 너무나 큰 실수를 저질렀어요. 빅뱅에 큰 피해를 준 사람이고, 이미 오래 전에 팀에서 떠나겠다는 이야기를 소속사와 멤버들에게 했었어요. 앞으로 혼자 활동하면서 뭇매를 맞고, 질타를 당하는 건 제가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빅뱅에 들어가서 또 피해를 주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멤버들과 연락은 하고 있지 않아요. 최근 무대(MAMA) 너무나 멋있게 봤고, 멤버들이 정말 잘되길 바라는 응원의 마음뿐이에요.

-사람들 앞에 다시 서게 된 결심이 궁금합니다.
제가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영광을 누렸기에 더 실망도 크게 드렸던 거 같아요. 이제는 저한테 실망하셨던 팬 분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에게 (받았던 사랑만큼) 되돌려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여겨요. (이번 인터뷰 역시) 사죄를 드리는 자리로 만나게 된 것이고 말이죠.

(사진 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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