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티메프, 큐익스프레스 물류·광고비까지 부담···120억원대 경영컨설팅은 ‘허위’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와 티몬·위메프(티메프) 대표 등이 큐텐그룹 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를 키우기 위해 티메프에게 일감 몰아주기, 비용 부당지원 등을 지시해 티메프에 총 700억원에 가까운 손해를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구 대표 등이 120억원이 넘는 허위 경영컨설팅 비용을 티메프로부터 받아 챙기고, 글로벌 쇼핑 플랫폼 ‘위시’ 인수 자금 500억원 역시 티메프의 상품권 판매 자금을 바탕으로 마련하는 등 이들이 총 670억원이 넘는 티메프 자금을 횡령했다고 보고 있다.
“티메프가 큐익스프레스 물류 비용 부담해라”…검찰, 690억원 규모 배임 혐의 명시
7일 경향신문이 확보한 검찰의 구 대표 등 구속영장청구서를 보면, 검찰은 구 대표 등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하면서 이들이 큐익스프레스의 서비스 비용을 티몬과 위메프에게 전가해 큐익스프레스가 총 692억8731만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하도록 했다고 적었다. 이 중 티몬에 떠넘긴 액수는 603억3429만원, 위메프에 떠넘긴 액수는 89억5301만원이다.
검찰에 따르면 구 대표 등은 큐익스프레스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키기 위해 큐익스프레스의 매출을 늘리자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해 1월부터 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를 구축했다. 티메프에 입점한 판매자가 상품을 큐익스프레스 물류 창고에 보관료를 지불하면서 보관하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큐익스프레스가 바로 배송해주는 방식이다. 티몬은 지난해 3월부터 ‘T프라임’이라는 이름으로, 위메프는 ‘W프라임’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해 5월부터 이 서비스를 운영했다.
이들은 큐익스프레스 매출을 늘리기 위해 판매자들이 배송서비스 1건당 지불해야하는 물류비 3000원 중 500원을 티메프가 대신 부담하도록 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신규 입점 판매자들에게 프라임 서비스에 가입하는 조건으로 티메프에 지불해야할 광고 비용을 깎아주도록 했다. 큐익스프레스의 각종 판촉 비용도 티메프가 떠안도록 했다.
검찰 조사 결과 티몬은 물류비용으로만 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12억3614만원을 지출했고, 위메프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4억4961만원을 썼다. 이 밖에도 티몬은 590억9815만원 가량을, 위메프는 85억340만원 가량을 기타 연계상품의 할인 비용으로 썼다. 그 결과 큐익스프레스의 상품 매출액은 2022년 8억4226만원에서 2023년 222억4252만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6월 기준으로만 434억170만원까지 뛰었다.
허위 컨설팅비·위시 인수대금·주식 매수비용 횡령…티몬 대표, 2년 전에도 “6개월 시한부”
검찰은 티메프가 큐텐 본사에 지출한 경영컨설팅 비용 121억4711만원이 실제 서비스 용역 대가가 아니라 구 대표의 이익을 위해 허위 명목으로 지급한 것이라고도 했다. 컨설팅 비용으로 티몬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51억8253만원을, 위메프는 69억6458만원을 썼다. 검찰은 큐텐 그룹이 큐텐 본사와 티메프의 재무회계 및 IT(정보기술) 운영관리 서비스를 용역 계약 형태로 그룹 내 계열사인 큐텐테크놀로지에 이관하는 과정에서 티메프에게 실제 인건비보다 과다한 용역 비용을 청구한 사실도 포착했다. 검찰은 이런 행위가 모두 횡령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구 대표 등이 위시 인수 자금 500억원도 티메프 자금을 횡령해 마련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인수자금을 대출받으려다 실패했고, 상품권 판매량을 단기간에 늘려 그 판매대금 400억원을 위시 인수에 유용했다는 것이다. 나머지 100억원도 일반 물품 판매대금을 돌려쓴 것으로 나타났다. 구 대표는 또 자신의 명의로 큐텐 본사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위메프 자금 50억원을 끌어다 쓴 것으로도 조사됐다.
검찰은 큐텐 그룹의 경영진들이 이번 티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발생하기 2년 쯤 전부터 이를 인지했다고 봤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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