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그만"…실적 부진 휠라, '프리미엄' 옷 입는다
본업 '휠라'에 집중…온·오프라인 전략 변화
할인 줄이고 '프리미엄' 이미지 만들기 추진
한소희 등 빅모델 기용…TV광고로 인지도 ↑
실적 부진에 빠진 휠라가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전환을 노리고 있다. 과도한 할인 프로모션을 줄이고 제품 라인업도 고가 라인을 늘린다. 배우 한소희와 세계적인 모델 헤일리 비버를 앰버서더로 선정하는 등 이미지 제고도 꾀한다. 본업인 '휠라'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수익성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슬픈 성적표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휠라홀딩스의 올해 1~3분기 매출은 3조245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 줄었다. 영업이익은 3449억원으로 22.1% 감소했다. 휠라 부문의 실적 부진이 전체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1년 전만 해도 휠라 부문 매출은 1조원을 넘겼지만, 올해는 6854억원으로 32% 줄었다. 경기침체로 내수 소비심리가 악화한데다 홀세일, 디브랜딩 채널 조정 여파로 휠라, 휠라 키즈, 휠라 언더웨어, 휠라 골프 등의 매출이 일제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휠라USA도 과잉재고 조정을 위한 할인 판매 영향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휠라 로열티 수익도 글로벌 소비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역성장했다.
휠라홀딩스 이호연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중장기적 목표 아래 본업의 브랜드 가치 제고 및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주주가치 극대화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선 수익 후 매출
휠라는 수익성 개선에 먼저 초점을 맞춘 후 매출 성장을 노리겠다는 방침이다. 판매가격을 높이더라도 기존보다 소재를 개선해 적용하고 프리미엄 라인 구성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4분기엔 밀라노 다운 라인의 제품 가격은 전년보다 평균 10~20% 올랐고, 이외 의류 제품 가격도 20%가량 인상됐다.
휠라코리아는 유통채널을 조정하고 비효율 매장을 정리했다. 국내 휠라 브랜드들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매장 수는 1년 전과 비교해 △휠라 155개→146개 △휠라 키즈 93개→86개 △휠라 언더웨어 169개→164 △아울렛 27개→25개 등으로 일제히 줄었다.
매장 구성도 달라졌다. 휠라와 휠라 키즈는 기존 백화점 매장을 줄이고 대리점을 늘렸다. 휠라 백화점 매장 수는 93개에서 68개로 줄었지만, 대리점 수는 62개에서 78개로 늘었다. 지난 3분기엔 서울역, 동대문두타점 등을 오픈했다. 휠라 키즈도 백화점 매장은 60개에서 41개로 줄어든 반면, 대리점은 33개에서 45개로 늘었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노후화된 매장을 정리하고 해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 등 접근성이 좋은 곳에 매장을 새로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채널 전략에도 변화를 줬다. 온라인 홀세일(직매입)을 줄이고 자체몰 강화에 돌입했다. 온라인 홀세일을 줄인 이유는 가격 통일성을 위해서다. 모든 채널의 가격을 동일하게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온라인 홀세일의 경우 휠라가 납품하고 나면 이커머스 업체가 자체적인 할인을 하는데, 이때 할인 폭이 커질수록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엔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전면 개편했다.
최근엔 수년간 진행하지 않았던 TV광고도 전개하고 있다. 광고모델엔 배우 한소희와 세계적인 모델 헤일리 비버를 기용했다. 두 명의 앰버서더를 통해 글로벌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또 휠라는 주력 종목인 테니스에서 대표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 휠라는 이달 말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열리는 테니스 대회 ‘UTS 서울’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기로 했다.착실하게 승계 준비
휠라홀딩스가 '수익성 강화' 전략을 강화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75.18%)이 최대주주로 올라 있는 윤 회장 개인회사 피에몬테는 올해 휠라홀딩스 지분을 26.34%에서 34.36%로 대폭 늘렸다.
휠라홀딩스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주당 현금 340원의 특별배당을 결정했다. 올해 특별배당 총액은 약 204억원이다. 이 중 상당수가 윤 회장과 윤 대표에게 흘러간다. 업계에서는 윤 회장과 윤 대표가 이 배당금을 이용해 승계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회장이 장남인 윤 대표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게 확정된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을 통해 오너 일가에게 돌아갈 배당금을 늘려 승계 자금을 원활히 확보하려는 목적도 녹아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해외 브랜드 대비 훌륭한 가성비를 강조해 성장을 이룬 휠라가 갑자기 프리미엄 브랜드로 전환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향후 방향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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