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ow] '타이어 바람빼기' 확산‥미국·유럽에서 SUV 수난

지난 28일 밤 미국과 유럽 18개 도시에서 SUV 차량 9백 대의 타이어 바람이 갑자기 빠졌습니다.

도대체 이날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극렬 환경운동 단체 '타이어 바람을 빼는 사람들'은 현지시간 29일 성명을 내고 "어젯밤 8개국 시민들이 환경을 해치는 SUV 약 900대의 타이어 바람을 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행동은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차량을 겨냥한 지구촌 행동 중 최대 규모이며,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4륜 구동차가 매연을 많이 배출한다며 도시에서 SUV를 추방할 것을 주장해왔습니다.

9개월 전 영국에서 처음 비슷한 사건을 벌인 뒤 여러 도시를 돌며 4륜 구동차 타이어의 바람을 빼는 행동을 계속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피해가 발생한 도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엔스헤데, 프랑스 파리와 리용, 독일 베를린과 본, 에센, 하노버, 자르브뤼켄, 영국 런던과 브리스톨, 리즈, 던디, 스웨덴의 말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스위스의 취리히와 빈터투르, 미국 뉴욕 등 유럽과 미국 18곳입니다.

이들은 리즈와 런던, 쥐리히 등지에서만 100여 대의 SUV 타이어 바람을 뺐습니다.

톰 하워스 씨의 바람 빠진 타이어와 환경단체 전단지

영국 요크셔에서 구급차 긴급 출동 서비스를 운용하는 톰 하워스 씨는 리즈에 주차돼 있던 자신의 차 타이어 공기 주입구와 바퀴 밑에 있던 전단 사진을 트위터에 게재하며 "축하한다. 당신네는 긴급 출동 차량 타이어 바람을 빼는 데 성공했다"고 비꼬았습니다.

가디언은 그러나 그의 차에 긴급 출동 차량 표시가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타이어 바람을 빼는 사람들'은 세계 각지에 자신들을 지지하는 그룹이 약 100개에 이르며, 9월 초에는 9개국에서 600여 대의 차량을 "무장 해제시켰다"고 선전하는 등 지금까지 1만 대가 넘는 차량의 타이어 바람을 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단체는 또 자신들과 직접 연결돼 있지는 않지만 자신들과 비슷한 행동을 하는 조직도 여럿이며, 이들의 활동 내용은 일일이 보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3월 출범한 이들 조직은 SUV를 가리켜 "불필요하게 사치스러운 '부자들의 배설물'", "대기를 오염시키고 우리가 이용하는 도로를 망가뜨리는 기후 재앙꾼"이라며 맹비난해왔습니다.

이 조직은 분권화돼 있으며 조정자 역할을 하는 이들이 온라인으로 지시를 내리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행동에 나선다고 가디언은 밝혔습니다.

이들은 타이어를 파손하지 않고 자신들이 공유하는 특수한 방법으로 바람 빼기를 실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또 지지자들이 집에서 프린터로 전단지를 출력해 차 옆에 놓고 오도록 지시하는데, 이를 통해 자신들이 왜 해당 차량을 노렸는지를 설명한다고 주장합니다.

신정연 기자(hotpe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2/world/article/6431978_3568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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